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조례안, 도의회 무더기 제출은 '직무유기'
특별법 조례안, 도의회 무더기 제출은 '직무유기'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3.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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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조례 제출 앞서 도당국이 현명한 판단 내려야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른 68건의 조례안에 대한 입법예고 기간이 지난 2일 끝났다. 입법예고 기간 중 접수된 도민의견의 내용은 아직 정리돼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등에서 제기한 내용을 놓고 봤을 때 부족한 점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주민자치연대, 그리고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서둘러 조례안을 도의회에 상정,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3월 예정된 향후 도의회 조례 심의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68건의 조례안 중에서는 사회복지분야 조례와 참여자치분야 등이 중점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사회복지 관련 조례는 도민의 삶의 질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으로서 어떠한 분야보다 신중한 검토와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 전제돼야 하나, 현재 예고된 사회복지 분야의 조례안은 그야말로 '부실 입법'의 표본사례라 할 만큼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복지 조례안, 노인복지 조례안, 여성복지기본 조례안 등 사회복지 부문별 조례들도 그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게 일부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짜깁기한 내용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복지부문에서 크게 소외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부문에서는 이렇다할 만한 조례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제주주민자치연대와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체적인 기조도 없이, 제대로 된 의견수렴과정도 거치지 않고, 서둘러 처리하는데 급급해 하면서 전반적으로 '부실조례’ 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자치분야에 있어서도 이들 단체는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참여자치분야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참여예산제 조례'는 현재 참여예산제가 도입된 지역과 비교해도 위원회 수 축소 등으로 인해 관제화 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또 '주민자치센터 및 운영조례'의 경우 기존 시군 조례를 그대로 모방해 놓은 수준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이제 촉박한 시간 내에 이들 조례를 어떻게 수정해 제정할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당국은 남은 기간 도민의견 수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례를 수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당국이 3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이들 조례 68건을 통과시켜줄 것을 내심 바라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시민단체에서는 충분한 도민의견을 거쳐 이 조례안을 심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조례는 특별법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도민들의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각계각층 전문.관심집단과의 분야별 공개토론회, 공청회 개최를 통해 의견수렴을 반드시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도 시.군폐지에 따라 꼭 필요한 조례를 제외하고는 7월 이후 새로운 도의회에서 도민적 공론화를 충분히 거치고 논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제주도의 판단이다. 제주도의회가 3월 14일 임시회를 열어 이들 조례 68건을 심의한다고는 하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의원들로 하여금 심도있는 사전 분석과 대안으로 올곧은 심의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조례안을 최종 정리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제주도가 먼저 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수렴된 도민의견을 바탕으로 내용수정을 거친 후 바로 제출해야 할 조례안과, 좀더 시간을 두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조례안을 선별해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더기로 제출하고, 도의회에서 알아서 잘 심의해 처리해주기를 요청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없다. 제주도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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