최종편집 2024-03-29 21:06 (금)
양성언 교육감의 '연관 검색어', 왜 그럴까?
양성언 교육감의 '연관 검색어', 왜 그럴까?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8.21 10:2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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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출범 초기 민선 2기 교육감 향한 '촉구'의 의미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하나의 키워드로 검색을 하게 되면 '연관 검색어'가 따라 온다.

가령 '제주'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제주관광, 제주맛집, 제주여행 등이 딸려 오는 것처럼.

만약 제주도내의 사안만을 다루는 포털 사이트가 있고, 그 사이트에서 '양성언 교육감'을 검색하면 □□□ 촉구, △△ 촉구, ○○○ 촉구 등이 연관 검색어로 따라올 듯 하다.

그만큼 최근 제주 사회에서는 양성언 교육감을 비롯해 제주교육 당국에 바라는 점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다.

교육감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및 학예 업무를 집행하는 교육청의 장(長)으로, 학생들이 잘 배우고,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맘놓고 학교에 보내고, 교사들이 열의를 다해 가르치는 것을 돕는 자리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런데 최근 제주도내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보면 교육감에게 촉구하는 사항이 '교육'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본래 '촉구'는 무언가를 급하게 재촉해 요구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A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A를 해달라고 급하게 다그치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다.

언제부터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의 제주도민들이 교육 수장에게 급하게 재촉해 요구하는 바가 이토록 많아졌을까?

왜 그들은 제주도의 교육 수장에게 '교육'과 관련된 것만이 아닌 다양한 사안에 대해 촉구할 수 밖에 없었을까?

'다양한' 촉구, 그 중 첫번째로는 학교 인조잔디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업체와 제주시교육청 인사위원회 B위원 간에 수 억원이 오간 납품비리가 드러난데 대해 업체 선정 과정의 의혹을 교육감이 나서서 해소해야 한다는 것.

일각에서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인사위원 B씨와 관련된 모든 인사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수사당국이 직접 나서서 교육청 핵심인사들과 인사위원 B씨와의 연루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교육 당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짙다.

유치원 종일반 운영과 관련해 유치원 교사들이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한 사안에 대해서도 교육감의 적극적인 태도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사안은 유치원의 방학 중 급식과 관련해 '교육감 지시사항'이라는 공문이 병설 유치원에 내려가는 과정에서 방학 중 급식을 교사에게 하라고 지시하며 촉발됐다.

이에 반발한 유치원 교사들이 뜻을 모아 탄원서를 교육청 등에 전달했으나, 어떠한 연유에선지 철회됐다. 교육감은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두번째 '촉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유치원 교사에게 급식을 하라고 지시했던 공문 내용을 교육감이 직접 사과하고, 절차에 따라 민원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감에 대한 촉구는, 모 중학교 교장이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던 C교사에게 제주시교육청이 '경고' 처분을 내리면서 정점에 다다랐다.

성희롱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고, 가해자의 성희롱을 막기 위해 진정을 제기했는데 돌아온 것은 '경고' 처분이었다는 것에 대해 온 제주가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안에서 볼 수 있듯, 성범죄 관련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그 배경에 팔짱을 낀 채 좌시하고 있는 교육감이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교육감은 사태 수습을 위해 팔짱을 풀고, 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성희롱 교장 제보 C교사에게 가해진 경고 처분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와 함께 C교사에게 경고 처분을 내린 제주시교육장에게 징계를 내리고, 인사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교육'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교육감에게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제주 사회의 개개인들이 교육감에게 촉구하는 내용은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의 사안들에 한해서는 도민 공감대가 형성됐고, 교육감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 말에 귀기울여 달라"고.

이같은 목소리는 교육감을 헐뜯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 배경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간절함이 깔려 있다.

촉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교육감이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때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행정을 펼 수 있다. '불명예스러운' 연관 검색어도 더이상 따라오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팔짱을 풀고, 귀를 열고,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때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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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처럼 2010-08-23 16:02:08
조승원기자!오늘에 모처럼 기사다운글 보았네요.

유치원 교사 2010-08-23 06:40:58
방학중 종일반 운영을 하고 있는 교사이다. 울 동생이 유치원에 잠깐 들렀다가 밥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언니가 밥을 하는거야? 유치원 교사가 밥해?" 하는 소리를 한다. 누구 때문일까?

제주사람 2010-08-22 22:36:21
우리 손으로 뽑은 교육감은 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고 계신가요? 아니 일하고 계신게 아니라 당신은 가만히 계시는데 청에 한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교육감의 귀, 눈, 입막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