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담배값, 그리고 특별자치와 김태환 지사
담배값, 그리고 특별자치와 김태환 지사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5.11.13 10:0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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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과 계속 집권을 꿈꾸는 집권당이 반발이 심한 직접세보다 간접세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

담배, 소주에 붙는 세금의 인상은 반발이 있더라도 국민 건강 명분이면 대충 넘어가기도 쉽다. 정부가 부족한 돈을 만들어 내느라 담배값을 올리려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오백원에 목숨걸며 '노무현 ×××, 김근태 ×××', 열받는 대중의 정서를 이제 이해한 것 같아 다행이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직접세를 좀 더 올려야겠지만 경제도 어렵다하고 올려받자 월급쟁이 주머니니 있는 돈으로 잘 써야 할 것인데 담배값만 껄덕거린다.

욕은 담배값에서 시작됐지만 똥인지 된장인지, 누가 자기 지지세력인지 개혁의 대상인지를 구분 못하는 저들의 어정쩡한 국정운영에 더 큰 분노가 있다. 김근태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이후 복지와 의료예산이 많이 늘었다.

나는 그 예산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화가 난다. 내가 화나는 것은 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그가 고작 담배값에 의존하고 돈 먹는 하마와 같은 큰 문제에는 반발을 의식해 대충 넘어가기 때문이다.

# 1

 여름 땡볕, 겨울 칼바람에 몇 대 없는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이 안스러워 차를 태워주고
목적지를 물어보면 대개가 병원이다.

내는 보험료가 아까워 가지 않던 병원을 요새는 감기만 결려도 구경 삼아간다.  단언하건데 감기와 신경통, 콧물 흘려도 일주일씩 아이 병원 데리고 가는 방정맞은 저 젊은 엄마들과 매일 아픈 다리, 허리 물리치료 받는 노인들, 심지어 두군데씩 병원 가는 노인들, 의원과 약국은 망할 것이다.

내 몸의 감기가 남의 암보다 큰 병인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 병원 가라 오라는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정책적으로는 방법이 있다.(예방의학 체계가 아니라 병이 돈이 되는 미국식 병원체계를 닮은 종합병원의 혜해는 너무 중하여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뺀다.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죄가 너무 중해서다.)

# 2

얘들 학교 파하면 학원 가고 학원 끝나면 공부방, 지역아동센터에 간다. 수능공부방도 있다.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1980-1990년대의 자생적 노력이 정부의 예산지원에 나랏돈 빼먹는 데 소질이 있는 유능한(?) 몇몇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실제로 국민일보 광고란에 보면 교회가 지역아동센터, 노인시설, 복지관을 만들어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세미나를 한다는 통탄할 광고가 많이 나온다.)

폐해 때문에 꼭 필요한 복지사업이 부정되어서는 안되지만 김근태 장관과 보건복지부 공무원 빼놓고 예산이 허망하게 낭비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대 근태야 근태야 뭐하는 것이냐. 의사와 약사들이 너를 뽑아 줄 것 같으냐. 나랏돈 지원 받으면서도 3. 1절에 구국기도회하며 네 당은 좌파 공산당이라 설교하는 저 목사와 중들이 너를 뽑아줄 것 같으냐. 의사협회, 약사협회, 복지시설의 저들과, 저 막강한 세려과 싸우기가 어렵겠지만 김근태가 표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방법뿐이다.

명분의 정당성으로 흠집이 상처가 나고 상처가 피투성이가 되어 만신창이가 된 다 해도 그 싸움의 노력을 인하여 사람들은 담배값이 아니라 표와 마음도 줄 것이다.(일요일 쇼프로에 나와 별 쇼를 해도 저 사람들은 절대 찍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에 김근태 장관 같이 혼란에 빠진 이가 또 있다. 김태환지사다.  김근태 장관이 담배값에 매달린다면 김태환 지사는 특별자치도에 매달린다.

지금의 의료. 복지 체계에 대한 조정없이는 예산만 커지는 구조를 막을 수 없고 그 해결책이 담배값 인상이 아니듯이 특별치도와 같은 외형의 문제로 김태환 지사는 표를 얻을 수 없다. 개나 소나 특별자치도를 떠드니 주의를 환기시키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 3

호박에 줄그어서 수박이 안 되는 것처럼 '특별자치도'라는 말을 붙인다고 하여 제주도가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다.

재정자립도가 취약해 나랏돈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제주도의 현실에서 특별자치의 의미는 고작 교대와 사대의 통합 논의처럼 중앙정부정책의 실험장으로서 '제주특별자치도'이다.

다른 지역의 표심도 의식해야 할 냉정한 정치판에서 정부가 오십만표도 안 되는 제주의 표심을 의식해 특별 배려를 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APEC회의가 정치논리로 막강한 표를 갖고 있는 부산에 유치된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라.)

특별자치도는 재정자립도가 완전하다 못해 넘쳐나 세금인하를 논의하고,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귀찮은 강남구에서나 가능할 일이다.

# 4

노무현은 십 년 후의 기반산업이 의료와 생명공학이라 그의 백화점식 독서 결과를 토대로 피력한 바 있는데 삼성의료원과 삼성생명을 통해 의료시장에서 막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재벌의 의료산업 진출의 욕심과 죽이 맞아 특별자치도법안에 의료개방이 포함됐다.

한림의 서부병원이 2년이 안돼서 경영난으로 문 닫은 것을 보면 병원도 환자 많고 협력시설이 풍부한 서울에 짓지 제주도에 수천억씩 들여 지을 것 같지는 않다.

경제 효과는 없이 그나마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최대장점으로 인정받는 전국민건강보험체계를 미국식의 보험사 중심의 체계로 바꾸기 위해 만만한 제주를 타켓으로 삼은 것 같다.(돈 잡다 먹는 의료부문을 정부가 붙잡고 머리 아파하느니 기업에 넘겨 시장 논리에 국민 건강을 맡기자고 하겠다. 실제로 교도소를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으니 전혀 앞서나간 추측도 아니다.)

# 5

결국 돈 없고 빽없는 제주도가 가진 것은 자연환경과 사람뿐이다. 땅 주고 세금 면제해주고
외자를 유치한다고 했는데 국제 자유도시 3년이래 콧수염 기른 홍콩의 자본 1500억원외에 실적이 없다.

이것도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이다. 조지 워싱턴대가 들어오려다 안들어 온 것을 보면 특별자치도가 된다 한들 외국의 유명대학이 제주에 분교를 설치할 것 같지는 않고 사설 영어교습소같은 학원 몇 개 올 것 같은 데 유학을 보내는 이유중 그 나라의 문화와 언너를 배우는 목적이 크니 영어 배우러 싱가포르, 필리핀 가지 제주도로 올 것 같지는 않다.

공교육에 혼란을 주면서까지 교육을 개방해 고작 영어학원 몇 개 얻자고, 성공한다하더라도 고수입이 없는 가난한 제주의 학부모는 보낼 수 없다.(여론조사에서 의료와 교육개방에 찬성비율이 6∼70%라 하던데 이것은 지금의 의료체계와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과 개선의 요구이지 재벌의 의료산업진출과 공교육이 파탄나는 교육시장으로의 전환에 찬성한 것이 아니다.)

# 6

 '몸 주고 마음주고 사랑도 준다하는데' 결국 실속은 없는 허망한 의료, 교육개장에 매달려 도민사회 분열, 공교육 혼란, 좋은 장점 전국민건강보험체계를 파탄시키느니 차라리 '기생관광 도박과 마약 특구'를 만드는 것이 경제발전에 낫다. 섹스산업처럼 파생효과가 크고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

도박도시 마카오, 라스베가스의 화려함을 보지 않았느냐. 마약 나쁘다 하지만 영국은 아편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만약 기생관광 도박과 마약특구에  애해 안 된다고 하면 의료와 교육개방을 필두로 제주를 자본에 조차하는 특별자치도도 안 된다.

제주경제발정이 우리 사회의 삶의 조간이 되는 윤리규범을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행정구조 개편. 특별자치도 몇 년 간 제주도와 언론이 파먹고 살던 주요 이슈다. 특별자치도가 빛 좋은 개살구인 것이 밝혀지면 섹스와 도박. 마약 특구가 제주사회의 이슈로 등장할지 모른다. 그래도 기생관광은 피임만 잘하면 그 세대에서 도박과 마약도 그 세대의 폐해로 끝나지만 자연과 교육을 팔면 우리 후대를 파는 것이 되어 그 폐해는 더 크고 길다.)

나는 김태환 지사의 제주사랑도 믿고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욕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둘 다 욕심을 모두 낸다. 당연하다.

그런데 정말로 두 가지를 모두 얻으려면 김근태 장관이 의사와 약사등의 만만치 않은 세력과의 불리한 싸움으로 피투성이가 되어야  성공 할 수 있듯이 쉬워 보이는 '특별자치도'가 아니라 주민 자치와 정치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제주도의 미래를 잡아야 한다.

보기 싫은 시민단체와 만나 핏대도 올리고 화학비료와 농약이 아니면 농사가 안 된다고 굳게 믿는 농민들과 만나 생태, 친환경농업에 대해 설득도 해 보고 욕을 먹더라도 행정구조개편만이 아니라 공무원 구조조정도 단행해야 한다.

어차피 성과는 나중 문제다. 진정성이다. 뉘라서 완벽히 잘 할 수 있는가.

슈퍼맨을 원치 않는다. 단신의 진정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만족하고 기꺼이 표를 줄 것이다. 중앙 정치는 돌발변수가 많아 야바위가 통할지 모르지만 지역이 조고 괸당사회인 제주에서는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더욱 더 그래야 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는 결국 돈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국제 자유도시처럼 몇 년을 우려먹을 수 있는 의제가 아니라 단기간에 모든 것이 노출 될 수 없는 한시적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상명에서 장금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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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2014-09-11 17: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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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05-11-22 18:07:59
너무너무 시원하네요. 이 내용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껴야 할 사람이 있는데...

달팽이아빠 2005-11-14 14:54:31
거침없이 맘놓고 쓰셨군요...

재미있게...뼈 있는 글...잘 읽었습니다.

종종 온라인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

독자 2005-11-13 11:57:44
앞으로 글 많이 써주세요.

욕설은 좀 삼가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