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취재파일]수험생들의 '대책없는 자유'와 '허무'
[e-취재파일]수험생들의 '대책없는 자유'와 '허무'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11.26 1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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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국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이 끝난 이후 한 수험생 누리꾼이 모 인터넷 사이트 토론방에 자신의 심정을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능 대박' 이말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고3 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포기했고 뒤로 미뤘다. 그리고 이제 그 지긋지긋한 시간이 끝났다.

이제 남은건? 무관심, 대책없는자유. 학교는 이제 우리를 방목할 것이다."

이 수험생에 의하면 일선학교에서는 수능을 위해서만 달려왔을 뿐 수능이 끝나면 학생들을 '방목'해버린다는 거다.

특히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합격해 수능을 치르지 않는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들의 태도에는 대책이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수시모집은 1차 2차로 나눠 진행되며 1차 수시모집은 수능 이전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 그래서 1차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은 수능 준비에 소홀해진다. 이러한 고3 수험생들을 학교측에서는 앞서의 수험생 누리꾼 말처럼 '방목'돼버린다.

고3 수험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도 똑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제주시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 모군(19)은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수업시간에 잠을 자도 상관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괜히 수능을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과 거리감 만 생긴다"고 말한다.

수능을 보지 않는 학생이라고 무책임하게 내버려두는 교사들.

3년치 노력을 단 하루에 발휘해야하는 것도 힘들고 버거운 수험생들을 수능이 끝났다고 무책임하게 방목해버리는 학교들.

일선 학교에게 묻고 싶다. 수능을 위해 입시를 위해 학교가 있는 것인지 말이다.

고3 수험생들은 다 알고 있다.이젠 대학 진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성적대로 줄서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취업 전선으로 또 다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고3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도 뒤가 개운치 않다. 오히려 꿈속에서 헤어나와 현실 속에 떨어진 게 아닌가 어리 둥절 할 뿐이다.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요즘 현실인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주어진 내년 3월 개학 이전까지의 황금같은 시간. 이들은 교사들의 무관심이 아니더라도 대학을 결정하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데도 하루해가 짧다.

수능 당일 지친 기색으로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보면서 마치 전장에 나가는 전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시험보느라 수고했다고 덜렁 디카(디지털 카메라)하나 던져주면서 생색내지 말고 그들의 고민을 같이 떠안아 줘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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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2005-11-27 13:58:36
나름대로 관점을 갖고 잘 짚어줬다ㅗ 생각하빈다.
건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