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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부 시장, '수필가'로 등단했다
박영부 시장, '수필가'로 등단했다
  • 원성심 기자
  • 승인 2009.09.01 17: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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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예>지에 '마라도 예찬'으로 등단

박영부 서귀포시장이 '수필가'로 등단했다. 최근 <현대문예>  2009 칠팔월호(제51호) 에 수필 '마라도 예찬'이란 작품으로 데뷔하면서 '문인'으로 등록한 것이다.

"초등학교 때 장래의 꿈을 써내라고 했다. 나는 뭣 모르고 소설가가 되겠다고 당당하게 써낸 기억이 있다. 면단위 백일장에서 산문에 입상하면서 그 꿈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까지 '글'에 대한 꿈은 계속되었다. 백일장, 독후감 발표대회 등 문학행사가 있을 때마다 미리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상자는 결정된 거지, 보나마나지 뭐.'였다."

수필가로 등단한 박 시장의 당선소감이다. 학창시절 글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며 문학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는 그는 '배가 고픈 직업'이라는 말에 잠시 글 쓰는 것을 중단해왔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담임교사였던 국어선생님의 '소설 쓰는 것은 참 좋은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소설 쓰는 것은 배가 고플거야.'라는 말씀에 그 꿈은 잠시 허공을 떠다닌 것 같다"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서귀포시장으로 부임한 후인 올해 봄. 서귀포시문인협회에서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던 그는 "제 초등학교의 꿈이 소설가였습니다. 글을 쓰는 여러분이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넸는데,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조옥순 회장이 박 시장에게 한번 출품을 해볼 것을 권유한 것이다.

그것이 계기가 돼 집필을 시작한 그의 등단작이 바로 '마라도 예찬'이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다 수면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뱃머리 위로 하얗게 부딪혀 나가는 포말을 뒤로한 채 10여분쯤 가다보니, 마치 한폭의 수채화처럼 바다 한가운데 누워있는 가파도를 볼 수 있었다. -중략- 물살 속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청정바다를 배경으로 조각처럼 서 있는 기암괴석과 해식동굴, 신이 빚은 듯한 풍광은 아름다우면서도 경이로워 셀레는 마음, 귀를 새운다."

그의 마라도 예찬은 아름다운 수식어와 함께 현재 마라도가 겪고 있는 내면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환경보전의 문제, 그리고 얼마전 불거진 마을 이장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그것이다.

"주민간의 쌓인 감정은 바닷물에 씻어버리고 마라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청정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었으면 하는 마음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의 작품을 심사한 심사위원들은 "고향 바다와 외딴섬을 자기만의 시각으로 아름다움들과 가슴 아픈 실존들을 통해서 창조적이고 실천적인 길을 닦고 가꾸어가는 실체"이라며 이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질책성' 평도 이어졌다. 관광가이드북처럼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사실들을 낱낱이 기술한 점과, 모두가 스치고 지나가는 것들에서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부분에 좀더 집중해 자기화함이 부족한 점을 꼬집으면서 객관의 주관화와 지성의 감성화 기법을 주문했다.

전체적으로는 향토사랑 만큼 치열한 애정으로 수필창작과 향토문학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심사평을 내놓았다.

이번에 등단한 박 시장은 1955년생으로, 제주대학교 경영대학원(경제학 석사)을 졸업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관광국장과 자치행정국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2월 서귀포시장에 부임해 일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현대문예>지에는 박 시장과 함께 공무원 중에서 오경생 제주특별자치도 인력개발원장이 함께 등단했다. 오 원장의 작품은 '숲이 우릴 부른다'로 한라산 주변의 수많은 오름과 올레 숲길의 정취를 담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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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숨이 2009-09-03 16:23:39
한숨만 쉬지 말곡, 지사한티 잘보여 봅써...
수필아니라 소설가라도 헐수 이시난...

한숨이 2009-09-03 13: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