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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벚나무도 빗자루병에 감염됐다"
"한라산 벚나무도 빗자루병에 감염됐다"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4.15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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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시, 벚나무빗자루병 방제대책 간담회

5.16도로 일대 왕벚나무가 집단으로 빗자루병에 걸려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라산 국립공원에 식재된 벚나무 2그루에도 빗자루병이 걸렸다는 의견이 제기돼 거론되고 있는 빗자루병 발생 지역 뿐만아니라, 벚나무가 식재된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제주시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에 식재된 벚나무류는 총 6만3000본으로, 왕벚나무, 산벚나무 등 11종이다. 이 중 빗자루병에 걸린 벚나무는 총 1만2500여본으로, 5.16도로변 등 가로수.공원 및 녹지 조경수, 개인정원.기관.기업.학교울타리 등 고경식재 수목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벚나무 687본(왕벚나무 589본, 겹벚나무 98본)이 식재돼 있는 제주산업정보대학과 제주골프장, 견월악 제주마 방목지 등 5.16도로 일대는 이 중 반 이상인 358본이 빗자루병에 걸린 상태다.

이 중 305본은 빗자루병이 심각한 상태이며,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159호 왕벚나무 자생지와 연접해 있어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대한 방제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곰팡이균에 의해 발병하는 빗자루병에 걸리면, 나무 잔가지가 빗자루 모양으로 뭉쳐서 돋아난 뒤, 가지 전체가 말라죽는다. 하지만 이에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빗자루병에 걸린 부위에 살균제를 살포하거나 잘라내 소각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또, 해마다 벚나무 빗자루병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규명 내지는 연구가 부족해 빗자루병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발병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벚나무빗자루병 방제실적은 583본, 지난해 581본, 지난 2007년 185본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보호차원에서 빗자루병벚나무 제거해야"

이에 제주시는 벚나무빗자루병 방제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14일 오후 4시 30분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세미나실에서 '벚나무빗자루병 방제대책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문홍.소인섭 제주대학교 교수, 김철수 환경자원연구원 한라생태환경 연구부장, 이내증 미림개발 대표, 신창훈 환경자원연구원 한라생태환경 연구사, 강영제 난대산림 연구소 연구사,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장,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환경정책팀장, 김효철 사단법이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빗자루병이 심각한 5.16도로변 벚나무에 대한 방제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5.16도로변 벚나무를 모두 제거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심각한 벚나무만을 제거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빗자루병이 심각한 5.16도로변 벚나무가 이 일대 천연기념물 제159호 왕벚나무 자생지에 감염 확산의 가능성이 있다면 벚나무를 제거해야 하는데에 한입을 모았다.

그러나, 5.16도로변 일대 빗자루병이 심각하지 않은 벚나무의 경우, 치료를 통해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가로수로써의 벚나무의 역할과 이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요소를 감안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내증 대표는 "빗자루병에 걸린 벚나무가 오히려 경관을 저해한다면,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주의 왕벚나무의 탈을 쓴 벚나무들이 있다. 무조건 제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벚나무의 순수한 형질에 대해 규명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훈 연구사는 "5.16도로변 벚나무는 나무 가로수로써의 가치가 없다고 보여진다. 심한 부분은 단계별로 3년동안 제거작업이 진행됐으면 한다"며 "이 일대 말고는 다른 지역은 경증상태가 많다"며 "집약적으로 관리만 한다면 크게 문제가 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소인섭 교수는 "무조건 벚나무를 자르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현장에 가보니 빗자루병이 심각해 가만히 놔두면 안되는 상황이다"면서도 "하지만, 이 일대의 벚나무를 모두 제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관음사 부분에는 벚나무가 아주 질이 좋다. 경증상태인 벚나무는 보식을 통해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철 사무처장도 "경증의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면, 집중적으로 경증부분에 조력해가지고 살릴수 있는 쪽으로 의견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주 팀장은 "5.16도로변 벚나무가 이 일대 천연기념물 왕벚나무 자생지에 감염이 돼 피해를 줄수 있다면,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서도 지체없이 제거해야 한다"며 "하지만, 가로수관광상품화 등 사회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판단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영철 팀장도 "나무의 병이라는 것이 간단한 방제로 50%정도의 효과를 걷을수 있다. 가로수라는 측면에서 경제적 이득이라든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벚나무 빗자루병에 대한 원인과 대책방법에 대해 확실히 나와있지는 않는것 같다. 연구를 많이 해 데이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김문홍 교수는 "한라산 국립공원에 식재된 벚나무 2그루에도 빗자루병이 걸렸다"고 말해 이 일대의 벚나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는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빗자루병이 심각한 5.16도로변 벚나무를 제거하고, 경증상태인 벚나무는 보식을 통해 단계별로 치료키로 결정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근본적인 벚나무빗자루병 방제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라기보다는 현재 빗자루병 심각한 5.16도로변 벚나무 방제방법에 대한 논의만 하고 끝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제주시는 사업비4600만원을 투입해 오는 5월까지 견월악 제주마 방목지에서 제주컨트리클럽 구간 2.5km에 식재된 벚나무에 대해 방제를 실시할 예정이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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