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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츠에서 맞이한 인생의 터닝포인트
가라츠에서 맞이한 인생의 터닝포인트
  • 강현수
  • 승인 2009.09.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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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현수 /서귀포시청 일본 가라츠시 연수

맥아더는 “사람은 오래 살아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어버릴 때 늙는다.”라고 말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사회복지전담요원으로 공무원을 시작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늘 무언가에 쫓기듯 앞으로만 내달리다가 사십 고개를 막 넘던 올해 1월, 새로운 꿈을 찾기 위해서 딸과 함께 일본연수를 떠났다.

현재 연수중인 일본 사가현 가라츠시는 1994년 9월부터 서귀포시와 국제자매결연을 맺었고 그동안 상호 공무원파견, 청소년교류, 농어업인 단체교류 등 15년 동안 활발히 국제 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라츠야끼(도자기), 가라츠군치(축제), 마츠바라(소나무공원)등이 유명한 조용하고 소박한 도시다.

일본하면 맨 처음 떠올리는 이미지가 친절, 청결, 도시락과 자전거 그리고 스미마센, 아리가또 일 것이다. 직업은 못 속인다고 나는 “노인”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국민 10명당 2명이 노인인 최고령국가, 고령자가 일선에서 활발히 일을 하고, 어린이와 가족을 응원하는 나라 일본.

지난 7개월 동안 노인복지 시설연수, 보건복지부 7개 부서연수, 각종 시설견학, 문화체험 등을 했는데 사회복지분야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복지관련 정책들이 대부분 우리와 비슷했는데 벤치마킹이 필요한 부분은 노인국가답게 고령자를 위한 복지정책들 이었다.

「개호예방센터」를 설치하여 건강할 때부터 노인스스로 건강관리에 힘쓰도록 예방사업을 펼쳐 개호보험 예산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있으며, 「고령자고용안정법」을 마련해 노인고용을 장려함으로써 노인을 의존적인 존재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시설의 직원이나 공무원 모두가 자신을 최대한 낮추면서 누가 보지 않아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정성을 다해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현장의 힘” 이었다.

앞으로 15년 후 제주는 현재 일본처럼 도민 10명중 2명이 노인이 되는 최고령사회가 된다고 한다. 15년을 어떻게 설계하고 준비 하느냐에 따라 재난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고령화 문제가 국가 차원에서만 걱정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며, 개개인도 은퇴 후 90세까지 살게 될 때를 대비하여 국가의 준비 못지않게 고령화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고향 제주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무엇을 더 벤치마킹 할 것인가. 내 삶의 후반기 「이모작 계획」은 또 어떻게 세워야 할 것인가. 이제 막 터닝포인트를 지났다. 전반전은 목표와 성취를 위한 치열한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당연히 인생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사회와 이웃을 위해 환원하는 삶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먼 훗날 “참을 걸, 즐길 걸, 베풀 걸”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강현수 /서귀포시청  (일본 가라츠시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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