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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진실?', 영리병원 의정포럼의 '구설수'
'오해와 진실?', 영리병원 의정포럼의 '구설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3.18 16: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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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도의회 영리병원 의정포럼의 '오해'

18일 오후 4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오해와 진실'이란 타이틀로 영리법인 병원에 대한 제25차 의정포럼이 열렸다. 자료집을 통해 제시된 주제는 '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다.

당초 제주도의회가 이 의정포럼을  사전 브리핑자료를 내놓을 때만 하더라도, 포럼의 주제는 '영리법인 병원 도입, 과연 필요한가?'였다. 그런데 실제 자료집과, 또 연사인 박인출 대한네트워크 병의원협회 회장의 특강주제는 '오해와 진실'이라는 타이틀로 바뀌어졌다.

그는 강연에서 "영리법인 병원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었다"면서 "이 오해를 풀기 위해 이의 진실을 설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연은 '오해와 진실'을 논한다기 보다는, 혹은 영리법인 병원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객관적 타당성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투자개방형 병원의 도입 당위성에 대한 강조 일색이었다. 투자개방형 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한 측면의 '일방적 설명'에 다름 없었다.

반대측에서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언급하면서도, 곧바로 반론을 통해 일축하는 방식으로 강연은 이어졌다.

강연을 맡은 박인출 회장은 이 영리병원 논란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인사라기 보다는, 이미 기존 발표 내용을 통해 '적극적 찬성론자'로 분류된 인사였다.

이 찬성측 인사 1명을 50분간 특강을 하도록 한후, 방청석으로부터 질의응답을 받는 방식으로 포럼이 개최되면서, 포럼이라는 형식을 빌려 '일방향적 설명의 장'을 만들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투자개방형 병원'이란 명칭으로 영리법인 병원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방적 홍보 동영상 제작'이 구설수에 올랐다. 김태환 제주지사가 찬성측과 반대측 의견을 공히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도민들에게 보여주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놓고도, 일거에 이를 뒤집는 '작품'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해 이번 도의회의 의정포럼 역시 오해의 소지는 결코 적지 않다. '오해와 진실'이란 그럴듯한 포장을 하고 이번 포럼을 개최하면서 과연 무엇을 얻으려고 했던 것인지 알송달송하기만 하다.

실제 도민들에게 영리병원 도입의 옳고 그름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박 회장과 같은 찬성측 의사와 더불어 대표적 반대측 인사도 함께 초청해 균형있는 발제를 하도록 했어야 했다. 그래야 오해의 소지는 크지 않았을 것이다.

'오해'를 풀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리겠다고 연사는 서두에서 운을 뗐지만, 찬성과 반대라는 두 갈래의 축에서 한쪽 축의 중심에 있는 그였기에, '열변'에도 불구하고 반대쪽을 아우르는 설득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날 행사가 개최되기 전부터 의회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한 얘기들이 무성했다. 포럼 주제 및 강사 선정의 적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차라리 찬성측과 반대측 공히 비슷한 시간을 주어져 설명을 하도록 했더라면 조금은 나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차라리 떳떳하게 이날 포럼의 성격을 찬성측 인사의 얘기를 듣는 시간으로 갖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포장은 '오해와 진실'이라고 해놓고, 반대측 주장은 모두 오해였고, 찬성측 주장은 진실이라는 이분법적 결론을 내렸다. '진실'이라는 포장 속에 여론 왜곡의 우려를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찬성 일색의 동영상물을 제작해 놓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담았다고 주장하는 제주도당국이나, 적극적 찬성측 인사의 특별강연 시간을 마련해 놓고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살펴보고자 했다는 도의회 사이에는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 '초록은 동색',  결국 이것이었는가. <윤철수 대표기자>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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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도 안그런다 2009-03-18 23:08:27
상대의견은 무조건 비하하고 자기의견만 진실이라고 우기는 찬성측 사람을 모셔다놓고 의정포럼 오해라며 하는건 여론호도 아닍가. 도의회 수준이

초록이동색 2009-03-18 22:20:28
초록이동색]
문제는 도의회

도민 2009-03-18 17:47:45
제왕적 도지사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도의회이다.
도지사 독선한다고 비판하고는 정작 도의회에서 도정시책을 강력히 추진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도의회는 앞으로 제주도지사 독단한다고 비판하지 말라. 겉과 속이 다른 것이 정치라지만 정도껏 하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