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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죽음' 27살의 청년 '의사자'로 인정
'의로운 죽음' 27살의 청년 '의사자'로 인정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6.19 13:3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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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선원 구하려다 숨진 故 양석원씨 의사상자 포함

지난2월 28일 물에 빠진 동료선원을 구조하기 위해 해상으로 뛰어내렸다가 숨진 제주 출신의 양석원씨(27.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가 18일 '의사자'로 인정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2009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살신성인의 용기와 행동을 몸소 실천한 7명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의사자에는 고 양석원씨와 노래방 여주인을 칼로 위협하는 손님을 제지하다 칼에 찔려 사망한 김병록(당시 48세)씨가 인정됐다.

의상자에는 ▲의사자 양씨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어깨를 다친 이영섭(30)씨 ▲길거리에서 폭행당하는 여자를 구하려다 부상한 정순희(45·여)씨 ▲주점 여주인을 칼로 찌르는 손님을 제지하다 다친 원정남(54)씨 ▲절도 용의자 검거 과정에서 다친 황석명(55)씨 ▲거주하던 건물의 불을 끄다 2도 화상을 입은 이문범(49)씨 등이 선정됐다.

의사상자는 각종 범죄 및 화재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급박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려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다.

양씨는 지난2월 28일 오전 6시께 통영 동호항에서 조업차 출항해, 같은 날 오후 4시40분께 통영시 소재 욕지도 남동쪽 약 35마일 해상에서 유자망 어구 투망 조업을 하던 중, 선원 정모씨(48)가 갑판에서 그물에 발이 걸려 해상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씨가 물에 빠지자 당시 9명이 승선하고 있었는데, 이중 양석원씨가 곧바로 바다로 뛰어내려 정씨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정씨는 실종되고 양씨는 배 위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양씨의 시신은 고향인 제주로 옮겨져 지난 3월6일 장례가 치러졌다.

사고를 당한 양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오랫동안 자원봉사활동에 매진해 오다가 지난달 19일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한번 해보면서 경험을 쌓아보겠다"면서 어선의 선원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원 일을 시작한지 정확히 9일 만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2남2녀 중 장남인 그는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출신으로 물메교와 귀일중, 제주상고(현 제주중앙고)를 졸업한 후, 많은 자원봉사활동을 해왔다.

2005년 한국자원봉사센터 협회 소속의 1365중앙구조단의 핵심멤버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봉사활동을 해 왔다. 2006년 전라북도 정읍에 폭설이 내렸을 때 그는 봉사단원들과 함께 현장에 뛰어들어 재난구조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 정읍 폭설 재난방재 공로로 받은 위로금 3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내놓아 당시 자원봉사단 내에서는 귀감이 되기도 했다.

당시 세계일보 2006년 1월 2일자 기사에서는 전북 정읍 폭설피해보도를 하면서, "제주도에서 농민들의 아픔을 나누겠다며 달려온 양석원(25)씨도 지난 1일부터 이틀째 정읍시 덕천면에서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치우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고 양씨의 선행을 소개하는 보도를 했다.

민영통신사 뉴시스도 2006년 1월1일자 관련 보도에서 "심각한 피해 상황을 방송을 통해 접한 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찾아왔다는 양석원씨(25)는 제주도에서 이날 아침 배편을 이용해 정읍시에 도착, 김씨와 함께 붕괴된 축사에서 구슬땀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재난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며 10만원을 건네는 등 평소 남달리 의협심이 강해 봉사자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방재안전관리사 자격을 취득하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센터장 조원철 교수)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비롯해, 남을 도울 수 있는 기술들인 수영, 응급처치, 스킨스쿠버, 운전 등 다양한 기술을 익히며 자원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양씨가 바다에서 동료를 구하려다 숨지자 고향인 애월읍 수산리를 비롯한 제주 지역 주민 1000여 명이 양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추천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2009년 의사자 유족에 대한 보상금 고시’ 에 따라 의사자에게는 1억9700만원, 의상자에게는 9등급까지의 부상 정도에 따라 최고 1억9700만원에서 최저 1000만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된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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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009-06-20 18:27:35
하늘에서도 분명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편안하소서...

편집국 2009-06-19 23:24:03
지적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기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구의 아버지 2009-06-19 22:52:39
뉴시스 보도...양석원(3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