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칼럼]한라산리조트와 교래곶자왈
[미디어칼럼]한라산리조트와 교래곶자왈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0.22 11: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뒤덮였던 숲이 울긋불긋 화려하게 변신을 한다. 비가 내린 후 숲으로 들어가니 가을 햇살에 숲은 더욱 영롱하다.

 나무를 흔들면 나뭇잎 위에 곱게 물든 붉고 노란 빗물이 와르르 쏟아질 것만 같다. 이렇게 교래곶자왈에 가을이 찾아왔다.
 
# 제주생태계의 곳간, 교래곶자왈

 멀리 오름 위에서 바라보고, 지척에서 자세히 보아도 도저히 수십 대의 포크레인이 이곳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 예정지인 교래곶자왈을 점령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만일 가능하다면 아마 상식이 통하지 않거나 법이 없거나 있어도 가진 자를 위한 도구일 뿐인 사회일 게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그런 사회가 아니지 않은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쾌적한 생명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미래를 생각하는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중심의 녹색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도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제주도정이 버티고 있다. 환경을 우선 생각하고, 자연과 사람들이 서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러나였다.

 이곳 한라산리조트 개발예정지는 교래곶자왈 100만여 평 규모에 골프장, 콘도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고, 환경부와 제주도는 이 환경현안에 대해 방관하거나 오히려 협조하는 형국이다.

인간의 지혜가 열리고, 문화가 크게 발달한 세상에 하늘이 남겨 준 은혜로운 땅을 뒤집어엎겠다는 발상을 납득할 수 있을까?

 더욱 가관인 것은 행정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이다. 2년 전 사업자는 환경훼손의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였었다.

그러자 행정당국은 사업자를 찾아가 개발사업을 재추진할 것을 요청하며 적극 설득한 끝에 다시 개발사업을 진행시켰다. 결국, 행정당국이 생태계 파괴의 화를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개발예정지는 곶자왈 지역으로 지하수 함량률이 클 뿐만 아니라 조사를 하면 할수록 뛰어난 동?식물상이 확인되고 있어 그야말로 제주생태계의 보고라는 말이 어울린다.

 환경단체 조사결과 세계적으로 제주도에서만 자생한다는 “가시딸기”가 발견되었고, 국내에서는 제주도 곶자왈에서만 자생하는 “큰톱지네고사리”라는 양치식물도 확인되었다. 이들 모두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누락된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언론에 의해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보호종인 “애기뿔소똥구리”가 개발사업 예정지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전문가의 자문에 따르면 개발예정지의 곤충 종 다양성은 한라산국립공원이나 다른 곶자왈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이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의 관계자는 제주도에 널린 것이 소똥구리인데, 웬 호들갑이냐며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눈치이다. 오히려 우리 제주의 청정 환경이 다시 한 번 재확인된 것이라고 자랑해도 시원찮을 판에 행정당국이 이를 외면하려는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

예전에도 송악산을 이중분화구가 존재하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오름이라고 홍보하다가 개발사업이 추진되자 그 가치에 대한 평가는 온데간데없이 싸구려 취급하던 관계당국의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 개발대상이 아닌 복원해야 할 교래곶자왈

 사업자 그리고 행정당국의 논리는 간단하다. 개발사업 대상지는 곶자왈이 맞지만 이미 초지조성사업으로 많은 면적이 훼손되었다. 그래서 개발을 하되 훼손된 부분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코스나 콘도, 사파리 등은 숲 지대를 점유하고 있고,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밝혀졌듯이 초지대 또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발견되었다. 결국 초지대까지도 보호대상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

관계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볼 일이지만 발빠른 보전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는 행정의 책무를 방기하는 격이다. 

 앞으로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급선회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개발예정지의 환경적 가치를 무시한 채 사업 강행을 재차 시도한 관계당국의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행정당국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보전해야 할 곳은 친환경적으로 보전해야 하고, 개발이 가능한 곳은 최대한의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서 개발을 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서 보았을 때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라산리조트 개발예정지는 개발이 가능한 곳이 아니라 인위적 훼손이 가해진 곳은 복원하고,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은 온전히 보호되어야 할 곳이다.

앞서 강조했듯이 이곳은 지하수자원뿐만 아니라 포유류, 조류, 곤충 등 뛰어난 동물상이 분포하고, 식물상의 경우도 각종 특산종과 보호종이 어우러져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환경부와 제주도는 개발사업 예정지에 대한 일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호조치를 강구하고, 아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는 관계당국 차원의 정밀조사가 뒤따라야 한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독자 2005-10-22 11:30:00
한라산리조트에 대해서 3번인가 기자회견 하시는 모습 봤습니다.

소신있고, 끈질긴 연구조사활동 참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