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는 아주 유익한 제도랍니다"
"꿩먹고 알먹는 아주 유익한 제도랍니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3.16 13: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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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영리병원 홍보 동영상, '편향성' 논란
찬반 양측 논리 수록방침 불구, '찬성 논리' 일색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논란이 됐던 국내 영리법인 병원 도입문제를 올해에는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재추진할 방침인 가운데, 찬반 양측의 입장을 공히 넣어 공정성을 유지하겠다던 관련 홍보 동영상물이 그 구성부터 편향성이 뚜렷해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투자개방형 병원 논란과 관련해, 올해 제주도민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특별자치도 4단계 제도개선 사항에 포함시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이 의견수렴을 위해 김태환 제주지사는 "찬성측은 찬성측 입장대로, 반대측은 반대측 입장대로 두가지 내용을 그대로 실어 도민들로 하여금 냉철히 생각해 판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공정한 의견수렴'을 목적으로 제작되는 이 홍보 동영상은 제작되기도 전에 구성시나리오에서부터 편향성 논란을 사고 있다.

오는 20일 관련 홍보동영상물에 대한 시연회를 가질 예정인 가운데, 이 동영상물의 구성시나리오가 공개된 것.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동영상물의 시나리오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병원과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선생 : 그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해서도 아는가요? 한라양!!

백록군, 한라양 : @@

선생 : (잘난 듯이 웃으며) 으하하!!! 투자개방형병원이란 말이죠!!(힘차게) 미국, 프랑스, 영국 등 OECD에 가입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모션을 하며) 현재는 의사나 비영리법인만이 병원을 개설하게 되어 있지만, 투자개방형 병원은 의료인이 아닌 자도 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병원에 대한 투자가 개방된다는 의미로 투자개방형 병원이라고 명칭을 쓰는 것이죠. 그래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투자를 하고, 병원은 지어서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고 또 도민에게도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한마다리로 꿩먹고 알먹는 아주 유익한 제도랍니다."

영리병원이 OECD에 가입한 선진국 대부분이 도입한 유익한 제도라는 서두를 통해 이미 '도입 정당성'을 강조한 이 영상물은 찬성측 논리를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올해 제주도정의 슬러건을 그대로 인용한 홍보기법을 선보인다.

"[자막] 우리와 세상이 감동하는 제주 재창조의 해!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불과 2시간대의 비행거리에 인구 500만 이상의 국제적인 대도시 18곳이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대규모 시장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동북아의 중심지 제주.

제주의 지리적 이점과 이국적인 자연환경을 의료와 결합시켜 제주를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자본을 끌어와야 합니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도 의료 인프라 구축과 아울러 의료관광을 활성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휴양도시', '의료관광 활성화' 등의 타이틀로 찬성입장을 집중적으로 홍보한 동영상물은 잠깐 이의 우려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자막]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에 대한 우려.

지난해 국내 영리법원 병원 즉,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국내 영리법인 병원이 설립되면 영리병원에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민간의료보험을 바탕으로 하는 고가의 의료서비스가 일부 계층에게만 제공됨으로써 의료의 공공성이 저하되어 의료서비스의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의 비중이 커져 결국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붕괴된다는 것입니다."

이 우려하는 목소리를 언급하는 이어진 자막에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의료 공공성 저하.의료비 상승', '국민건강보험 체계 붕괴' 등의 타이틀을 넣었다.

그런데 이 잠깐의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소개한 뒤부터는 곧바로 반대입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나래이션이 들어간다.

"정부에서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도입되어도 국민건강보험제도는 현행대로 유지될 것이며, 의료보험 민영화 계획이 전혀 없음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습니다.한편, 우리 도에서는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과 함께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공공의료, 서비스의 기반확충을 위하여 대학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 국가나 우리도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대하여 인력, 시설, 장비보강 등 의료기술 향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국내외 의료관광객 뿐 아니라 제주도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현재와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병원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면 도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입니다."

우려의 목소리를 잠깐 넣은 후, 곧바로 이어진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좋아진다며 홍보성 코멘트에는 '국내외 의료관광객, 제주도민 모두 이용 가능', '각종 의료법규 현재와 동일 적용', '제주도민들의 의료서비스 선택의 폭 확대' 등의 타이틀이 덧붙여졌다.

특히 1분도 채 되지 않을 정도의 분량의 우려점에 대한 코멘트가 끝난 후, 동영상 마지막 순간까지 영리병원 도입 정당성을 강조하는 찬성논리 일색이었다.

"영리법인병원과 비영리법인병원은 수익금 분배 가능여부의 차이는 있으나, 영리 추구라는 행태적 차이는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의견이고, 국내 병.의원의 대부분은 이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학자들 의견'이라는 표현으로 공신력을 부여하는 기법을 사용한 제주도당국은 이어 '지역경쟁력의 힘! 투자개방형 병원'이란 타이틀로 노골적으로 찬성 지지를 호소하기에 이른다.

"투자개방형 병원이 도입되면 제주의 기업은 물론, 국내 우수한 기업들의 병원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져 도내 병원의 민간자본 유치가 용이하여 의료서비스 인프라가 확대됩니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여 세계적 수준의 최우수병원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더욱 더 향상시킬 것입니다. 이는 곧 국내외 의료관광객 증가와 제주도민의 소득증대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제주경제에 결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의 의료와 교육서비스의 질은 국내외 투자가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밝은 미래의 시작, 밝은 미래와 우리 제주도민이 책임져야 합니다. 제주의 운명은 우리 제주도민이 책임져야 합니다."

'우수기업 병원투자 가능', '민간자본유치 용이', '세계적 수준의 최우수병원으로 의료서비스 질 향상', '국내외 의료관광객 증가, 도민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관광휴양도시의 핵심 투자개방형 병원' 등의 타이틀 문구도 이러한 코멘트 중간중간에 삽입된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제주발전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는 우리 도민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점적으로 도입하려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다른 지역에도 허용되고 나면 이미 때는 늦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문구는 예전 '우주선 발사기지 유치 실패'를 또다시 언급했다.

 "우리는 우주선 발사기지 유치를 실패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의 창을 다함께 활짝 엽시다!"

해묵은 이슈였던 우주발사기지 문제까지 다시 끄집어 내며 마지막까지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 동영상물은 마무리된다.

김 지사가 일방적인 홍보방법에서 탈피해 찬성과 반대 양측의 내용을 모두 소상히 알려 도민들로 하여금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헛말'이 되어버린 셈이다.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이 동영상물을 통해 도민 설명이 시작될 경우, 제주사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시 '관제 홍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동영상물이 어느정도 도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앞으로의 논의 전개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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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2009-03-16 17:24:56
도지사 보시기에는 객관적일지 몰라도 도민들이 보기에는 편파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