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조류독감 그리고 음압격리병상'
'사스, 조류독감 그리고 음압격리병상'
  • 신상엽
  • 승인 2009.03.31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신상엽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교수

2003년당시 아시아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확산되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을 도민들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당시 사스는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었으며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필자는 당시에 공중보건의사로 제주도청에서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제주도의 전염병관리와 사스 방역에 참여하였고 당시 사스를 막기 위해 제주도 공무원들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했는지를 직접 경험하여 알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였고, 특히 2008년도에는 조류독감이 국내 전지역을 강타하였으나 제주도만은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아 청정제주로서의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지금까지는 도민 모두의 노력으로 사스나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등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만한 질환이 제주에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언제든 제주도에도 이러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고 있으며 만의하나 이러한 질병이 제주에 발생하는 경우 국제자유도시, 관광도시로서의 제주가 입게 될 어마어마한 타격은 다른 시도와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일선에서 중대한 전염병들이 제주에 들어오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관리를 위해서 아직 해결되지 못한 중대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제주도에 현재 사스나 조류독감 등의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전염병관리 목적의 '음압격리병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중대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환자를 격리시켜 치료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그 위험은 고스란히 제주도민에게 노출될 것이고 결국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를 육지에 시설이 되어있는 병원으로 옮기거나 임시로 제주에 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콘테이너를 설치하는 등의 미봉책을 사용해야 하는데 환자에게나 도민에게나 안전하지 않습니다. 

음압격리병상은 항상 외부보다 압력이 낮게 유지되고 의료진이 출입하기 위해 문을 열어도 바람은 밖에서 안으로만 불게 되어 있으며, 내부 공기는 압축해 고온으로 태운 뒤 밖으로 배출하게 되므로 병상 내에 존재하는 병원체는 높은 온도에서 파괴되어 외부로 배출되게 되어 안전합니다.

이러한 '음압격리병상'은 제주도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결핵, 홍역, 수두 등의 공기전파 감염병에서도 전염 방지를 위해서 필수적인 병상으로 현재 제주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음압격리병상'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비용이 상당히 드는 반면에 경제성이 거의 없어 개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이러한 시설을 갖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인지하고 '국가지정격리병상 음압유지시설 확충사업'을 통해서 전국의 중요 거점병원에 격리병상 설치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미 전북대병원, 국립의료원, 국군수도병원, 국립목포병원 등이 이미 이 사업을 통해 격리 병상을 확보하였습니다.

제주대학교병원도 공공병원으로서 음압격리병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자체 예산 편성과 함께 이번에 질병관리본부에 국가 격리 병상 확충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였으며 만약에 이번 사업이 잘 진행될 경우 아라동 새병원에 음압격리병상 8병상 일반격리병상 32병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관리에 보다 만전을 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격리병상 확보 사업이 잘 진행되어 도민 건강과 사회 필수 기능 보호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내 각계각층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합니다.

신상엽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교수

# 외부원고인 '기고'는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제주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