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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후보군에 신랄한 비판 '이상한 편지' 파문
도지사 후보군에 신랄한 비판 '이상한 편지' 파문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6.17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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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가정집에 '도지사 출마예정자' 비판 괴편지 배송

차기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선거 출마 예정자들에 대해 신랄히 혹평하는 '괴편지'가 몇몇 가정으로 배송돼 경찰이 선거법위반 여부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다.

가정주부인 김모씨는 최근 집으로 배송되어 온 이상한 편지 한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제주시 00동 김00'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 봉투 안에는 A4용지 2장 분량의 워드로 작성한 편지가 씌어져 있었다.

내용은 다름 아닌 내년 도지사 후보로 거명되는 사람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 현직 도지사에 대한 대안도 없는데 왜 주민소환운동을 추진하느냐며 주민소환운동을 추진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도 실려있다.

"나가 누구 편들젠 허는 건 진짜 아니여만는 요새 다음 도지사 선거 때문인지 현직 도지사 욕허멍 댕기는 놈덜도 많고, 심지어 아무 대안도 없이 주민 소환이네 뭐네 허멍 돌아댕기는 사람덜도 이신거 담따마는이.경헌디 과연 그것이 제주도를 위해 바람직헌일일까. -중략- 또 요즘 신문에 차기 제주도도지사선거후보들 나왐지마는이 누가 봐도 현재 도지사의 대안은 어신거담따마는 한번 보라게."

제주사투리를 의도적으로 사용한 듯해 보이는 이 편지의 첫 문장은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과 현직 도지사의 대안이 없다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우선 000과 000이는 -중략- 이미 여러군데서 불출마 선언하고 지난 선거이후 제주도에 거의 내려오지 조차 않는 걸로 봐선 선거 안나오젠 허는 것이 확실하니까 더 말은 안하고 중앙에서 고향을 위해서 더 큰일들 해주기만 빌키여 마는이."

종전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인사 2명에 대해서는 '불출마' 할 것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그리고 새로운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모 인사에 대해서는 "이 영등할망이 진심으로 애정어린 충고 한마디 허키여. 진짜 이녁 인물이 아까왕 허는 말이난 잘들으라이.-중략-이녁도 알다싶이 제주선거는 일물, 능력, 정책보단 괸당과 조직이 우선인데, 과연 이녁이 믿을 수 있는 조직이 뭐가 이서?"라며 출마를 하지말 것을 권고했다.

지난 총선 당시 출마했던 모 후보에 대해서는 "한참 선배인 000을 짓밟듯이 지 잘난줄만 알고 뭉칠줄 모르는..."라며 신랄히 비판했다.

그런 다음, 또다른 도지사 출마 예상자에 대해서도 예전의 사건을 거명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이 외에 다른 도지사 후보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각각의 후보군에 대해 과거의 행적을 거명하며 혹평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편지 말미에는 "생각이 짧은 오라방덜이 제주에 변화가 필요허댕허멍 도민들을 선동하고 있지마는이. 변화가 항상 좋은건 아니라, 제주측별자치도는 항공모함이 태평양바당을 잘 헤쳐 나가고 있는데 이럴때 선장을 바꿔불민 그 배가 어디로 가불크냐?"라면서 주민소환운동에 대해 비판했다.

"게난 제주도민들아, 대안없는 비판만 하지말고 지금 일하는 사람이 더 잘할수 있도록 박수를 쳐주고 격려해 줘야 제주도가 발전허게 된다이. 영등할망이 고람시난 꼭 맹심허고 이 편지는 여러사람이 돌려보고 복사허영 전달해 주라이."

그런데 이 편지가 누가 작성했는지, 그리고 보낸 진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경찰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섣부른 단정은 어려울 듯 하다. 글의 내용상으로는 현직 도지사에게 유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선거 때 이따금씩 이런 류의 글이 나오기는 하지만 '역 전략'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제주도의 한 공무원은 "주민소환 찬반을 떠나서 과연 누가 그런 글을 보내겠느냐. 이는 주민소환 때문이 아니라 선거전략으로 역효과를 유도하기 위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지방경찰청 수사과장 지휘하에 지방청 수사2계를 비롯해 3개 경찰서 지능팀에 수사전담팀 4개팀을 편성해 이 부분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오후1시30분께 제주시 모 우체국 앞 우체통에서 내년 도지사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혹평하는 편지물 100여통을 수거했다. 현재 이 일대 CCTV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지문감식 및 탐문수사 등을 벌이고 있다.

이와관련해 최광화 청장은 "유인물 발생사건을 보고받고, 관계자들에게 경찰력을 총동원해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고 앞으로 불법선거 사범이 발을 붙이지 못하다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특별지시했다"고 밝혔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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