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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과 제주가 얻어야 할 교훈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과 제주가 얻어야 할 교훈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5.11.27 11:2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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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장금항 목사

  비록 나쁜 결과를 낳은 사례라 해도 그것이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은 결과가 나빠도 동기는 선의에서 시작되었으니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 선한 동기에서 일을 추진한다고 해도 나중 결과를 생각하여 더욱 신중히 추진하라는 뜻이다.

불행히도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A.D284∼305)는 몰락하는 제국의 상황이 급했던지 개혁을 너무 서둘렀다. 거대해진 조직체를 분할하고 세분화하여 기능성을 높이고 재정을 줄이려던 '사두정치'는 오히려 네 개의 수도를 만들어 막대한 건축비와 군비를 야기시켜 중앙집권시대보다 오히려 네 배나 비용을 증가시켰다.

군중의 유흥을 위한 콜롯세움. 케르마이. 카리칼라등의 시민 여가를 위해 파탄난 재정을 보충하고자 통화를 개혁하지만 300년 동안이나 로마의 기축통화였던 데나리우스은화를 폐기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새 은화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혼란만을 불러왔다.

세금제도의 개혁은 세부담 증가는 물론이고 종류가 너무 많아 우호적이던 로마시민을 적으로 돌려놓았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구상한 4세기 로마제국의 모습은 원수정시대의 로마보다 조직체로서 더욱 진화되고 합리적인 것이다.

#민주-다양성 인정하던 '지방자치' 후퇴가 몰락 재촉

그런데도 판이한 인종이 뒤섞여 황제가 통치하던 1,2세기의 로마가 훨씬 번성하였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개편한 로마제국이 조직체로서 더욱 진화된 것이 분명한데 왜 쇠퇴를 막을 수 없었을까.

분화하고 세분화하여 각 분야마다 필요한 인원과 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거대화한 군대기구와 관료기구가 오히려 국가 기능을 둔화시키면서도 세부담은 크게 주었고 민간과 시민의 자율권과 참정권을 보장해 개인 이익의 사회환원과 정치참여를 이끌어내던 제한적이지만 시민에 대하여 민주적이며 속주와 시민의 다양성을 인정하던 '지방자치제도'를 후퇴시켜 몰락을 재촉하게 된다.

 굳이 이름도 낯선 디오클레티아누스를 언급한 것은 그의 개혁이 기능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외형을 키워 그것이 로마에 독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공직사회 슬림화에 반하는 '도청 확대'

특별자치도-행정구조개편의 논의는 결국 다급해지는 전지구화-신자유주의시대에 효율성과 경쟁력을 갖춘 행정조직과 체계를 갖자는 것인데 오히려 도청이 확대된다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 주민투표에서도 행정구조개편을 하면 공무원이 당연히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난다고 하여 의아해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

도민들이 주민투표에서 혁신안에 좀 더 손을 들어 준 것은 '세금만 축내고 놀고 먹는 공무원 수를 줄여 재정도 절약하고 방만한 공무원 조직을 개편하자는 취지가 큰 데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 도청이 협소하여 주변 건물을 더 임대하든지 개축하겠다는 것이다.

굳이 제주시로의 집중화 문제를 말하지 않더라도 중앙정부와 김태환 도정이 다른 꿈을 꾸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의 백화점식 사고에 의하면 행정은 서비스다.

불필요한 조직과 공무원은 줄여 공직사회를 슬림화하고 집중화와 효율성을 높여 국가 재정도 줄이자는 것이 기본 취지이다! . 그런데 도청확대를 말하더니 의아하다. .

물론 국가행정이 서비스개념이 되면서 복지. 치안. 의료 등에서 인원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 다양화시대에 이제껏 없던 부서도 필요할 것이다. 필요한 분야가 있으면 늘려야 한다.

대규모 사업장이 없는 제주에서 공무원처럼 일자리 창출이 큰 부문이 어디 있는가. 현재 형편으로 공무원 수를 줄여 봐야 그들이 뭘로 먹고살겠나. 농사지으면 너무 많이 지어 가격폭락이고 식당차리면 가뜩이나 포화상태인데 공멸 할 테고.

#특별자치 무게감을 선거이슈로 '전락' 문제

문제는 행정의 효율성과 기능성에 대한 제고 없이 도청이 확대되고 공무원이 더욱 늘어난다고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는 도지사와 특별자치추진단장이다. 이들이야말로 '제주자치'를 어렵게 하고 특별자치도의 무게감을 도지사선거의 이슈정도로 전락시키는 사람들이다.

11월 9일, 11일 공청회에 공무원들이 몰려나와 자기네도 도민이며 도민으로서 잘 살기 위한 특별자치도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만약 그 말이 진실이라면 자기들은 도정혁신과 작은 정부를 위해 기꺼이 자기 밥줄 내어놓을 각오가 돼 있는 우국지사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이야기는 도청이 협소하여 주변 건물을 임대하거나 개축한다는 소리가 먼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 공무원들은 자기들이 희생한다는 것이 아니고 시군 공무원이나 임시직, 하위직 몇 명 희생시켜 도정혁신의 흉내를 내겠다는 것이었으리라.
     
 행정구조개편이 개악이 아니라 개혁이라면 현재의 중복되고 혹은 불필요한 조직을 개편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단하고 연구해야 할 것인데 도청확대의 말이 먼저 나온다.

애초에 도청공무원들은 주민투표와 행정구조개편, 특별자치도 문제에 자기 밥줄 지키기 위해 시군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인지 아니면 경쟁시대에 결국 밥통 깨어지게 되어 있지만 당장 벌어먹기 위해 김태환지사에게 그냥 내몰리는 신세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자기 밥그릇 '안전하다'는 생각에 안타까움

그래도 분명한 것은 9일 공청회 때 그리 자신있게 당당하던 공무원도 도민이라며 특별자치도 적극 지지를 표명한 저 도청의 몇몇 공무원들은 자기들이 개방과 경쟁의 제주특별자치시대에도 안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니 안타깝다.

밥줄을 김태환지사가 쥐고 있는 것 같지만 도지사의 목은 도민이 쥐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 않더라도 지금 노무현 정부의 백화점식 사고로도 지방 정부와 공무원은 개혁의 대상이다.

시장까지를 개방형제로 민간에 개방하는 개방과 경쟁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이미 관료주의화 된 도청 공무원이 제일의 구조개혁 대상임을 왜 모를까. 특별자치! 도를 반대하는 저 사람들이 오히려 당신들의 밥줄을 연장하고 있으니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알맹이 없이 혼란만 주는 '특별자치-행정개편'

개혁은 의지도 중요하지만 물적인 토대도 중요하다. 인구. 생산성. 소비 그로 인한 재정자립도 이 모든 것이 취약한 제주도가 중앙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다 애꿎은 공무원 자리 수백 개만 잃을까 두렵다.

이미 도민사회는 심각하게 대립하고 헐뜯는 참담한 지경이 되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이 오히려 혼란을 주었던 것처럼 지금의 특별자치도와 행정구조개편이 실제 알맹이는 없이 혼란만 주고 있다.

더욱 두려운 것은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이 제국 로마를 지탱하던 자유로운 시민 참여와 참정을 후퇴시키고 통제국가로 전락하여 로마의 멸망을 재촉하였던 것처럼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밀어붙이는 특별자치도법등 제주사회에 논의되는 일련의 논의들이 도민의 정치참여와 자발적 의식을 가로막아 오히려 제주도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상명에서 장금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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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 2005-11-27 13:59:48
같은 말을 풀어가더라도 어떻게 이럼 썰 잘풀까 생각했습니다.
담배값칼럼 이번 칼럼 모두 잘 읽었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2005-11-27 14:04:16
이 글 잘 읽고 되새기길

음~ 2005-11-27 14:23:04
1. 공무원 조직 오히려 축소된다
2. 선거이슈로나 전락되는 특별자치
3. 도청 건물확대

지적하신 내용대로라면 정말 큰일이다.

.... 2005-11-27 14:24:01
누개 말이맞나

건똘이 2005-11-28 16:57:47
이 시대의 예언자 같습니다.
아마 거의 들어 맞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