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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등재 후 3년...성과와 과제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후 3년...성과와 과제는?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6.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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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탐방객 급증-경제적 부가가치↑...보존대책 마련 '과제'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전 인류가 함께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줄 가치 있는 유산에 부여되는 최고의 영예를 이르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돼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1년부터 준비과정을 갖고,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세계자연유산 등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UCN(국제자연보호연맹)의 현지실사를 대비한 자체 예비 실사,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원 범국민 서명운동, 다짐결의 대회 등 범도민적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힘을 모았다.

이같은 노력들의 결과로, 2007년 6월 27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26일 제주의 빼어난 자연이 세계의 인정을 받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지 3년을 맞이했다.

# 세계자연유산 등재 후 3년...도민 자긍심-경제적 부가가치↑

세계자연유산 등재 후 3년, 제주도민들은 '도민 자긍심'이 커진 것을 최고의 성과로 꼽는다.

지난해 6월 제주지방자치학회가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8%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가장 큰 성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꼽았다.

세계자연유산 지구에 대한 탐방객도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은 유산 지구를 필수코스로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 탐방객 증가율은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 전인 2006년 225만2000명이 세계자연유산 지구를 방문한데 비해 등재 후 2007년 238만명 2008년 286만2000명, 지난해 322만5000명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380만명의 탐방객이 세계자연유산 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자연유산 지구가 국내외 탐방객들을 불러모으며 관광객 증가에도 한 몫하고 있다.

몰려오는 탐방객들에게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각 유산 지구에 탐방안내소를 잇달아 신축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해안가.관광지 중심으로 획일화됐던 제주 관광에 생태 관광이라는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었다는 평도 얻고 있다.

'자연유산해설사'라는 일자리도 생겨 200명의 취업난을 해소하기도 했다.

실제 성산일출봉 인근에서 토산품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뒤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경제적 효과를 실감케 했다.

# 경제적 효과에 급급...'관광 상품화' 지적

세계자연유산 등재 3주년에 이르러 눈에 보이는 효과로만 보면 한류스타 부럽지 않을 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경제적 효과와 도민 자긍심 제고 등의 효과를 가져왔지만, 그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다.

세계자연유산을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영웅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도정이 세계자연유산 지정 취지를 이해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인지, 그에 대한 평가는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경제적 효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보존의 관점으로 세계자연유산을 바라봐야 하는데, 관광.상품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웅 사무처장은 "성산일출봉만 봐도 그렇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자 마자 주차장을 확충했다. 거믄오름은 데크(목재 등으로 된 길)가 잘 깔려있어 하이힐을 신고도 갈 수 있는 정도다. 원시의 멋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자연유산 관리본부가 행정가 중심으로 조직돼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 사무처장은 "조직이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행정가로 이뤄져 관광 상품화되고 있다. 보존.관리에 대한 고민이 적다"고 말했다.

# 성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보존.관리 대책 나와야

25일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 관리본부에 따르면 '제주 세계자연유산 2020 플랜'에 이같은 고민은 뒷전이다.

3단계로 나뉘어진 '2020 플랜'의 1단계는 유산지구 사유지 매입을 완료하고, 세계자연유산 센터를 건립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제적 수준의 탐방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다음으로 2단계에 이르러서야 '보존 및 활용 중장기 계획 이행'에 따라 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 모델을 달성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제주의 보물들이 힘겹게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만큼, 지키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다. 성을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라는 옛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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