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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로 전하는 팔순 할머니의 훈훈한 사랑
수의로 전하는 팔순 할머니의 훈훈한 사랑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5.11.3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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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상 더불어 살아야죠"..20년 선행의 길

"각박한 세상인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력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우며 더불어 살아야죠"

팔순을 넘긴 할머니가 자신이 손수만든 수의를 홀로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해 주며 선행을 펼쳐오고 있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제주시 이도1동 노인공동작업장을 운영하는 김경생 회장(83)이 그 주인공.

김 할머니는 다음달 1일 제주시내 한 뷔페에서 홀로사는 노인 19명에게 수의를 전달하는 '사랑의 수의 전달식'을 갖고 노인 200여명을 모셔 식사를 제공한다.

김 할머니의 이 같은 사랑 실천에 들어가는 금액은 1600여만원.

이는 김 할머니가 지난 2002년 1월 제주시 향토문화유산 무형분야 기능인으로 지정된 뒤 그동안 매월 20만원씩 받아온 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승비를 차곡차곡 모은 960만원과 그동안 수의를 만들어 주며 삯을 받아 조금씩 조금씩 모아온 돈이다.

특히 김 할머니는 지난 94년부터 제주시 이도1동 노인공동작업장(수의제작 교실)을 운영해 오면서 매년 수의 2벌씩을 제주시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해 오는가 하면 제주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 및 시설원생들에게 부식비 및 식사도 함께 제공해 오고 있어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이 외에도 김 할머니는 지난 84년부터 돈이 없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동거부부들이 합동결혼식을 치르는 날에는 이불, 카펫트 등 결혼 축하선물로 건내 오고 있다.

이 같은 김 할머니의 선행의 기간은 무려 20년.

거친 손을 놀리며 작업을 하는 김 할머니의  모습은 열정적이다.

이 일을 하기위해 제주중앙여중 인근에 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장에 걸어서 온다는 김 할머니. 김 할머니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이렇게 걸으며 건강을 챙겨오고 있다.

"어느덧 이렇게 나이가 들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제자를 아직 만들지 못해 걱정이지만 기력이 남아 있는 한 계속해서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살아야지"......

"10평 남짓 작업장과 휴게실에는 여름이면 인근에 사는 노인들의 휴식처가 된다"며 "가족같이 지내며 서로의 애환을 듣고 달래준다"는 말을 하며  눈시울이 붉히는 김 할머니의 얼굴에서는 애틋한 사랑이 묻어난다.

김 할머니는 또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힘든 점은 없다"며 자신의 선행을 부끄러워 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80년에는 국민포장을 수상하는가 하면 88년에는 만덕봉사상을 올해에는 실버대상 봉사상을 수상하는 등 언제나 불우한 이웃 곁에 있어왔다.

일상에 쫓겨 주위를 돌아 볼 새도 없이 어느덧 한해가 다가고 있다. 묵묵히 선행을 실천해 오고 있는 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사랑을 실천하는 연말을 지내봄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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