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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의 '4.3 진혼곡', 4.3정신 온누리에...
제주 섬의 '4.3 진혼곡', 4.3정신 온누리에...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4.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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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61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 위령제 봉행

제주4.3 61주년을 맞은 3일, 제주 섬에 '4.3 진혼곡'이 울려 퍼졌다.

61년전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질곡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새로운 평화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뜻깊은 의미를 되새기는 '제61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이날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박순자 한나라당 최고위원,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부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 각계인사와 4.3유족 등이 참석했다.

위령제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4.3평화공원 위령탑 중심둘레에 설치된 4.3희생자 각명비에 대한 제막식이 거행됐고 식전행사로 민속예술공연이 열렸다.

이어 진행된 공식 봉행행사는 헌화 및 분향, 고태호 봉행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 김태환 제주지사의 주제사, 김용하 제주도의회 의장의 추모사, 이달곤 행정안전부장관의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제주4.3 61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광주 국제고교에 재학중인 김경현 학생의 시(詩) '그곳에 우물이 있었다'도 낭송됐다.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 인사말과, 유족과 각계인사 등의 헌화와 분향으로 위령제는 마무리됐다.

#김태환 제주지사 "4.3갈등 다각적인 방안 강구하겠다"

위령제에서 김태환 제주지사는 "오늘 제주4.3사건 61주년을 맞이해 경건한 마음으로 도민 모두의 추모의 정을 모아 4.3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그날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희생자 유족과 후유장애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해 제주4.3평화기념관을 개관하고 4.3평화재단을 출범시키는 역사적인 작업을 했다"며 "올해부터 생활이 어려운 유족들에게 의료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유족복지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4.3위원회에 추가 심의.요청된 희생자 및 유족 결정이 조속히 이뤄질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주 4.3평화공원 조성 3단계 보완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 일부세력들이 4.3왜곡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김 지사는 "현 정부에서도 4.3특별법과 진상조사보고서에서 규정한 성격 규정을 존중해 4.3사건의 진실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하지마 일부에서 우리가 이뤄놓은 제주 4.3의 성과와 정신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지사로서 4.3문제로 인해 갈등이 재연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며 "이 모든 문제가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러한 제주도의 염원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용하 의장 "4.3특별위원회 구성, 4.3명예회복 도모하겠다"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추모사에서 "최근 일부 보수단체에서 4.3특별법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더이상 제주도민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철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의장은 "제주도의회도 이같은 보수세력의 준동을 막고 4.3완전 해결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다시 4.3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한다"며 "공식기관으로서 처음으로 4.3을 거론하고 오늘의 4.3명예회복을 도모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달곤 장관 "정부는 4·3사건의 진실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것"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4.3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면서 추도했다.

이 장관은 "비록 6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유가족 여러분들은 제주4.3사건의 비극을 쉽게 잊지 못하실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큰 슬픔을 오랜 세월 가슴에 안고 살아온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피력했다.

이 장관은 "오늘 제61주기 위령제가 열리는 이곳 '제주4.3 평화공원'은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면서 "지난 해에는 '제주4.3 평화기념관’이 문을 열었고 위령사업과 유족 복지사업 등을 하게 될 '제주4.3 평화재단'이 설립됐는데, 이같은 사업들은 모두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4·3사건의 진실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것이며 앞으로도 추념사업과 유족 복지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러분들께서는 세계적인 냉전과 남북의 분단이 몰고 온 역사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하였고 서로 위로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왔다"면서 "이와 같은 여러분들의 노력은 우리 사회가 대립과 갈등을 넘어 관용과 화합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큰 지혜와 교훈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수 회장 "4.3 역사적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자"

위령제 말미에 홍성수 제주4.3유족회 회장은 유족대표 인사말씀을 통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불행은 되풀이 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다시는 이땅에 '제주학살'과 같은 불행이 재현되지 않게하기 위한 제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4.3은 역사의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내닫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오후 1시부터는 제주시청 앞에서 최근 보수우익세력의 4.3역사적 평가'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규탄하는 대규모 규탄대회가 열린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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