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충치 도깨비'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충치 도깨비'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 강철흔 객원필진
  • 승인 2009.12.2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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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흔의 건강상식]<2> 나쁜 치아우식증

이제부터 치아우식증, 즉 충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치아우식증(충치)의 원인이나 증상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단 것 많이 먹고, 양치질을 잘 안하면 치아가 까맣게 변하게 됩니다. 더 진행되면 통증이 심해진다는 증상까지도 잘 알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치료법까지도 저희들만큼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치아우식증에 대해 저의 생각에 대해 다시 한 번 서술해 볼까 합니다.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자매가 저희 병원에 내원하였습니다. 어머님이 저희 병원에서 치주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분의 자녀들도 저희 병원에서 치료 받기를 원하였습니다.

임상 검사와 방사선 사진 검사 결과 놀랍게도 자매 모두 위의 앞니가 전부 치아우식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앞니뿐만 아니라 어금니들도 많은 숫자의 치아우식증이 발견되었고, 치료 후 충전된 치아들도 많았습니다.
무엇이 그 어린 자매들에게 그런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을까요?

4학년 언니의 경우에는 치아가 이미 까맣게 변색되어 심리적인 위축도 가져오고 있었습니다. 처음 내원 당시 검사만 하고 나서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레지던트 2년차였을 때로 기억하는데, 어느 날 정말 예쁜 21살의 아가씨가 저희 치주과에 내원하셨습니다. 보통 저희 치주과는 40대 이후의 어른들이 주로 찾는 곳이기에 한 눈에 띄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검진을 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입을 벌리려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저랑은 말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였습니다. 그래도 여러 번의 설득 끝에 검사를 하는데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말 그대로 모든 치아가 치아우식증으로 모두 상해있었습니다. 위의 앞니의 경우 까맣게 변색되었으며, 그것도 거의 뿌리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아래 앞니는 치아 사이사이가 모두 까맣게 변색되었으며,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거의 모든 치아를 삭제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순간 저도 입을 다물고,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아가씨는 모 예술전문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머님이 찾아오셔서 얘기를 들어보니, 어머님의 일이 바빠서 아가씨는 어려서부터 혼자서 치과를 다녔었는데 처음에는 무서워서 못 갔었고, 나중에는 창피해서 가지를 못 했다고 했습니다.

다른 과에서 이미 초진을 한 상태였고, 위의 앞니의 잇몸이 많이 부어있어서 치료가 힘들다고 저희 과로 의뢰된 환자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스켈링과 양치질 교육 후 잇몸 절개 수술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교수님이 지나가시다가 관심을 갖고 제게 어떻게 치료계획을 잡고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치료 계획을 말씀드리자 교수님이 ‘그럼 모든 치료가 다 끝나고 보철 치료까지 끝내서 예뻐졌을 때, 다시는 치아우식증이 생기지 않을테죠’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때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100% 다시 치아우식증이 다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치료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치아우식증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부터 먼저 제거하고 난 후에 본격적인 치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나중에 말씀드릴 치주질환도 마찬가지지만, 치아우식증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영향과 후천적인 영향이 있겠습니다. 유전적인 영향은 대부분 치아형성 부전증으로 치아가 정상적인 구조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약하게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정상적인 치아가 100의 강도로 이루어진다면, 치아형성 부전증인 치아는 그보다 훨씬 약한 강도를 갖게 됩니다. 특징적인 증상이 치아가 갈색 변색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 초등학교때부터 다수의 치아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치아의 손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두 경우 모두 치아형성 부전증이 있었습니다.

후천적인 영향으로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치아에 좋지 않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양치질을 정확히 하지 않는 것입니다. 치아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는 사탕, 초콜렛과 같이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과 콜라, 사이다와 같은 탄산 음료도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두 자매의 경우, 우선 현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킨 다음에 같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하였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예방법을 설명하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크게 식이조절과 양치질 방법의 개선입니다. 치아에 좋지 않은 음식에 대해 직접 조사를 하게 하고, 절대 먹거나 마시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심한 경우 그날그날 먹은 음식에 대해 모두 적어오라고까지 시켰습니다. 설탕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음식들을 제거하다 보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간식이 굉장히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방법이 없기에 현재까지 자매 모두 잘 따르고 있습니다.

양치질 방법에 대해서도 올 때마다 빨간 약(치과에서 사용하는 플라그 착색제, 양치질이 잘 안 된 곳은 빨갛게 염색됨)을 바르고, 정확하게 안 되는 곳을 반복적으로 교육시킨 후 누가누가 양치질을 오래하나 내기까지 시켰습니다. 또한, 불소가 많이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도록 권하였고 칫솔도 정기적으로 교체하도록 교육하였습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양치질 교육과, 불소도포 입니다. 내원할 때마다 플라그(치태)를 깨끗이 제거하고, 불소젤을 이용하여 불소도포를 시행하였습니다. 현재까지는 양치질도 비교적 잘 되고 있고, 식이조절도 잘 협조되고 있는데,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는 이것을 꼭 지켜야지만 치아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경우들은 굉장히 소수의 경우이고, 대부분은 그렇게 극단적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방 방법의 경우는 같기에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다음 글은 치아우식증(충치)을 극복하는 방법과 관련한 글이 연재됩니다.

제주시에서 개인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철흔 씨.

그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3년동안 치과대학병원 치주과에서 수련한 후 개원하기까지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과의 진료를 토대로 다양한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특히 치과의 3대질환인 치아우식증(충치), 치주질환(풍치), 부정교합 등을 위주로 해 치과상식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등 구강건강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강철흔 객원필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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