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주민투표 부결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불참"
"주민투표 부결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불참"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8.24 09:52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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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지사, 주민투표운동 관련 기자회견
"투표불참도 정당한 권리...결과에 깨끗이 승복"

주민소환투표 발의로 직무정지상태에 있는 김태환 제주지사가 주민소환투표를 이틀 앞둔 24일 "이번 주민소환투표를 부결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이라며 '투표 불참'을 거듭 호소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투표불참운동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부당한 주민소환을 도민 여러분께서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주민소환투표를 부결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이라며 "투표불참은 도민의 정당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전례가 없어 매우 어려웠다"고 말한 후, "여러 제약으로 저의 입장을 도민 여러분께 알리는 데에도 힘든 점이 적지 않았는데, '도민갈등의 최소화'라는 기조 아래 주민소환투표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했다"면서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했다.

그는 "이제 이틀 후에는 제주도의 앞날이 결정된다. 도민 여러분께서는 발전과 후퇴의 두 갈래 길 중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라며 "이번 주민소환투표에서 10여년 동안 끌어온 해군기지 논란은 종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저는 깨끗이 승복할 것"이라며 "8월26일 이후 모든 논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너무나 주관적 소환사유로, 일부 시민단체 눈치만 보게될 것"

이번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사유와 관련해서도 거듭 반박했다.

김 지사는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은 국책사업으로, 무엇보다 국가안보에 꼭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정부 때 논의가 본격화되고, 참여정부 때 사업계획이 확정됐는데, 현 정부에서도 적극 추진하는 사업으로, 필요한 절차도 모두 거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는 해군기지 사업으로 도지사 소환을 추진한 소환본부측이 스스로 명분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지금 소환청구인 측은 제가 권력남용을 했고, 비민주적 전횡을 저질렀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 소신을 독선으로 간주한다. 소신없이 눈치만 보면 무능하다고 한다"면서 "이는 너무나 주관적인 소환사유"라고 맞받아쳤다.

김 지사는 "독선과 무능을 동시에 결부 짓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다"면서 "이런 식으로 도지사 주민소환을 한다면 그 어떤 도지사도 일을 못할 것"이라며 "일부 시민단체 눈치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소환투표가 성공한다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수많은 정책들이 좌초될 것이며, 중앙정부의 시각도 싸늘하게 변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실속도 없고 명분도 없는 이번 주민소환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며 "결국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투표함 개봉되면 또다른 지역간, 주민간 갈등 생길 수밖에 없어"

김 지사는 "투표불참도 법으로 보장된 유권자의 권리"라며 "주민소환투표는 일반선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다시한번 '투표 불참'을 호소했다.

그는 "만약 투표함을 개봉한다면 읍면동 각 지역별로 찬성 반대 비율이 나올 것"이라며 "개개인의 찬성과 반대의사도 공공연하게 나돌 것이며, 지역간, 주민간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김 지사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곧바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미디어제주>

[전문] 김태환 지사, 8월24일 기자회견

안녕하십니까.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영결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각별히 제주를 사랑하셨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의 평온한 안식을 염원합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자연인 입장에서 20일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삶의 현장과 경제현장에서 땀 흘리는 많은 도민 여러분을 만나 뵈었습니다.
진솔한 말씀도 많이 청해 들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들을 돌아보았습니다.
도민과의 약속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전과 다른 각도에서 제주도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올해 제주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특별자치도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사상 최대입니다.
6백만 시대를 넘어 꿈의 1천만 관광객 시대가 멀지 않습니다.

투자유치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성공으로 더 큰 도약의 기회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기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위기도 있습니다.
한 순간 방심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지금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자고나면 세상이 바뀝니다.
경제위기, 북핵위기, 한ㆍEU FTA,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등 많은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 1차산업 육성, 투자유치, 어느 하나 쉽지 않습니다.
감귤안정생산을 위해서도 할 일이 많습니다.
4단계 제도개선도 발등의 불입니다.

국비도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끼리 사분오열 하다가 당장 내년에 재정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뛰고 뛰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누군들 어려운 길을 가고 싶겠습니까?
돌아서 가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를 보십시오.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반대만 하는 분들의 눈치만 봤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일부 도민들에게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도지사에게는 소신이 필요합니다.

일을 할 때는 해야 합니다.
그러라고 도민 여러분께서 4년 임기를 맡기셨습니다.
소신껏 일하라는 뜻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4년 임기를 보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주민소환도 권리라고 합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올바로 사용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민ㆍ군복합형 관광미항은 국책사업입니다.
무엇보다 국가안보에 꼭 필요합니다.

국민의 정부 때 논의가 본격화되고,
참여정부 때 사업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현 정부에서도 적극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필요한 절차도 모두 거쳤습니다.

제주 경제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구가 늘고 건설경기가 살고 서귀포 상권도 활기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해마다 천억 원대의 소비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통해 창출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유권자에게 주민투표 공보가 배포되었습니다.
그런데 소환본부에서 제출한 원고에 ‘해군기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이라는 말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습니다.

명예도민증 수여 등 그동안 논란이 다소간에 있었거나, 도의회 동의 등으로 추진하는 몇몇 정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뜻합니까?
해군기지 사업으로 도지사 소환을 추진한 소환본부측이 스스로 명분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지금 소환청구인 측은 제가 권력남용을 했다고 합니다.
비민주적 전횡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독선과 무능이라고 합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소신을 독선으로 간주합니다.
소신 없이 눈치만 보면 무능하다고 합니다.

너무나 주관적인 소환사유입니다.
독선과 무능을 동시에 결부 짓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도지사 주민소환을 한다면 그 어떤 도지사도 일을 못할 것입니다.

일부 시민단체 눈치만 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금 기로에 섰습니다.
주민소환으로 4개월 가까이 제주도의 각종 정책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일간의 도지사의 직무정지로 도정이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주민소환투표가 성공한다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될 것입니다.
수많은 정책들이 좌초될 것입니다.
중앙정부의 시각도 싸늘하게 변하고 말 것입니다.
국내외 투자가들도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꺼려할 것입니다.

실속도 없고 명분도 없는 이번 주민소환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중단 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모적인 갈등으로 제주의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날려버릴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파탄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됩니다.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과정으로 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 길은 하나입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투표불참도 법으로 보장된 유권자의 권리입니다.

주민소환투표는 일반적 선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유권자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투표불참운동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갈등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서명부열람, 정보공개청구 등 주민소환법률상 저에게 주어진 모든 권리를 포기하였습니다.
합동연설회를 통해 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도 포기하였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아까운 기회를 왜 포기해야 했겠습니까?
오직 갈등이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투표함을 개봉한다면 읍면동 각 지역별로 찬성-반대 비율이 나올 것입니다.
개개인의 찬성과 반대의사도 공공연하게 나돌 것입니다.
지역간, 주민간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갈등이 계속되길 바라십니까?
주민소환으로 도정이 중단되도록 하시겠습니까?
일부 시민단체에 제주의 운명을 맡기고 안심이 되겠습니까?

부당한 주민소환, 도민 여러분께서 부결시켜 주십시오.

부결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
투표불참은 도민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전례가 없어 매우 어려웠습니다.
여러 제약으로 저의 입장을 도민 여러분께 알리는 데에도 힘든 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도민갈등의 최소화’라는 기조 아래 주민소환투표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여러분!

이틀 후에는 제주도의 앞날이 결정됩니다.

도민 여러분께서는 발전과 후퇴의 두 갈래 길 중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번 주민소환투표에서 10여 년 동안 끌어온 해군기지논란이 종식되어야 합니다.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저는 깨끗이 승복할 것입니다.

8월 26일 이후 모든 논쟁이 종식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자치도 완성,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데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나아갑시다.
 
도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 8. 24


주민소환대상자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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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e 2009-08-24 10:51:43
부당한?
어처구니가 없네..
꼭 주민소환 성사되서 OUT되어야 바른말을 하려나..

투표찬성 2009-08-24 10:56:15
도민갈등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던 소환대상자
그런데 이 무슨..협박...
꼭 투표하러 가야겠습니다.

투표찬성 2009-08-24 11:11:44
도민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무대응한다더니
이 무슨...협박의 호소문을...
꼭 투표하러가야겠습니다

흐르는 강물 2009-08-24 12:17:35
주민소환투표성공이 또 다른 갈등의 시작?? 푸표함을 개봉하면 찬-반 비율로 지역간 갈등??? 지역갈등론을 교묘하게 부추기며 은근히 위협하는 김태환씨 당신께서 아직도 제주도지사라는 것이 부끄럽고 답답할 뿐입니다. 저는 당당히 투표할랍니다. 김태환씨! 당신은 OUT입니다! (사실 공무원 동원 부정선거때, 당신은 이미 하늘로 부터 "OUT!"이었습니다.)

수행자 2009-08-24 12:57:48
그동안 지역별로 투표율 가지고 논공행상을 하려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젠 대놓고 지역별 투표율로 도민과 공무원들을 협박하는 군요.

참 나쁜 도지사이고, 참 불쌍한 제주도민입니다.

이런 협박에 굴복한다면, 이제 제주도민들의 행복은 없습니다.
이런 협박에 영혼을 팔아버린다면, 공직을 수행한다는 공무원 자존심은 바닥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조그만 용기와 여유가 세상을 바꿉니다.
서로 격려하며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