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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잡은 환경미화원들 "당연한 일 했을 뿐~"
도둑잡은 환경미화원들 "당연한 일 했을 뿐~"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1.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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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새벽 맨손으로 도둑 잡은 제주시 환경미화원 화제

환경미화원 3명이 새벽에 작업을 하던 중,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고 달아나는 도둑을 맨손으로 때려잡아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제주시 노형동 주민센터 환경미화원 김규완(52)씨, 박대영(41)씨, 강창훈(36) 씨.

이들이 강도사건을 목격하게 된 것은 설날인 지난 26일 오전 0시 50분께. 제주시 노형동 모 식당 일대에서 생활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던 이들은 갑자기 어디선가 싸우는 목소리가 들려 이상하게 여기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선 청소차량 뒤에 탔던 김 씨가 소리가 난 쪽으로 가보니, 한 빌라 2층에서 집주인으로 보이는 40대 여자가 "도둑이야"라고 고함을 외치고 있었다. 고함소리와 동시에 문 밖으로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뛰쳐 나오는 현장을 목격했다.

김 씨는 순간 도둑임을 확신하고 앞뒤 가릴 겨를도 없이 곧장 뒤를 쫓았고 격투 끝에 도둑을 붙잡았다. 하지만, 힘에 못이겨 도둑이 도망가려하자, 그 순간 함께 청소를 하던 박 씨와 강 씨가 달려와 도둑을 꼼짝 못하게 붙잡았다.

이들이 도둑을 붙잡고 있는 동안, 빌라 집주인은 노형지구대에 신고를 했고, 노형지구대 순경이 도착하자, 바로 도둑을 인계했다.

김규환 씨는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달려가보니, 40대로 보이는 여자가 얼굴이 퉁퉁 부어있는 등 누군가에게 매를 맞은 듯 했다"며 "바로 고함소리와 함께 도둑이 나왔고, 다행히 도둑은 흉기도 없어 붙잡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5분 정도 도둑과 격투를 했다. 너무 힘을 써서 그런지 근육통이 왔다"며 "다행히 우리는 3명이고 도둑은 1명이었기 때문에 바로 붙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량기사 강창훈 씨는  "도둑을 잡고 경찰에 인계한 후에도 우리는 새벽 5시까지 쓰레기 수거작업을 했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 다른 사람이라도 이런 상황이었더라면 우리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칭찬하니 너무 쑥스럽다"고 수줍어했다.

이와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이 환경미화원 3명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큰 일이 났을 것"이라며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이 각박한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흐뭇하다"고 용감한 행동을 한 환경미화원 3명에 대해 칭찬했다.

한편, 제주 서부경찰서는 27일 가정집에 들어가 집주인 김모 씨(40,여)를 폭행하고 현금과 신용카드 등을 훔치고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M씨(3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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