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7:21 (목)
'삼나무 숲길'에 토목공사, 환경훼손 논란
'삼나무 숲길'에 토목공사, 환경훼손 논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6.16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道 "교통사고 위험 S자형 도로구조 개선...삼나무 숲길을 보존"
우근민 당선자 "교통사고 이유만으로는 타당성 부족" 사업추진에 '제동

교통사고 위험요소를 줄이는 것이 먼저인가, 아름다운 삼나무 숲길 보전이 먼저인가.

2002년 정부로부터 '아름다운 도로'로 지정받았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5.16도로에서 절물휴양림 방면)의 삼나무 숲길 일대의 도로건설 토목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환경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비자림로 훼손 논란과 관련해 우근민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건설방재국과 청정환경국 등을 소관하는 제8분과 인수위원회는 16일 비자림로 도로구조개선사업 현장을 방문해 담당 공무원들과의 면담을 거쳐 사업을 일단 중단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인수위는 이날 "현장을 답사한 결과 도로구조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업 추진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의 주요 목적인 교통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없이 도로구조가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업추진과 관련 도민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도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심한 검토가 필요한 만큼 사업을 민선5기 도지사 취임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방도 1112호선(비자림로) 가운데 절물휴양림 입구 삼거리에서 서쪽에 위치한 S자형 커브 구간 도로구조가 급커브와 급경사로 이뤄져 최근 2년간 6건의 인적 교통사고 가 발생함에 따라 사업비 43억원을 투입해 도로구조개선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제주자치도는 이날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삼나무 숲길에 대한 별도 보조계획이 있어 환경식생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강시우 도로관리사업소장은 "이번 도로구조 개선 사업에서 2002년 건설교통부에서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삼나무 숲길은 전혀 훼손하지 않고 삼나무 숲길이 끝나는 지점의 급커브지역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또 "도로변 삼나무 수목은 현재 식생을 그대로 보존하고, 다만 도로가 우회하는 220m 구간에 이미 식생하는 수목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구간에 대한 환경영향을 사전에 검토해 사업시행으로 인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사전협의했고, 사업구간에 편입되는 수목은 5.16도로 폐도구간으로 이식해 식생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자치도의 주장은 현재의 삼나무 식생이 최대한 유지되는 만큼 환경적 문제는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 우근민 당선자측 인수위는 도로구조상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사업 추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급경사 커브 도로를 완만한 구조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주변 식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주자치도는 이 공사계획을 잠시 미루더라도 곧이어 추진할 것으로 보여, '아름다운 삼나무 숲길'에 막대한 토목공사를 벌이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오후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자 측에서 사업추진을 일시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있음에 따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