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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 '부서간 책임 떠밀기' 유감
인사철 '부서간 책임 떠밀기' 유감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8.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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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탑동 계단 난간의 '안전문제'와 부서간 '책임 회피'

민선 5기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5일자로 첫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관가가 어수선하다.

승진발탁된 공무원의 새로운 보금자리에는 축하화환이 즐비하고, 좌천된 공무원들은 울상이다. 여기에 앞으로는 공무원들이 자기가 맡은 업무에 있어 '책임을 묻겠다'는 우근민 제주지사의 단호한 메시지에 공무원들이 긴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도민들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도 나타나 여러가지 우려를 갖게 한다. '책임을 묻겠다'는 말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미디어제주는 지난 6일자로 제주시 탑동 산책로로부터 바다 방향으로 나 있는 계단의 안전성 문제를 보도했다.

계단 양 옆에서 설치된 안전 난간대(안전 바)의 손잡이가 끊겨 있어 바다에 빠질 위험을 안고 있고, 난간대 사이사이가 성인 남자 발 크기만큼이나 넓어 어린아이의 추락 사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 시민의 제보에 의하면 이 난간대 문제가 8년 이상 방치됐다고도 했다.

취재진은 이 문제에 대해 제주시청에 문의했다.

그런데 문의한 날인 6일이 정기인사 바로 다음날이어서인지, 어느 누구하나 이 사안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A과에 문의하면 B과로 문의하라고 했고, B과에서는 다시 C과를 연결시켜주는 등 업무파악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정기인사를 단행함에 있어 제대로운 업무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인사는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에 사람을 배치하고 등용함에 있어 개개인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혹자는 '흩어질 만(漫)' 자를 써서 '인사는 만사'라고도 한다.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등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흩어지게 만든다는 뜻이리라.

인사가 '가득찰 만(滿)' 자를 쓴 만사가 될 때 공무원 개개인의 능력이 가득찬 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

아무리 공직사회가 인사가 최대 관심사라고 하지만, 그 인사를 전후해 도민의 안전을 뒷전으로 밀리게 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도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정의 출범과 함께 도민을 위한 보다 발전된 행정을 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탑동 방파제 계단의 난간시설 문제에 대한 행정당국의 태도는, 부서간 업무 떠밀기 식으로 비쳐져 우려를 갖게 한다. 새로운 도정 출범 초기의 잠깐 동안의 혼선이었다면 좋으련만.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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