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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해도, 부족한게 '효(孝)'라고 했지요"
"죽을 때까지 해도, 부족한게 '효(孝)'라고 했지요"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5.11.24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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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아버지의 백수 넘긴 노모 봉양 '애틋한 치사랑'

백수를 넘긴 노모를 홀로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평교사로 재직하다 지난 1994년 정년퇴임한 장진종 할아버지(77.제주시 삼양2동).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 김선이 할머니(102)를 30여년간 봉양해 오고 있는 장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이다.

그나마 그동안 옆에서 도와주던 아내도 10년전 불의의 사고로 떠나 보낸 상태다.

그러나 아내를 잃은 슬픔도 잠시, 4명의 자식들도 직장생활을 위해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태라 아내를 잃은 슬픔을 오래 느낄 겨를도 없었다.

"자식된 도리로 당연한 것 아니냐, 부끄럽다".

자신의 효행을 부끄러워 하는 장 할아버지의 첫 말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노모의 수족이 되어주며 묵묵히 효행을 실천해 오고 있는 장 할아버지. 이같은 장 할아버지의 효행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장 할어버지는 오는 25일 제30회 삼성 효행상을 수상한다.

장 할아버지는 "전투는 사병이 하고 훈장은 장군이 타는 격"이라며 "주변에서 거들어 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지금이 있겠느냐"며 모든 공을 형제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래도 힘들때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1년에 한번정도 여행을 다니며 피로를 풀고 있다"며"이 기간에는 동생들이 어머니를 돌봐 드린다"고 말했다.

장 할아버지는 또 집 안 한쪽 벽에 걸려 있는 '心靜樂千年(심정락천년)'이란 족자를 가리키며 "힘들때마다 저 족자를 쳐다보면 '마음을 고요하게 가지면 오래오래 즐겁게 살 수 있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며 "힘들긴 해도 자식된 도리로 꼭 해야하는 일이 아니냐"며 반문했다.

장 할아버지는 또 "어머니의 식사를 차려 드려야하기 때문에 하루 3끼를 꼬박꼬박 먹게 돼 자신의 건강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장 할아버지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아는 것보다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지식만 갖고 만사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말을 끝으로 어머니의 점심 식사를 챙기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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