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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제주특별자치도 제주 공청회 결국 '무산'
[종합]제주특별자치도 제주 공청회 결국 '무산'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5.11.09 16:3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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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공청회, 단상점거로 무산...11일 오후 3시 공청회 재개최

9일 오전 10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공청회'는 한차례 연기 끝에 결국 무산됐다.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기획단과 제주도는 이날 오전 10시 개회를 선언하고 국민의례를 가졌다.

그러나 국민의례가 끝나자 마자 방청석에서는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공청회는 무효다"는 외침이 잇따랐고, 급기야 일부방청객들이 단상으로 몰려가 주최측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공청회장은 일순간에 고함과 함성으로 얼룩졌다.

이에 계속되는 단상점거 농성과 공무원들간의 고성이 오가면서 장내는 충돌 일보직전의 상황으로 악화됐다.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자 오인택 제주도 특별자치담당관은 오후 3시로 공청회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 공청회는 속개가 선언됐으나 단상을 점거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공무원, 경찰 등이 서로 뒤엉키면서 몸싸움 직전까지 가자 오후 3시39분 공청회의 좌장을 맡은 양영철 제주대 교수가 "여러 여건상 공청회 진행은 더 이상 어려워, 이것으로 공청회를 종료하고자 한다"고 선언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도지사 참석하지 않은 공청회는 무효" 단상점거 농성

이날 상황은 공무원과 경찰의 좌석선점과 도지사의 공청회 불참 문제를 놓고 촉발됐다.

공청회가 개회되자 마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병원 노조 회원들은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공청회는 무료'라고 주장하며 단상으로 뛰어올라갔다.

특히 피켓과 현수막을 준비하고 나온 제주도내 병원 노조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단상을 점거하고 '형식적 절차인 공청회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공청회는 장시간 중단됐다.

단상을 점거한 방청객들은 "도민의사 수렴없는 공청회는 무효다",  "제주도지사는 공청회에 즉각 참석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김한욱 부지사 "원만한 진행 협조" 요청

이에 오전 10시49분께 김한욱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단상으로 올라가 공청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한욱 부지사는  "제주도의 발전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한다. 특별법은 많은 의견을 수렴해 최상의 방안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도지사가 없을 때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김 부지사는 또 "앞으로 법안내용 들어보고, 다시한번 공청회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며 점거농성을 계속했다.

#오후 3시 재개된 공청회도 '파행'...결국 '무산'

상황이 이렇듯 악화되자, 오인택 제주도 특별자치담당관은 오후 12시32분께 "공청회를 오후 3시에 재개하겠다"고 밝혀, 공청회는 일단 연기됐다.

하지만, 오후 3시 속개된 공청회 역시 오전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오인택 특별자치담당관이 좌장인 양영철 제주대 교수에게 진행을 해줄 것을 주문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발언대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는 일부 몸싸움이 있었고, 경찰력이 단상 앞으로 전진 배치되면서 상황을 전면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으나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았다.

또 일부 공무원의 경우 단상위로 올라가 시민.사회단체에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제주도 "11일 오후 3시 민속관광타운서 공청회 재개최"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기획단과 제주도 관계자들은 공청회가 무산되자 굳은 얼굴로 공청회장을 빠져나갔다.

제주도는 11일 오후 3시 제주민속관광타운 탐라극장'에서 재개최하겠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그러나 서귀포시 공청회의 경우 발제와 토론이 이뤄지는 도중 일부 단체의 단상점거로 추가적인 의견을 별도로 제출토록 하면서 끝을 맺었기 때문에 재개최 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공청회 재개최에 관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추진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자치역량이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범도민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인 공청회 자체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저지한 일부 단체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원점서 재검토해야"

공청회가 파행으로 끝나자 '제주특별자치도 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강봉균 상임공동대표는 "도민분열이 극심화된 상황에서 특별자치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시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라면 특별자치도를 만들더라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공청회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사실 오늘 이런 상황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공동대책위 차원에서는 공청회 방청석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우리의 요구를 전달할 생각이었는데, 공무원과 경찰의 좌석 선점 및 여러가지 자극적 요소들이 이러한 돌발적 상황을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근 공동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공청회장에 도청 공무원도 모자라 경찰공무원까지 동원한 것은 속된 말로 '너무 속보이는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차대한 공청회를 공고한 제주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를 '반대를 위한 소란'으로 취급하며 공청회를 진행하려는 것을 보면서 이 공청회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요식적인가를 잘 보여준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순문 공동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공청회가 왜 파행적이었는지 그 이유를 떠나,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에 대해 도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단상점거농성의 일선에 섰던 김효정 제주대학교병원 노조 지부장은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 허용을 막기 위해 제주도내 병원노조 뿐만 아니라 전국 병원노조에서 참여해 공청회 투쟁을 벌였다"며 "일단 우리의 요구를 잘 전달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영리법인 의료기관 설립 허용을 저지하기 총력적인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공청회도 거센 항의소동 끝에 결국 '무산'

한편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 주최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공청회' 역시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12시 10분경에 세번째 발제가 끝나고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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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ds2030 2005-11-17 14:35:37
모읍사무소에서도 지난주 제주특별자치도 공청회를 갖은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상의 공청회였을 뿐 진정으로 주민 수렴을 할 의사는 없는 공청회였다. 각 리장과 몇몇 청년회장이 참석하여 의석에 절반은 공무원과 인구주택총조사를 담당하던 조사원이 전부였다. 이런 공청회가 계속된다면 이와 같은 공청회무산과 도민의 반발은 더욱 더 거세지리라본다.

.... 2005-11-09 19:10:00
공무원동원해 좌석 선점했다...
문제를 좌초했군.
혁신 공무원이 어째 이런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