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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다 없다' 하면서, 민간 선심은 '펑~펑'
'돈 없다 없다' 하면서, 민간 선심은 '펑~펑'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11.26 12:1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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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년도 예산안, 말로는 '초긴축'...선심성은 '여전'

제주도가 내년도 예산안을 초긴축적으로 편성했다며 당초 약속했던 친환경급식사업비까지 대폭 축소하면서도, 정작 선심성으로 분류되는 민간경상보조금 등은 이번에도 대거 편성된 것으로 나타나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당초예산 1조95억원보다 10%인 1005억원이 증가한 1조11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내년도 예산은 일반회계 8438억원, 특별회계 2662억원이다.

#시정연설 "긴축재정 운영. 세출분야 구조조정 주안점"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제223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지방재정은 지역경기 침체와 지방세 수입 감소 등 세입여건은 악화된 반면, 내년 지방선거 실시 등으로 세출수요는 크게 늘어나 재정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은 긴축재정 운영과 세출분야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하고 각종 경상비도 올해 대비 20-30%씩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계층구조 등 주요 현안사업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예산에 대해서는 여력이 닿는대로 최대한 편성했다"고 말했다.

#민간경상보조금 대거 편성...약속한 친환경농산물 급식비는 '축소'

하지만 제주도 당국의 이러한 '긴축재정' 운영방침과는 달리 실제 예산편성에 있어서는 사업비 배정의 선(先)과 후(後)를 명확히 하지 못한 점들이 수두룩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도가 당초 공언했던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비를 내년에 13억9500만원을 반영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다.

제주도는 이 사업비를 35.8%에 불과한 5억원만 예산안에 반영했다.

행정부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는 지난 9월7일 회의에서 내년도 친환경우리농산물 학교급식 사업을 올해 10%에서 30%로 늘리기 결정했다.

이에따라 제주도교육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단체에서는 내년 사업에 대한 세부추진계획까지 확정했다.

그런데 내년 제주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는 이의 사업비가 대거 축소편성돼 제주도정이 친환경급식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안동우 의원(민주노동당)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의 문제점을 강하게 질타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급식 사업비보다 더 중요한 사업비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의 예산을 조속히 정상적으로 반영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내년 예산상황이 여의치 않아 5억원만 불가피하게 편성하게 됐다"고 변명하고 있다.

#불요불급-선심성 소지 민간경상보조금 '수두룩'

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불요불급하거나 선심성 소지가 짙은 민간경상보조금이 대거 편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도 주요사업비를 보면 자치행정과의 경우 민간경상보조금으로 '도정 주요시책사업비' 7000만원이 편성돼 있고,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해결'이라는 명목으로 민간자본보조 9억5000만원과 자치단체 자본보조금으로 9억5000만원을 나눠 편성했다.

민간행사보조금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이벤트' 5000만원도 편성됐다.

'최고경영자 대학강좌지원' 등 민간경상보조금 4400만원도 반영했다.

'단위노조별 각종 화합행사 및 세미나 지원', '산별노조 노사화합 시책추진사업' 등 민간행사에 대한 지원금 9600만원도 이번 예산안에 편성했다.

특히 사회복지과 소관예산에 있어서는 보훈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에 대한 민간경상보조금은 총 2억3580만원으로 올해에 비해 6400만원이 증액됐다.

뿐만 아니라 노인복지관련 민간경상보조금도 9200만원으로 올해에 비해 2000만원이 증액 편성된 것을 비롯해 보육관련 등의 민간경상보조금도 상당부분 편성됐다.

이와함께 업무추진비를 20%정도 줄여 편성했다고는 하지만, 풀사업비(재량사업비) 성격의 예산도 부서별로 상당부분 편성돼 있어 업무추진비 삭감편성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시민단체 및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에서는 "민간경상보조금 편성 관행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단체의  행사지원비나 운영비까지 지원해주면서 약속했던 친환경급식사업비 등은 대폭 축소하는 것은 제주도정의 초긴축 재정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곧 이의 문제를 공론화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제주도의회 예산심의 결과에 '주목'

한편 제223회 제2차 정례회 회기 중인 제주도의회는 12월2일부터 상임위원회별로 회의를 열어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고, 12월13일부터 15일까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삼)의 심의가 열린다.

이에따라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수정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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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납세자 2005-11-27 14:25:49
제주도청 2중대 역할을 자임한 도의회가 어쩔라구.

몇명이나 재선하는지 두고보자

.... 2005-11-26 13:56:40
단체보조금비리가 그만큼 발생했으면됐지 이런 예산 다 편성해주면서 학교급식은 외면하는 이유가 뭔가.
선거를 의식한 예산이라고 밖에 달리 볼수 없다

브레인 2005-11-26 12:57:22
언제 예산안다 뒤져봤나
...
놀랄노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