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열린 마음과 따뜻한 배려
열린 마음과 따뜻한 배려
  • 강인현
  • 승인 2010.07.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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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인현 안덕면사무소

서귀포시 안덕면에서는 안덕면 이사무장협의회(회장 양미경)와 함께 6월 15일부터 '우리는 이웃입니다'라는 주제로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가치교육의 일환인 한글교육 기초과정과 한국문화체험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6명의 다문화 가정 여성으로 시작했지만 16차 과정에 이르면서 11명으로 2배 가까이 참여자가 느는 등 다문화 가정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중 필리핀 여성 1명, 태국 여성 1명, 나머지 9명은 베트남을 고향으로 갖고 있는 여성들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가 수줍은 웃음만 보이던 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아저씨', '선생님' 이라고 나를 부르며 한걸음씩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는 '안녕하세요'라고 웃으며 나를 반겨주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들과 농담도 하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며 마음의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쩡티유라는 친구가 처음 방문했을 때 일이다. 수강생중 한명(뉘엔띠 따오)이 갑자기 "야∼!!" 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서로 웃으며 부둥켜 안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그곳에 있던 우리 모두는 깜짝 놀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은 서로 베트남 고향 친구였던 것이다. 베트남에서 함께 한글을 배우던 중에 어느 날 갑자기 한 친구(뉘엔띠 따오)가 한국으로 시집을 갔고, 그 후 머지않아 다른 한 친구(쩡티유)도 시집을 가게 되어서 서로 연락할 방법도 없고, 다시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낯선 한국에서, 한글을 배우는 교실에서 서로가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두 분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렇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반가워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고, 내가 시작한 자그마한 교육으로 인해 이런 기회를 그들에게 만들어 줬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기쁨을 느꼈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에서도 보도가 되었지만,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얼마 안 된 여성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나와 함께 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짧은 한국말이지만 나에게 다가와 그 뉴스를 봤냐며 되묻는데 같은 한국 사람으로써 너무나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내 주위에 있는 다문화가정 여성들 중에도 이와 같은 일을 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이와 반대로 타 국가로 결혼해 갔을 때 이러한 상황에 처했다면 우리의 마음에 어떠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한 외국인 여성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여성으로, 같은 인간으로서 해결방안을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또한 다문화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존중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하루 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는 모두의 열린 마음과 따뜻한 배려에서 시작하리라 믿는다. <미디어제주>

<강인현 안덕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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