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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해프닝, 이제 그만!
[미디어칼럼] 해프닝, 이제 그만!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0.05 13:31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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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 관련 사안들이 중앙에서 사사건건 장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미 예견된 일들이다. ‘막가파’식 도정이 빚고 있는 결과에 다름 아니라 할 것이다. 온통 ‘해프닝 道政’이라는 오명이 붙을 만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달전 제주도의회 제22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 도의회 의장은 도지사가 출석해 있는 이 자리에서 개회사를 통해 “분명한 것은 특별자치도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특혜라면 우리는 자손대대로 후회 없는 특혜가 될 수 있도록 미래의 눈으로 기본계획을 만들고, 이를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톤을 높였다. 일견 지당한 말씀이다.

덧붙여 제주도가 발표한 특별자치도 기본계획 관철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미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는 자리에 의장 자신이 배석했으니 도와 도의회간 구상·발표과정에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연출이었다.

윈윈 무드로 상승된 분위기가 ‘행정계층구조개편 권한쟁의 청구심판’과 관련, 조속한 심판을 촉구하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건의문 채택을 앞두고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도의회마저 기만한 사례였다. 지나간 일이지만 할 말을 잃고 말았던 해프닝 한 도막이었던 셈이다.  

#허장성세(虛張聲勢)

답변서 제출 늑장이유가 “이번 심판이 워낙 중차대한 까닭에 신중을 기하느라고…”라고.

지사가 기자들에게 밝히는 모습을 보고 여기저기 끌끌 혀차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그 이후, 답변서는 서둘러 제출됐다. 그리고 제주도의회의 조속한 심판 건의문도 올려졌다.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신중’이라는 것은 참으로 필요한 일들이 따로 있는 법이다. 행정계층구조 개편 문제가 그렇고, 특별자치도 기본계획 같은 사안들이 참으로 신중을 기해 처리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었던 것이다. 지사는 이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당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법적 해석과 대응이 모두 준비되었다고 호언장담했었다.

그런 모습을 떠올려 볼 때 지사가 ‘신중’이라고 내뱉은 용어의 가치를 알만 하다. 항상 ‘거기까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제주도지사공약사업평가위원회(위원장 신행철 제주대 명예교수)에서 조사했다는 지난 1년 동안 지사의 공약사항 이행률이 12%라는 발표를 들었다. “도지사로 선택해 준다면 반드시 이뤄놓겠다”고 약속한 공약(公約)의 공약(空約)화를 도민들은 씁쓸하게 지켜보고 있다. 난망한 일이나 아직 8개월 남짓 임기가 남아 있으니 용두사미격이 되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제주도의 비전과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일이어서 그렇다. 혹시 앞으로 4년 임기를 더 맡겨준다면, 그 공약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후안무치함을 보일 것인지도 기대된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현재와 같은 독단과 전횡으로는 이뤄내지 못할 일이다. 더군다나 도민들의 비판과 의견을 깔아뭉개는 지사 라인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마인드 갖고서는 더더욱 지난한 일이다.     

# 도정의 한계

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한 국가사무 이양 요청도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환경부의 권한이양 제동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는 제주도가 요구한 18개 과제 가운데 17개 권한이양 요구에 대해 불가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친환경적 특별자치도 건설을 위해 개발해 나가면서 환경보전·조화를 위한 견제장치로서 환경성 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협의기능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환경영향평가 협의권한’과 ‘사전환경성검토 협의권한’을 제주도로 이양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은 ‘도둑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달라는 격’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한 마디로 설득논리 부족이다.

도민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낯 뜨겁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 역시 도민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신속하게 성안했다는 자랑스러움을 느끼면서 도의회 의장까지 배석시켜 발표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특별자치도 방향감각마저 불분명한 계획안을 제시한 게 아니냐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무어라 변명할지 궁금하다. “이제 새롭게 ‘신중’을 기하겠노라”고 기자회견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남은 임기만이라도 제발 도민들이 부끄럽지 않게 해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제 해프닝은 그만.        

<안창흡 언론개혁제주포럼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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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 2005-10-11 09:12:32
특별도를 만들기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의 노고는
생각지 않고
뒷다리나 거는 이런글은 한심하고
답답할뿐이다.
그래서 어쩌겠다는것인지
잘먹고 잘살수 있는 글을 쓰 주세요.
지식인이라면 앞날을 보는 혜안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도민 2005-10-07 19:19:51
듣기 좋은 소리보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음~~ 2005-10-07 08:38:25
안 처장의 글은 어디까지나 원칙적인 면에서 구구절절 옳은 말이요

김태환 도정의 해프닝 도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데 반대할 도민이 어디있소.

사회 룰상 원칙적으로 바른 소리 한번 잘 했다고 치고 넘어갑시다.

한라산 2005-10-07 00:58:14
자신의 주장과 다르다고 욕하지 말아라.
언론개혁포럼은 잘 알지 못하지만 너 같은 놈들 주둥이를 박는 곳이다.

정론직필 2005-10-07 00:48:09
언론이 쓰지 못하는 소리를 대변해 시원합니다.
늘 초심을 잃지말고 바른 소리 부탁드립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불쾌하다는 잡 소리가 나올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가해 주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