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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훈련(UFG)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훈련(UFG)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 김영의
  • 승인 2009.08.17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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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영의 남북공동선언 제주실천연대 대표

여름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한국과 미국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전쟁연습을 진행합니다. ‘프리덤 가디언’이란 대략 ‘자유의 수호자’란 뜻인데 이름만 들어서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 같지만 실제 내용은 북한 점령을 상정한 공격적 성격의 군사 훈련입니다.

한미 당국자는 연례 훈련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인원을 투입해가며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훈련이 그저 ‘항상 해오던’, 그래서 별 의미 없는 훈련일 수는 없습니다. 사실 이번 훈련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미 관계의 변화 속에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상당히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 훈련입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의 문제점

▷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란 무엇인가?

을지 프리덤 가디언(Freedom Guardian) 연습은 2012년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하여 2007년까지 진행했던 을지 포커스렌즈(UFL) 한미합동 전쟁연습을 대체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위기조치, 전시전환 및 이에 따른 한국군 동원과 미 증원군의 전개 등 작전계획 5027의 시행절차를 익히는 연습으로서 세계 최대의 모의 전쟁연습입니다.

원래 을지 포커스렌즈 연습은 한미 연합 및 합동 지휘소연습(CPX)이었습니다. 이 연습은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1960년대부터 실시하여 오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1.21 사태 이후 정부에서 실시해 오던 ‘을지연습’을 1976년부터 통합하여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종합지휘소 연습입니다. 을지 포커스렌즈 연습은 전쟁 초기 정부 위기관리 및 한미 연합위기관리 절차와 함께 작전단계별 상황을 상정하여 연습을 실시합니다.

시, 군, 구 이상 모든 행정기관과 한국군의 군단, 함대사령부, 비행단 이상 부대가 참여하며, 미군 측에서는 주한미군사령부, 미8군사령부 예하부대를 동원합니다. 1988년부터는 컴퓨터와 워게임(War Game) 모델에 의한 도상지휘소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실제 병력과 전투장비가 아닌 컴퓨터로 전장 상황을 구현하는 모의(시뮬레이션) 지휘소 연습이라고 하지만 야외 기동 훈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을지 포커스렌즈 연습이 유사시 외부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위하기 위해 작전수행에 필요한 한미협조관계, 업무수행절차, 계획 및 체제를 평가, 발전시키기 위한 훈련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훈련은 북한 점령을 목표로 한 작전계획 5027을 직접 실습하는 훈련으로 명백한 침략 전쟁 연습입니다.

그렇다면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뭐가 바뀐 것일까요? 이름 빼고는 별로 바뀐 게 없습니다. 한미 군사 당국은 2012년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하여 한국군이 지휘를 맡는다고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한국군의 대미 군사종속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2007년 6월 28일 한미 당국이 발표한 ‘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전략적 이행계획’을 보면 미국은 한국 합참에서 작전사령부, 군단, 사단에 이르기까지 ‘한미협조기구’를 겹겹이 설치하여 작전통제권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작전통제권 반환은 허울뿐이고 내용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작전계획부터 실제 전쟁수행까지 주도하고 또 승인하는 구조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의 위험성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인공위성 발사와 2차 핵시험 그리고 대북제재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반도에 새로운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의 위험성은 첫째, 작전계획 5027을 기초로 한다는 점입니다. 작전계획 5027은 ‘북한군 격멸’, ‘북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이 북한 침공을 목표로 하는 공격적 전쟁연습임을 보여 줍니다. 또, 국방백서는 이 연습이 “(북에 대한) 계엄 및 민사작전 수행절차 예행연습”으로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충무계획과 함께 운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이 연습이 북에 대한 점령을 전제로 이뤄지는 연습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이 연습은 목적 자체가 북한을 공격하는 위험천만한 것입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의 위험성은 둘째, 대규모 병력이 동원된다는 점입니다. 이 연습은 군사연습과 정부연습으로 나뉩니다. 군사연습에는 해외 미군 5천 명과 주한미군 5천 명 등 미군 1만 명과 한국군 군단, 함대, 비행단급 이상 지휘부 5만 6천명이 참가합니다. 정부 연습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4천여 기관에서 약 40만 명이 참가합니다. 이처럼 대규모로 진행되는 전쟁연습은 그 자체가 대북 무력시위가 됩니다.


▷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의 불법성

나아가 이 연습은 헌법이나 각종 합의에도 어긋나는 불법적인 전쟁연습입니다.
일단 이 연습은 헌법에 어긋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밝히고 있으며 제4조에서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전쟁을 통한 통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합의한 각종 남북합의들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평화통일의 원칙을 밝힌 7.4 남북공동성명은 물론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공동선언은 모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합의한 것들입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이들과 정면 배치됩니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위반하고 있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당사국 중 어느 일방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정이 외부로부터의 무력침공에 의하여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지 당사국은 서로 협의한다’고 하여 그 방어적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3조는 ‘각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관리 하에 있는 영토 또한 금후 각 당사국이 타 당사국의 행정관리 하에 합법적으로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영토’라는 적용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북한 지역은 한국이나 미국의 행정관리를 받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북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조약 위반입니다.

이처럼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법과 국제 합의를 무시하는 불법적인 전쟁 연습으로 반드시 중단해야 합니다.


#핵전쟁을 부르는 한미합동 군사훈련

 2009년 전개된 키리졸브 전쟁훈련 등 한미 간 전쟁훈련의 규모와 성격에서도 드러나듯 한미합동 전쟁훈련은 미국이 짜놓은 북한 침략전쟁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미 직접대화의 가능성이 점쳐지며 종전선언, 평화체제 수립의 경로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한반도 대지각변동을 거스르며 미국 주도로 연중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한반도 전쟁훈련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분위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흐름입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드러나듯 모든 전쟁훈련은 핵무기 탑재 가능한 전투기, 항공모함, 잠수함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공멸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침략전쟁을 노린 한미합동전쟁훈련은 즉각 중단되어야하며 앞에서는 대화를 운운하면서 뒤에서는 전쟁 꿍꿍이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한반도 전쟁의 근원인 주한미군은 즉각 이 땅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김영의 남북공동선언 제주실천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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