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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석 전 총장 "날 끌어들이지 마라"
고충석 전 총장 "날 끌어들이지 마라"
  • 좌보람 기자
  • 승인 2009.07.0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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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총장임용 거부사태와 관련해 고충석 전 총장이 6일 입장을 밝혔다.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행정학과 교수)은 이날 학내 전자게시판에 '교수회장 고경표 교수님께 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총장선거를 끝으로 보직자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이번 사태에 더이상 나를 끌어들이거나 연루시키는 치졸한 행태는 삼가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고 전 총장은 "교과부의 총장임용 거부사태는 제주대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런데 이런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교수회가 이번 사태가 마치 나의 음해와 모략에 의해 발생된 것처럼 비쳐지도록 호도하며 오히려 분열을 더욱 조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달 25일 교수회의 진상조사위원회 '제주대학교 총장임용 문제 관련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10개 항의 진정이 있었고 이 진정서에는 '고충석 총장 논문표절 아니다'라는 신문보도 관련 자료를 상세하게 첨부해 진정했다'고 적시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나를 혹은 나를 도와줬던 이들이 강지용 교수의 임용 거부사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 처럼 강력한 뉘앙스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7월 2일자 고경표 교수회장의 '총장 직무대리와 대학본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게재문에서 대학본부를 '현재의 사태를 재선거 국면으로 몰고 가 특정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선거운동집단'으로 매도했다"며 "문맥상 교과부 총장 재추천 사태의 중심에 나와 본부와의 연루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교수회장은 선거과정에서도 그랬듯이 총장임용 추천 거부 후에도 음모론적 시각에서 근거 없는 모략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 전 총장은 "퇴임 후 대학본부와는 가급적 비공식적인 관계조차도 단절하고 지내고 있다. 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본부 보직자들이 마치 내가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하수인이라고 생각하냐? 이것은 법적인 책임을 물을 정도로 나와 그들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나와 본부와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야비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고경표 교수회장은 총장선거 직전에 교수아파트, 국제언어교육문화센터(아라뮤즈홀) 등의 공사와 관련해 나에 대한 비리의록을 제기했다. 선거가 끝난 후 아무런 말과 후속조치가 후속조치가 없다"면서 "혹시 나의 낙선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별 볼일 없는 일이 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나를 당장 검찰에 고발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래서 비리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는 것이 제주대 가족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검찰에 고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수회가 나의 낙선을 겨냥해 나에 대한 음해성 정치공세를 한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며 "왜냐하면 고경표 회장은 선거기간 국면에 접어들어 비리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전 총장은 "현실 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마타도어식 수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교수회장 수당 월 백만원 포함 연간 예산 9천만원 내외, 전임조교 배치 등 적지 않은 예산을 받고 있는 교수회가 합리적인 대안 제시는 뒤로하고 특정인 죽이기에 혈안이 되는 것이 교수회의 본래적 기능이냐"고 비난했다.

[전문] 교수회장 고경표 교수님께 드립니다.

저는 지난 4월 30일 총장직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안식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서 걸어온 인생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돌보지 못했던 건강도 챙기고 그 동안 공무로 소홀히 했던 지인들과 교분도 나누며 지내고 있습니다.

총장직을 마무리한 이후 홀로 자성과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갖고 있던 제가 부득불 이글을 써야한다는 것이 참으로 참담하며 한편으로는 자괴감마저 들게 됩니다. 
최근 교과부의 총장 임용 추천 거부사태는 제주대학교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분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할 교수회가 이번 사태가 마치 저의 음해와 모략에 의해 발생된 것처럼 비쳐지도록 호도하며 오히려 분열을 더욱 조장시키고 있는 것 같아 분개합니다.
특히 6월 25일 교수회의 진상조사위원회 ‘제주대학교 총장임용 문제 관련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10개 항의 진정이 있었고 이 진정서에는 “고충석총장 논문표절 아니다”라는 신문보도 관련 자료를 상세하게 첨부하여 진정하였다』고(진상보고서 p.11) 적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저나 혹은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이 강지용 교수의 임용 거부사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처럼 강력한 뉘앙스를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경표 회장은 KCTV 대담프로에 출연하여 우회적으로 제가 강지용 교수 임용거부 사태에 대해서 책임있는 사람처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음해들에 대해서도 재선에 도전했던 전임총장의 업보로서 인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7월 2일자 고경표 교수회장의 ‘총장 직무대리와 대학본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게재문에서 대학본부를 “현재의 사태를 재선거 국면으로 몰고 가 특정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선거운동집단”으로 매도하였습니다.
이것은 저의 이름을 적시하지만 않았을 뿐, 문맥상 교과부 총장 재추천 사태의 중심에 저와 본부와의 연루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거 대척점에서 벗어나 있는 저로 하여금 분노케 합니다. 교수회장은 선거과정에서도 그랬듯이 총장 임용 추천 거부 후에도 음모론적 시각에서 근거 없는 모략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고경표 회장께 묻겠습니다.
저 고충석이가 교육과학부에 투서를 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기 바랍니다.
진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 고충석이는 절대로 교육과학부에 총장 1순위 추천자인 강지용 교수에 대한 투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전직 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교수회장께서는 제가 대학본부를 조정하고 이번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대학행정은 법과 원칙 그리고 관행 등에 의해 수행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이러한 복잡한 행정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최치규 총장 직무대행이 이끄는 현 대학본부도 이런 법정신과 원칙에 의거해서 행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퇴임 후 대학본부와는 가급적 비공식적인 관계조차도 단절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본부 보직자들이 마치 제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하수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법적인 책임을 물을 정도로 그 분들과 저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더 이상 그분들을 모독하지 말기 바랍니다.
저는 퇴임식에서 총장 1순위추천자인 강지용 교수문제가 법과 원칙에 의해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저와 본부와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야비하지 않습니까? 사태의 본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3의 희생양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입니까?
지난 총장선거를 끝으로 보직자로서의 저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그러므로 본 사태에 더 이상 저를 끌어들이거나 연루시키는 치졸한 행태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서 자신의 일을 도모하는 소인배는 아닙니다. 적어도 오늘날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묻어두고 가려 했는데, 이 기회를 빌어 분명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주시길 정중히 요청합니다. 고경표 교수회장은 총장 선거 직전에 교수아파트, 국제언어교육문화센터(아라뮤즈홀) 등의 공사와 관련하여 저에 대한 비리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아무런 말씀과 후속조치가 없으십니다. 혹시 저의 낙선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별 볼일 없는 일이 된 것입니까? 저를 당장 검찰에 고발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그래서 비리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것이 제주대학교 가족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수회장이 제기한 건물신축과 관련하여 단돈 만원도 받은 적이 없음을 명확히 밝히는 바입니다.
검찰에 고발하지 않으신다면, 그 것은 교수회가 저의 낙선을 겨냥하여 저에 대한 음해성 정치공세를 한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경표 회장은 선거기간 이전에도 건물신축과 관련하여 문제제기가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선거국면에 접어들어 비리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현실 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마타도어식 수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불편부당하게 운영되어야 할 교수회가 진정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교수회장 수당 월 1백만원 포함 연간 예산 9천만 원(2008년 8,600만원, 2009년 9,900만원 책정)내외, 전임조교 배치 등 적지 않은 예산을 받고 있는 교수회가 합리적인 대안 제시는 뒤로 하고 특정인 죽이기에 혈안이 되는 것이 교수회의 본래적 기능입니까?
왜 조용히 있는 사람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계속해서 끌어들입니까?
저를 희생양으로 잡으려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십시오, 교수회의 건강한 발전과 제주대학교의 번영과 성장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아직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자성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우리 교수회와 대학사에 죄를 짓는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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