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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와 '자살' 기도
찜통더위와 '자살' 기도
  • 김경남
  • 승인 2010.07.27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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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경남 / 119 구조대의 7월 어느 하루
자살예방시스템의 조기정착과 안전한 제주
김경남 /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연일 찜통더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더위를 피하기 위해 늦은밤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119구조대 출동상황을 살펴보면 각종 문잠김사고, 수난사고, 교통사고 등이 다른계절에 비해 급증하고 있다.

119구조대의 7월 어느날 119상황실로부터 지령이 내려졌다.

“자살기도에 따른 구조출동...”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하여 보니 높은 아파트 옥상에 한 남성이 아찔하게 서있었다. 구조대원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여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남성과 대화를 시도하였다.

그 남성은 단지 신병을 비관하여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결국 구조대원과 경찰과 합동으로 설득을 시켜 다행히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최근 제주도내에서 위와 같은 자살기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최근 성추행사고, 살인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 그리고 서민경제의 어려움 등의 사회분위기 또한 자살을 시도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자살은 유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린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인 것 같지만 그 책임은 결코 개인의 것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자살의 병인은 각기 다를 터이다.

10대 청소년들은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우울증과 입시 스트레스에, 20·30대 젊은이들은 구직난 현실에서 느끼는 암울한 미래에 절망하고는 자살이란 충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에 40·50대이상 중장년층는 장기불황에 따른 실직과 사업실패 등 생계 압박감에, 그리고 노인층은 소외감과 병고에 시달리다 염세비관으로 생을 접고 마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혼자 감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앞에서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존엄한 생명을 스스로 포기하려 했고 또 포기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련의 자살을 대다수 사람들이 ‘의지없는 한 개인의 나약함’으로만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나약함을 탓하기 앞서 우리사회에 팽배해진 이기주의와 무관심이 이들을 자살이라는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지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때이며 주위의 작은 관심,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도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살기도 사고를 접하다 보면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어떻게 마련되야 할것인가? 라는 생각을 스스로가 해보게 된다.

 본인이 괴롭고 자살충동을 느낄때 편안하게 상담할 수 있는 장소, 전문가, 정신적인 치료시스템 등 사회적인 인프라 구축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작게 나마 이글을 접하는 모든이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생각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있다.

 자살은 현실에서의 도피가 될 수 없다. 극단적인 생각으로만 소중한 삶은 포기한다는 것은 남은 가족들의 가슴에 잊지못할 큰 상처를 주는 잘못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안전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는 도민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의식의 전환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며, 편안하고 안전하며 살기좋은 1등 도시를 위하여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경남 / 제주소방서 119 구조대>

*이 글은 미디어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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