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31 (금)
[현장취재]'콩나물 시루'도서관....'메뚜기 공부'
[현장취재]'콩나물 시루'도서관....'메뚜기 공부'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10.13 09:1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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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도서관, 열악한 환경.좌석부족 '만성 골치'

제주대학교의 본격적인 시험기간이 다가오면서 대학의 심장인 도서관이 붐비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못한 제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직접 도서관의 자리 부족과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험기간동안 오랫동안 자리가 비워진 좌석을  가차없이 정리해버리고 있다.

제주대학교의 도서관 운영비는 국립대학중에서 가장 낮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 일인당 도서관 면적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뿐만아니라 열람석 한 석당 학생수도 최고이며 일인당 대출 권수도 최하위다.

#제주대 도서관, 여건 활용도 가장 열악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황우여)의 제주대학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주대학교의 열악한 도서관 환경이 도마위에 올랐다.

제주대 도서관의 일인당 도서관 면적은 2005년 재적인원 기준으로 0.60㎡으로 나타나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있음을 보여줬다.

또 일인당 대출 권수는 1년간 7.49권으로 서울대가 17.16권, 경상대가 11.98권인 것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도서관의 열람석 한 석당 학생 수 또한 12명으로 서울대 5명, 전남대 6명 등에 비해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었으며 특히 대학 구성원들의 자료를 직접 이용하는 개가 자료실 이용실적은 1999년 41,2575명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23,4337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줄어든것으로 대학의 심장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다.

더군다나 도서관의 도서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12,3402권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88637권으로 무려 28%나 크게 줄어들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지 않고 자료를 구해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학생들, "좌석 부족 문제 심각하다"

시험기간 동안만이라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보려는 재학생 K(25)씨는 신경이 예민해졌다. 자리를 그냥 맡아놓기만하고 밖에서 떠들어대는 학생들이 많을 뿐만아니라 몸집이 큰 K씨는 비좁은 도서관 자리가 항상 불만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자리는 비좁을 뿐만아니라 낮고 낡았어요. 학생들 키는 훌쩍 커버렸는데 책상 높이는 언제나 변함이 없어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를 하려는 K씨는 빈 자리를 찾아서 '메뚜기 공부'를 한다.

도서관을 찾은 또다른 J씨는 "학교를 돌아다니다보니 여기저기 공사하는 건물도 많고 새롭게 단장하려고 보수하는 공사도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서관이다"고 강조했다.

도서관을 먼저 보수해야 하고 도서관 환경을 먼저 개선해줘야 한다는 역설적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대학들을 가보면 도서관이 전부 첨단화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도서관에 책이 많고 첨단화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주대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좌석 부족"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시험때만되면 '메뚜기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얌체족 학생'들까지 도서관이 완전 북새통이라고 말한다.

#제주대총학생회, "함께 바꿔나가는 도서관"

제주대학교 제 37대 상상초월 총학생회는 시험기간만 되면 심각한 자리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도서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오는 22일까지 '함께 바꿔 나가는 우리 도서관'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도서관 자리부족과 독점 문제를 해결하나가기로 했다.

또 자리를 비울때 다른 학생들을 위해 꼭 메모를 해둬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자리를 비울때에는 다른학생들이 편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책을 포개 한쪽에 잘 정리해 주라고 당부한다.

만약 그렇지 못할 때에는 가차없이 좌석을 정리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로 강력하게 도서관 좌석에 신경을 쓰고 있다.

#도서관 좌석 부족문제, "중장기적인 방법모색해야"

이처럼 만성화된 도서관의 열악환 환경 개선을 위해 이제는 대학이 앞장서서 중장적인 방법을 찾아나서야 할 때라고 보여진다.

대학측이 올해들어 도서 및 자료 확충에 2억원을 투자하는 등의 노력이 엿보이긴 하지만 아직 역부족인듯 제주대학교 재학생들은 비좁은 도서관에서 공부해야 한다.

지난 국정감사때 구논희 의원(열린우리당)은 이 문제에 대해 대학측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대학 도서관 문제에 대해 모범적인 타 대학의 도서관 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보라고까지 제안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의 문제때문에 제주대 대학도서관은 더욱 우울해 보인다.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대비하며 비좁은 도서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학의 심장부인 도서관. 대학의 다른 최신식 건물을 짓기에 연연하기보다는 대학 도서관을 위해 투자하는 게 학교의 미래를 위한 가치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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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2005-10-15 21:44:21
제주대학교는 제주도에서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잖아요.
그런데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특히 도서관은 대학에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곳입니다. 그런 도서관에 대한 투자나 학생들의 이용도등이 너무 낮습니다.
이래서는 제주대학교가 지역 중심에 설 수 있을까요?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한다면 대학부터 세계적 수준은 아니더라도...국내에서 최고수준으로 만들어야하지 않을까요?

ㅇㅇ 2005-10-13 21:05:07
도서관에서 공부하다보면 힘들어집니다.ㅋ 허벅지가 책상에 끼어서.ㅋ

6-102 2005-10-13 15:29:34
핵심을 짚어내는 좋은 기사입니다

독자 2005-10-13 14:07:41
김정민 기자의 생활상 보도는 가히 제주 최고입니다

김기자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