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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의 굴레 벗다..."공무원이 영혼도 없다고?"
머슴의 굴레 벗다..."공무원이 영혼도 없다고?"
  • 미디어제주
  • 승인 2010.08.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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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호 / 전 제주도의회 복지안전 전문위원

머슴의 굴레를 벗으며.

나는 어느 노랫말 가사처럼 「떠날 때는 말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그런데, 지난 6․2 지방선거로 민선 5기 제주도정이 출범하면서 주요 도정시책이 바뀌고, 이에 공무원을 두고 일부 언론의 「공무원이 영혼도 없다」(이후 모 도의원 까지)는 기사 때문에 몇 마디 남기기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공무원의 윤리, 행동강령 등에 옥죄어 살아온 40여년 이제 머슴이라는 그 굴레를 벗는다.

무엇이 그리도 오랫동안 나를 머슴이라는 굴레를 짊어지게 만들었을까?
몇 년 사이 나는 고위 공무원들이 공직을 마무리 하면서 남긴 글을 거의 읽어 보았다. 대부분이 매 순간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공직생활에 싫증이 날 때도 있었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었다. 자존심 아니면 영혼에 상처를 입어 심지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시기의 완급(緩急)과 업무의 경중(輕重)을 우선시 하여 처리하며 내 가족보다 오로지 공복(公僕)으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그런데, 실세(實勢)들은 7~8년 만에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하는데, 나는 만 15년 만에 승진하였다. 능력이 부족한 공무원으로 낙인찍히며 지방자치제 부활이후 제주도정에서 제일 늦게 승진한 불명예스런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일정기간(6년여 동안) 공복 생활 중 가장 힘든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시련이었던 기간으로 기억한다. 실세 그룹의 감시와 견제 등 독재시대를 민주투사들이 암울했던 시대로 기억하듯이.....

이제 공복의 탈을 벗으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도민으로 살아가느냐? 자연인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도 근심이다.

나의 생애 남은 기간은 아는 것 보다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시간이란 생각도 든다. 白首北面 (학문은 나이에 제한 없이 백발노인이라도 배운다는 뜻)하고 無愧我心(나의 마음을 부끄럽지 않게 한다는 뜻)의 뜻을 새겨 마음을 다스리며 사는 것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영혼(靈魂)의 사전적 의미는 육체에 머물러 그것을 지배하고, 정신 현상의 근원이 되며, 육체가 없어져도 독립하여 존재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대상이라고 한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의 경제발전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한 기업인으로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5공 청문회 당시 비자금을 건넨 것에 대하여 그는 살아남기 위하여 시류에 편승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누가 감히 그를 시류에 편승한 속물이라고 그분의 영혼이 있다, 없다. 말할 수 있는가?

오래전 왕조 시대 조정에 출사하면 목(직책뿐만 아니라 목숨까지)이 달아남을 알고도 쓴 소리, 바른말을 하였던 일부선비의 지조와 강단을 기대하는가?

나는 영혼이란 말 자체가 인간의 육체가 없어지더라도 각자의 혼백은 우주공간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므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이 있다, 없다 함부로 논할 것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누가 그를 죽음으로 내 몰았는가?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이라는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 글은 미디어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정호 /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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