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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편화, 노루 피해 '주원인'
각종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편화, 노루 피해 '주원인'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12.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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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근 박사, 학술심포지엄서 제기..."체계적 보호관리방안 필요"

제주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나 차량충돌 사고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개체수 증가 때문이 아니라 난개발로 인한 노루 서식지가 파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라산연구소(소장 이광춘)가 23일 오후 2시 제주도 자연생태체험학습관 시청각실에서 개최한 학술심포지엄 '한라산 야생동물의 현황과 보호관리 방안'에서 한라산연구소의 오장근 박사는 노루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제기하며 체계적인 관리방안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박사는 '노루의 분포특징과 보호관리방안'이란 연구발표에서 "제주에 서식하는 노루는 19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거의 관찰되지 않을 정도로 개체수가 적었으나 이후에 전국적으로 겨울철 먹이주기나 올가미 수거 등 보호운동을 전개하면서 개체수가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노루는 고도가 높은 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노루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자신의 영역싸움과 먹이경쟁 등으로 확산됨으로써 분포지역이 넓어지게 된 것"이라며 "이에따라 인간과 노루의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노루와 인간의 마찰은 콩, 배추, 더덕 등 농작물 피해, 차량과 노루와의 충돌, 질병의 확산 등인데 이렇게 야생동물과 인간과의 마찰은 단순히 개체수 증가 때문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 위주의 개발이 노루 서식지가 파편화되거나 두 서식지간 왕래를 단절시킴으로써 노루와 인간과의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며 "예를들면 중산간의 골프장 조성과 기존 목장지대의 경작지화는 노루들에게 먹이서식지나 은신처 역할을 하는 공간을 인간이 점유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아직까지 노루에 대해 체계적인 보호관리방안이 없는 실정인데, 제주에 서식하는 노루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주도 전역에 개체수가 어느 정도 서식하는지를 파악해 이에따른 보호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노루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제주에 몇마리가 적당한지, 또는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 등 목표를 설정한 이후 지역에 따라 핵심지역, 완충지역과 전이지역 등으로 구별해 보호할 곳은 보호하고 이용할 곳은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오 박사의 발표 외에 오홍식 제주대 교수의 '한라산 육상 고등동물의 현황', 고영민 제주여고 교사의 '제주도산 양서류의 초기생장에 관한 연구', 김완병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의 '제주도 조류 연구사와 분포 특징', 정세호 민속자연사박물관 박사의 '한라산의 곤충자원', 한상훈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사의 '국립공원 지역내 야생동물 보호관리방안' 등의 주제발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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