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내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쓰인다고?"
"내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쓰인다고?"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5.01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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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보이스피싱 사기에 편승해 대포통장 관련 범죄 급증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과 관련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제주시에 살고있는 김모 씨(26)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는 얼마 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대포통장 판매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서 검거된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통장을 조사하던 중 김 씨 명의의 예금통장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통장은 서울에서 만들어진 통장이었으며 통장이 만들어질 당시 김 씨는 제주도 있던 것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며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해 만들어진 통장일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김 씨는 "최근 몇년간 서울에 간적도 없는데 한번도 거래한 적도 없는 은행에서 내이름으로 통장이 만들어져 보이스피싱에 쓰였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밝혔다.

이렇듯 다른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만들어진 대포통장들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현금을 이용한 대포통장의 거래가 급증하면서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자신의 명의로 통장 10여개를 만들어 다른사람에게 130만원을 받고 판매한 20대가 경찰에 검거돼기도 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대출을 알선해 준다며 후배의 통장 9개를 다른사람에게 양도한 30대가 검거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돈을 입금한 계좌를 추적한 끝에 잡힌 것으로 이렇듯 대부분의 양도된 통장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장을 팔겠다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간단하게 통장을 사고 판다는 게시물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중에는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통장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OO상사라는 상호를 내걸고 전문적으로 통장을 구입하는 글도 볼 수 있었다.

이 중 통장을 판매한다며 인터넷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린 한 사람은 "가정형편도 어렵고 돈이 필요해서 이렇게 통장을 판매하게 됐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가 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통장양도와 관련해 전자금융거래법이 마련됐으나 사람들의 인식부족과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관련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통장양도 관련 범죄의 근절을 위해 홍보 및 계도 등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와 편승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시민들은 통장의 양도로 인해 보이스피싱도 큰 문제이지만 범죄의 도구를 제공하는 이런 통장양도 역시 큰 문제라며 이와 관련된 특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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