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이 같은 당의 3선 중진 이낙연 의원(영광)과 '굴비'를 놓고 물밑싸움을 벌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1일 오전 과천에서 부처장관 등 정부위원과 한국식품연구원장 등 민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특구위원회를 개최하고 전국 최대의 참조기 생산지인 추자도를 영광군과 함께 '참굴비.섬체험 특구'로 심의, 의결했다.
제주 추자도의 참굴비가 영광군의 굴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최종 결정이 있기 전까지 그 이면에는 제주출신 강창일 의원과 영광출신 이낙연 의원의 보이지 않는 한판승부가 있었다.
추자도를 특구로 지정하는 제주시의 요청이 있자, 영광군의 반발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 지역 3선 의원인 이낙연 의원이 현재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특구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지식경제부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유의 브랜드네임을 가지고 있는 영광굴비의 손을 들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부상한 추자 참굴비의 손을 들어 줄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던 지식경제부는 결국 추자와 영광군 모두를 공동 지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동안 굴비 하면 '영광굴비'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국내에 뿌리 박혀 있는 상황에서, 제주 추자도 참굴비 역시 '특구'로 지정받게 된 이번 결과를 놓고 보면 물밑 싸움은 결국 강창일 의원이 이겼다는 분위기다.
영광의 경우 만약 이번 특구지정에서 밀렸을 경우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을 뻔 했던 반면, 제주 추자도의 경우 영광 입장에서 보면 신생 경쟁지이기 때문이다.
강창일 의원은 "이번 영광과의 경쟁에서는 기민한 행정력을 선보인 제주시 당국과의 공조가 주효했다"면서 "추자도 참굴비 특구 지정으로 정부가 인정하는 굴비특구라는 명칭사용을 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추자도 참굴비에 대한 국민적 인지도 및 브랜드 가치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