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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엔 왜 점자표시 없죠?"
"주민등록증엔 왜 점자표시 없죠?"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3.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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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각장애인 점자 주민등록증 제주 '첫 선'

"주민등록증에는 왜 점자 표시가 안되는 거죠?"

시각장애인 강모씨(53.여)는 관공서를 찾아갈 일이 생길때 마다 한숨이 푹푹 나온다. 각종 서류를 떼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증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럴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여느 카드와 동일한 사이즈로 만들어진 탓에, 시각장애인들은 주민등록증인지, 장애인복지카드인지, 일반 신용카드인지 식별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강씨는 "내 손에 잡힌 카드가 주민등록증인지, 장애인 카드인지, 신용카드인지 구별하지 못해, 다른사람의 도움없이는 주민등록등본을 떼는 것도 힘들다"며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에도 개인정보가 유출될까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가 오는 4월 1일부터 점자가 표기된 투명스티커를 부착한 시각장애인용 점자 주민등록증을 발급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투명스티커에는 주민등록증 명칭과 성명, 주민등록번호가 점자로 표기된다.

시각장애인용 점차 주민등록증 발급은 지난해 4월 11일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에 따라,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발급대상은 사물인식이 어려운 중증시각장애인(1~3급)과 4급 이하 시각장애인이며, 비용은 무료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등록증이 신용카드, 복지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카드와 형태가 비슷해 구분이 어려워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계속 호소해 오고 있었다"며 "현재 투명 점자스티커를 주민등록증에 부착을 원하는 1~3급 중증 시각장애인의 명단을 받고,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제주시는 1~3급 시각장애인에 대한 점자스티커를 가까운 점자스티커 제작기관에 일괄 제작 신청해 읍.면.동에 배부해 해당 시각장애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기존 장애인 주민등록증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주민등록증의 내용을 인식하고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개선 조치해야 한다며 '장애인차별'이라는 시정권고를 받은 바 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좌경희씨는 "점자 주민등록증 발급으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덜 수 있어 다행"이라며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부터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려는 시도는 좋다. 앞으로도 관공서에서 발행한 소식지, 정보지 등에도 점자표시가 확대돼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제공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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