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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검속 희생자 삼면원혼 위령제 봉행
예비검속 희생자 삼면원혼 위령제 봉행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7.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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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장관 첫 추도사, "군에 의해 발생한 불행한 사건"

한국전쟁 당시 제주 서귀포시 3개 면(面)에서 예비검속으로 끌려간 뒤 행방불명된 원혼들을 위로하기 위한 제60주기 삼면원혼 합동위령제가 26일 오전 10시30분 서귀포시 하원동 삼면원혼 위령제단에서 열렸다.

6.26예비검속희생자 삼면유족회 주최로 열린 이날 위령제에는 우근민 제주지사와 문대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장정언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용직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요 인사와 유족 등이 참석해 억울하게 희생된 원혼들의 넋을 달랬다.

이날 위령제에는 국방부에서 처음으로 추도사를 통해 숨진 원혼들의 넋을 위로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황우현 제주방어사령부 사령관이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의 와중에서 군에 의해 발생한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안타까운 희생을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삼가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추모위령제가 국민의 화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융길 유족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앞으로도 예비검속 학살사건의 진상 규명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정부에서도 법률에 정한 기한 내에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이뤄지도록 조치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추도사에서 "정부가 확정한 '4.3진상조사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4.3의 역사가 전국화, 세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4.3유가족 복지특례제 시행, 국제평화 교류사업 집중 추진 등을 약속했다.

삼면 원혼이란 당시 서귀면, 중문면, 남원면 등 3개 면에서 사상이 불순하다는 이유로 예비검속에 걸여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들을 말한다.

지역별 희생자는 중문면이 4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남원면 22명, 서귀면 14명이다.

희생자들은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발동된 예비검속령에 의해 당시 서귀면 오일시장 절간창고에 구금됐다가 한달여 만인 같은해 7월 29일 새벽 군 트럭에 실려나간 뒤 돌아오지 않은채 행방불명됐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제주 예비검속사건과 관련해 1950년 7월부터 8월까지 제주시, 서귀포시 일대에서 주민 195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된 후 제주읍 정뜨르비행장(현 제주공항) 및 산지항 부근 바다에서 집단희생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6월8일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조사결과, 경찰은 희생자들을 제주4.3사건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요시찰 대상자로 관리했으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내무국 치안국의 지시에 따라 예비검속을 실시한 뒤 군법회의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총살 또는 수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의 공식사과와 명예회복 및 위령사업 지원, 역사기록 등재,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국가에 권고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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