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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반기문 UN 사무총장 제주평화포럼 기조연설
[전문] 반기문 UN 사무총장 제주평화포럼 기조연설
  • 미디어제주
  • 승인 2009.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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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新 다자주의”

제주평화포럼은 내 마음속에 소중한 자리를 차지한다.  10년 전 쯤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제주평화포럼의 출범에 관여하였으며, 나중에 외교통상부 장관이 되어서는 제주평화연구원의 창설에 관여하였다.

제주평화포럼은 아시아 지역과 전세계적으로 상호이해와 협력을 촉진하는데 기여하여 왔다.

제주평화포럼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 가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제주평화연구원이 UNITAR (유엔 훈련조사연구원)과의 파트너십을 비롯하여 대외적으로 활동을 확대하는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

대화는 진보와 평화를 이루는데 핵심적 요소이다.

우리는 다자주의의 기회와 도전의 중요한 시점에서 이 자리에 모였다.

변화와 선택의 시간이 왔다.  우리는 식량, 에너지, 신종 플루, 그리고 금융의 위기 같은 이전의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전지구적 위기를 당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자원의 부족이 아니다.  의지의 결여이다.  지도자들은 이 시기가 요구하는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본인이 말하는 21세기의 도전에 부응하는 새로운 다자주의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새로운 다자주의란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구체적 다자주의, 인류의 생활에 실질적인 변화를 낳는 실용적 다자주의이다.

성공은 우리의 상호의존성과 공동의 이해를 인식하고 함께 협력하는 데에 걸려있다.

성공은 유엔을 비롯하여 집단적 행동을 증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를 사용하는데 달려있다.

아시아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핵심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아시아의 부상과 역동성은 우리 시대의 결정적 사건의 하나이다. 

세계정치를 재편했고, 경제의 판도를 바꿨다. 
수십억의 인구를 빈곤에서 해방시켰다. 

세계적 경제침체의 와중에서 아시아는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대담한 조치들을 취하였다.

그렇지만  국제무대에서 아시아가  아시아의 막대한 경제적, 정치적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역내에서 긴밀한 관계를 조성하여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할 순간이다. 

부담을 공유할 때 힘이 생긴다. 공동의 시장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속에 기회가 탄생한다.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는 속에 한층 증가된 영향력이 생긴다.

물론 우리는 어려움을 안다.

이념적 차이, 미묘한 역사적 문제들, 미해결의 영토 및 정치 분쟁, 다양한 정치적 오리엔테이션과 경제발전 수준의 격차.

하지만 우리 모두가 공통의 역사, 가치, 그리고 전통을 지닌 아시아라는 특별한 가족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어려움보다 훨씬 더 많은 공통의 기반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전세계적 善을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엄청난 힘을 확장, 조성, 이용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영향력이란 단순히 재원을 공급하는 문제가 아니다.

영향력이란 세계가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와 혁신을 낳는 이 지역의 훌륭한 능력을 말한다.

세계도처에서 지역통합을 위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은 번영과 사회적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서 통합을 선택하였다. 

아프리카는 집단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공동의 관심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을 결성하였다.

중남미와 북미의 국가들은 자유무역지대의 탄생을 염원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걸맞는 지역적, 세계적 시각이 발전하여야 한다.

아시아에서 新 다자주의를 발전시키는 세 개의 구체적 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안보의 축이다.

더 전진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다자적 방식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보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현재의 추세를 강력히 환영한다.

또한 민주주의의 확대를 향한 움직임을 환영한다.

동북아에서 지역안보에 관한 협의와 협력의 다자적 프레임워크가 있다면 지역의 안정성이 증대될 것이다.

동남아에는 ASEAN이 있으며, ASEAN 지역안보포럼(ARF)이 매년 동아시아의 안보에 관한 견해를 교환하는 프레임워크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서는 불충분하다.

여러분들이 계속 상호신뢰, 신뢰구축, 그리고 예방적 외교를 강조하면서 이러한 방향---다자주의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길 바란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오늘날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행스럽게도 6자회담 프로세스는 역내 다자적 안보 메카니즘을 이룩하는 탄탄한 길을 닦고 있다.

동시에 6자 회담 프로세스는 강력한 승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6자 회담 프로세스는  장기적으로 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성격의 다자적 안보협력을 위한 넓은 프레임워크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노력은 유엔과의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서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두번째는 경제적 축이다.

아시아 통화 기금을 창설하고자 하는 노력을 환영한다.

아시아 통화기금은 국제통화기금을 보완하여 국가들이 금융 및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이 지역에 매우 필요한 교통운송 인프라와 사회적 보호에 대한 투자를 증진할 수도 있다.

현재 아시아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대화---아마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관련된 대화?---를 계속하고, 이 지역의 막대한 보유외환이 최선의 용도로 사용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이 지역 국가들이 상호간 무역을 증가시키기를 희망한다.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역내 보다는 역외 경제와 더 경제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이득을 불러왔지만, 또한 이 지역을 취약하게 만들었다.

외부 지역에 대한 의존 때문에 서구에서 발생한 금융 위기가 아시아에서는 무역의 위기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역내 국가의 시장에 상호 더 의존하여야 한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이 광역 두만강 개발 (Great Tumen Initiative) 계획에 더 활발히 참여해주기를 촉구한다.

광역 두만강 개발 계획은 공동 활동과 사업을 통하여 동북아시아에서 지속적인 발전과 경제성장을 위한 기초를 강화하고 정책대화를 확대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세번째는 환경의 축이다.

기후변화는 국경도 국적도 가리지 않는다.  공해는 모든 이에게 해가 되기 때문에 함께 해결하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시점에 도달하였다.  금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전세계 모든 국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기후변화협약을 마무리질 것이다.

아시아의 리더십, 아시아의 정치적 의지, 그리고 아시아의 지혜가 필수적이다.  본인은 최근 중국과 몽고를 방문하여 그러한 도전을 강조하였다.

나는 그동안 중국이 해온 노력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전세계적 노력을 주도해야 하는 특별한 책임이 중국 같은 나라에 있음을 강조한다.

몽고뿐만 아니라 그외 지역에 있어서, 기후변화는 토양, 생활, 그리고 전통적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

몽고를 비롯하여 기후변화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수 많은 취약 국가들을 돕는 데 적응과 청정 에너지가 중요하다.

코펜하겐 기후협상은 우리 공통의 목표인 보다 녹색이고 보다 청정한 미래와 모든 국가들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야심 찬 협상을 공정하고,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9월 22일   기후변화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코펜하겐 이전 열리는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 회의로서 100명 이상의 각국 정상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변화라는 도전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동아시아의 방대한 삼림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특별히 중점 사항이 되어야 한다고 부언하고 싶다.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생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삼림이 넓은 면적의 경작지로 개간되거나 화전경지로 변했고 다른 용도로 전용되었다.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  산림에 대한 투자는 고용을 증대하고, 식량안보를 증진하며,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한 복원력을 증가시킨다. 

관련된 문제로서 재해 위험의 감소가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재해에 취약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태풍, 모래 폭풍, 가뭄이 정기적으로 초국경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금주초에 재해위험에 대처하고 기후변화로부터 유래되는 새로운 위험들을 관리하고 분석하는 지방정부 관료들을 지원하는 유엔 사무소의 개소식에 참석하러 인천에 갔었다.

특히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은 아시아 지역이 재해 위험을 감소하게 지원할 수 있는 기술과 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같은 한국인으로 한국사람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은 그동안  자신의 역량을 눈부시게 발휘해 왔다.  한국은 공고한 민주주의 국가이고, 원조를 받는 국가로부터 원조를 주는 국가로 발전했다.

여러 면에서 한국은 민주주의로 이행 중이거나 경제발전 중인 국가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한국인 모두는 이러한 성취를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그러한 변신과 함께 많은 책임이 수반된다.

경제성장에 있어서 한국은 공적개발원조를 증가시켜야 한다.

외교분야에서 한국은 지역적 사안에서 국제적인 사안에 이르기 까지 폭 넓게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신아세아 외교’를 통하여 의도하는 바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글로벌 코리아’의 개념과 부합한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나는 모국이 동양과 서양,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가교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

신사숙녀 여러분,

지금은 한국 다자주의의 기회(또는 ‘시대’)이다.

아시아의 기회(또는 ‘시대’)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나는 유엔이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유엔은 안보, 경제, 그리고 환경이라는 3대 축에서 아시아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고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유엔은 정직한 중개자로서 민감한 외교적 협상을 촉진할 수 있다. 외교적 협상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긴장을 해소하는 첫 걸음이다.

유엔은 세계적 조정자로서 훌륭하다.

우리는 제주평화포럼 같은 시민운동이 글로벌 파트너로 부상하고 이 지역을 이끌 수 있는 추진력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

아시아의 미래는 계속되는 통합에 있다.

우리가 오늘의 지도자들이 진정으로 글로벌한 목소리를 가지고 얘기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안에도, 우리는  아래로부터 그리고 위로부터, 미래의 지도자를 교육하고 키우는데 함께 노력할 수 있다. 

유엔을 여러분이 세상에서 힘과 영향력을 얻는 데에 있어서 파트너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러면서 정의, 평화, 번영을 통하여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유엔의 역할과 의무를  같이 하길 바란다.

이것이 아시아의 기회(또는 ‘시대’)이다.  이것은 또한 아시아의 의무이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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