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이 게가 '붉은발말똥게' 맞아?"
"이 게가 '붉은발말똥게' 맞아?"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9.23 1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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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맞다" VS "흔한 도둑게 같은데?"

[24일 오전 기사 수정]  제주해군기지 사업예정지에서 발견됐다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밝힌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와 관련해 그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2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사업예정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발견됐다고 밝히면서부터.

제주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공개하면서 '붉은발말똥게'의 발견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동안 강정마을 연안에서는 산호충류 중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송, 긴가지해송, 멸종위기종인 밤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둔한진총산호와 기수갈고둥 등의 서식이 확인됐었는데, 이번에 멸종위기종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일 현장 조사결과 해군기지 매립예정지 해안가 농경지의 수로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식물 II급인 붉은발말똥게 30여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붉은발말똥게는 그동안 순천만과 마산의 봉암갯벌에서 서식이 확인된 기록이 있지만 제주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경운동연합은 해군이 내놓은 제주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붉은발말똥게가 누락돼 있어 이에 대한 재조사 및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해군측은 이에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시한 사진 자료만 갖고는 정확히 '붉은발말똥게'인지 아니면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명 '도둑게'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해군측 "이 게가 '붉은발말똥게' 맞아?"  

급기야 23일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심위원회의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환경영향평가서 심의과정에서는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해군측은 해군기지 사업예정지에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현장 확인결과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환경단체가  제시한 붉은발말똥게 사진의 진위여부를 따져 물으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해군측은 환경운동연합에서 제시한 사진자료와 비슷하게 생긴 게를 직접 잡아와서 내보이며, 논란의 게는 붉은발말똥게가 아닌 스마일게라 불리는 비슷하게 생긴 게라고 주장했다.

송무진 해군본부 중령 "언론에 희귀동식물에 대한 내용이 나온 후 관계자들을 동원해 사업지구 예정지 전 지역을 확인한 결과 사업지구 예정지에는 사진과 동일한 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사진의 진위여부에 대해 의문이 있어 사진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는데 사진이 촬영된 사진기가 서로 틀리고 촬영 날짜도 하나는 2006년에 찍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송 중령은 해군기지 사업예정지에서 직접 잡아온 게를 보여주며 붉은발말똥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붉은발말똥게는 보통 뻘과 같은 환경에서 서식을 하는 생물로 사진을 보면 붉은발말똥게가 촬영된 지역은 암반지역으로 게가 생존하기 힘든 지역"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부에 사진 확인했어니 멸종위기종 맞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붉은발말똥게 등 희귀생물이 발견된 지역은 분명히 해군기지 사업지구 내에 포함된 지역으로 지금 해군측이 주장한 사진의 날짜문제는 사진기의 조작상 나타난 오류로 다른 사진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멸종위기종에 대해서는 환경부에 확인 요청을 했으며, 환경부는 사진에 찍힌 붉은발말똥게 등이 멸종위기종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군측이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 역 질문했는데, 해군측은 전문가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이고, 인터넷을 통한 사진비교를 통해 붉은말똥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사무국장은 "지금 전문가도 아니고 인터넷을 이용해 확인한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좀 더 설득력있게 이야기하려면 전문가를 대동해 확인을 시켜주던지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 사무국장은 "멸종위기종이 확인 된 곳은 분명히 사업부지 내 위치한 곳이고, 그 외의 동식물의 희귀종들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와 비교했더니 본안에는 누락됐으며, 이에 대한 재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끊이지 않는 논란...진위여부 확인 조사 필요

하지만 논란은 다음날인 24일까지도 계속됐다.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박성수 해군 중령은 환경운동연합에서 제시한 사진만으로는 진위여부를 알 수 없어 좀더 세부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슷하게 생긴 게가 많아 희귀종인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좀더 측면별 사진, 그리고 구체적 발견지점 등에 대한 제시가 필요하고, 현재 공개된 사진으로는 정밀판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여부에 대한 논란은 그 실체 및 진위에 대한 확인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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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갖고 싸우나 2009-09-24 14:26:20
만약 해군이 진다면 그날 발언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고
환경단체 역시 단체 명예 먹칠하지 않으려면 그 진위여부에 대한 입장 분명히 취해야 한다.
우긴다고 멸종위기종이 흔한식물로, 흔한식물이 멸종위기종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