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삼양3수원지의 수질이 염소이온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과 관련해 제주도의회 김병립 의원과 제주시 당국이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짠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짠물 공방'을 계기로 해, 앞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제주도 광역상수도를 제주시가 적극적으로 공급받으려 하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3수원지 염소이온농도 기준치 두배 검출' 발단
이 문제는 지난 10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삼양3수원지의 염소이온농도를 측정한 결과 l당 665mg으로 기준치인 250mg을 두배 이상 높게 검출된데서 발단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제주시 도련배수지와 삼양1수원지, 삼양2수원지, 삼양3수원지 등 일반상수도로 쓰이는 4개 수원지를 대상으로 염소이온농도를 조사했는데 삼양 3수원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양3수원지는 염소이온농도가 기준치를 두배 이상 웃돌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김병립 의원 "폐쇄조치하고 광역상수도로 대체...제주시 사과해야"
이에 김병립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삼양 3수원지는 준공당시부터 염분 검출로 일부 문제가 발생했으나 당시 제주시장은 염분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는 시민에게 거짓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바닷물을 음용수로 공급하는 경우 국민건강에 대한 유무해성을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도 아닌 지방정부가 주민을 기만한 행위는 행정적.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2001년부터 광역상수도가 공급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대체하지 않고 게속해서 염분 음용수를 공급한 것은 주민의 복지보다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수돗물 수질검사를 정수장 수도꼭지에서 하고 있는 것을 수원지 취수검사와 병행해 해야 한다"며 "제주도 전 지역의 취수장을 일제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수돗물 수질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취수원은 과감히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당시 제주시장은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하며,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행정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징수한 수도사용료를 보상차원에서 해당 주민에게 반환하고, 삼양 3수원지를 당장 폐쇄하고 광역상수도를 급수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가정공급 물 전혀 문제없어....김 의원 사과해야"
하지만 제주시 입장은 달랐다.
삼양3수원지의 염소이온농도가 높게 검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원지 원수 수질기준에는 염소이온 항목이 규정돼 있지 않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 공급되는 삼양3수원지의 물은 원수를 도련 정수장 물과 희석시켜 각 가정에 공급하기 때문에 먹는 물 기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급기야 12일 홍충기 제주시 수도과장이 직접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홍 과장은 "수원지 원수 수질기준에는 염소이온 항목이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염소이온농도는 먹는물수질기준인 250mg/l보다 매우 낮은 15mg/l이내"라며"제주시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현행 먹는물 49개 전항목의 수질기준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또 "지난달 2일 수돗물수질평가위원회에서 한국수자원공사 국제수돗물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수도꼭지 수질검사에서도 수질기준에 모두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며 "김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꼬집었다.
제주시측은 또 "김 의원의 주장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만 조성시켰다"며"반드시 이에대한 해명이나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제주시의 주장은 삼양3수원지의 원수는 염소이온농도가 높게 검출됐으나 현행 수질기준에는 염소이온농도 항목이 포함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물이 직접 가정으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도련 취수장에서 희석시켜 공급되기 때문에 시민 건강을 위협할 정도의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 "사과해야 할 사람은 제주시장...광역상수도 대체" 거듭 주장
이에대해 김 의원은 12일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록 가정으로 공급되는 물은 도련취수장에서 희석되면서 큰 문제가 없을 지 몰라도 삼양3수원지 원수자체가 염소이온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마땅히 폐쇄조치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현재 제주시에 공급할 물이 모자란다면 몰라도, 광역상수도 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광역상수도를 공급받지 않고 염소이온농도가 높은 삼양3수원지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제주시측의 사과 요구에 대해 "사과해야 할 당사자는 맑은 물을 공급하지 못하는 제주시장이지 내가 아니다"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기존 수원지 사용이냐, 광역상수도 대체냐' 시민들 판단 '주목'
이처럼 제주시당국과 김병립 의원간에 '짠물 공방'이 오가면서, 이제 이 문제는 제주시가 왜 광역상수도의 물을 공급받지 않고 기존 수원지만을 고집하느냐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염소이온농도가 높더라도 이를 다시 희석시켜 수질기준에 적합한 기존 수원지 물을 쓸 것인지, 아니면 광역상수도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시민들은 이에대해 어떻게 판단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1995년 시설된 삼양3수원지는 2만톤 생산규모의 삼양3수원지의 물은 하루 8480톤이 제주시 화북동과 삼양동, 이도1.2동에 공급되며 급수인구는 2만8400명이다.
그러나 삼양3수원지는 지난달부터 한전에서 실시하는 지중화선로공사 관계로 이달말까지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