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31일 실시되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전에서 유력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5일 불출마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주정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공식적으로 가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거센 만류와 설득으로 일단 15일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취소됐지만 김 지사의 결심은 여전히 강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지사 지지자들은 물론 제주 정치권과 제주도청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우선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의 '불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향후 제주도지사 선거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바싹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제주도당 당직자들도 갑작스런 이런 상황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제주도청 공직사회도 15일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 지사의 입장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지사가 불출마쪽으로 입장을 굳힌다면 제주도지사 선거판도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국회 통과 등 나름대로 제주도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고 있는 김 지사가 왜 갑작스럽게 불출마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정치에 미련이 없다"며 '불출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제주도당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가 최근의 제주 정치상황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입당 등 여러가지 상황변화 때문에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정치에 대한 비애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지사는 이미 지난달부터 '불출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에대한 입장을 밝히려고 사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 제주도지사로서 2년 잔여임기의 재선거를 통해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후, 제주특별자치도의 법적 준비를 마치는 역사적 소임을 완수했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어 지난 14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후 이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상황만으로는 쉽게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게 제주도청 주변의 중론이다.
김 지사의 경우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전격 입당하면서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됐지만,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김 지사의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설령 현 전 회장과 당내 경선을 하더라도 일찌감치 당세를 확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불리할 것도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왜 불출마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