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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거주자 우선주차제, 시민공감대 형성이 중요
(우리의 주장)거주자 우선주차제, 시민공감대 형성이 중요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2.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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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차문화를 창출하고, 고질적인 주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거주자 우선주차제’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제주시는 오는 4월부터 제주시 일도2동 동광성당블록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한 찬반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시범실시 예정 지역주민들이 시행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시 당국은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물론 이 제도는 제주에서 처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서울을 비롯해 부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서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자우선주차제란 한마디로 ‘내 집 앞 주차공간’을 갖기 위해서는 매달 정해진 주차요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이다. 제주시의 경우 지난해 7월 ‘주차장설치 및 관리조례’ 개정을 통해 이미 주.야간주차 요금에 대해 명시해 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달 기준으로 전일주차를 하려면 평균 3만원(주간주차 월 2만원, 야간주차 월 1만5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서민들로 하여금 내 집앞 주차를 하고 싶으면 3만원을 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동광성당블록 주민들이 제주시에 제출한 건의서의 내용 또한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3만원의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이 제도의 시행을 늦춰주거나 철회해 줬으면 하는 바람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요즘처럼 경제 불황기에 정기 주차요금까지 내라고 하니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바라볼 사안은 결코 아니다. 왜 이 제도를 도입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시민 모두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사실 제주시의 도시현안 중 가장 큰 골칫거리가 주차문제이다. 차는 넘쳐나고 주차할 공간은 얼마없고, 그러다 보니 주차 무질서는 당연지사다. 좁은 골목길까지 차가 빼곡히 들어서면서 화재 발생시 긴급차의 통행은 매우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 제도의 찬성측 시민들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주차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차리리 돈을 내어 내 집앞 주차공간을 마련하는게 속이 편하겠다고 털어놓는다.

제주시 당국 또한 2007년부터 시행될 ‘차고지증명제’ 도입에 따른 사전 보완장치로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시당국은 주차장 미확보자를 위해 시민 전체가 건설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확실한 것은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분명 긍정적 측면과 함께 부작용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어떻게 할 것이며, 세들어 사는 주민들에게는 어떤 방법으로 주차공간을 배정할 것이냐는 문제에 우선 봉착된다. 또 도로환경 및 구조를 대폭 개선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에 대한 시민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제주시당국은 이점 명심해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막무가내로 서둘러서 될 일이 결코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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