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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석 후보, 논문 표절의혹 "뭔소리여!"
고충석 후보, 논문 표절의혹 "뭔소리여!"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1.1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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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대 총장선거 '논문표절 의혹' 공방

제8대 제주대학교 총장선거가 오는 21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강상덕 후보(영어교육과)가 고충석 후보(현 총장, 행정학과)의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해, 이번 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오는 15일과 19일 열리는 공개토론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강상덕 후보는 지난 6일 학내 전자문서게시판을 통해 고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 및 이중 연구비 수령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고충석 후보는 '네거티브 선거전술'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강상덕 후보 "논문을 표절, 짜집기했다"

강 후보는 지난 6일 전문서게시판을 통해 모 시민단체로부터 총장의 논문표절에 관한 조사자료를 받아 조

사한 결과 지금까지 총 27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그 중 여러 편의 논문을 표절, 짜깁기하여 마치 새로운 논문인 것처럼 연구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4년에 발표된 '제주도의 국제화.세계화에 대한 기초연구-일본 북해도 및 중국 해남도와의 비교분석'’과 '국제화시대 지방정부의 자치능력제고방안연구'라는 2개의 논문인 경우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으로 제주대학교와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이중으로 연구비를 수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의혹을 제기한 시점이 후보등록 직전인 점을 감안해, "총장이 후보자로 등록한다면 대학의 명예가 크게 훼손될 뿐 아니라 과거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직 윤리상 총장임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뻔한 상황에서 총장출마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고충석 후보 "2개 논문은 별개의 논문...네거티브 선거전술"

그러나 고충석 후보는 이에대해 전면 부인했다. 고 후보는 11일 각 언론사에 '강상덕 후보의 표절 및 이중연구비 수령 의혹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 후보는 "선거라는 예민한 시기에, 그것도 총장 후보자의 한 사람이 다른 특정 후보자 한 사람만을 상대로 너무나 편향적으로 문제를 불쑥 제기하는 선거운동 행태를 보일 수가 있다는 말인가"라며 강 후보의 주장을 '네거티브 선거전술'이라고 비난했다.

 

고 후보는 "선거에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며 "대학 선거마저 도덕성, 윤리성 시비를 선거쟁점으로 끌고가는, 그런 네거티브 전술이 판치는 공간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후, "강 후보가 저와 공동연구자의 논문을 자세히 검토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첫번째 논문과 두번째 논문은 연구범위와 연구결과 면에서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고 후보에 따르면 첫번째 논문은 일본 북해도, 중국 해남도, 그리고 제주지역과 국제화에 대한 비교연구에 한정되고 있는데 비해, 두번째 논문은 설정된 분석률을 보다 확대해 싱가포르, 오키나와, 심천, 마카오, 홍콩 등 더 많은 사례를 추가해 분석해 정책제언을 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고 후보는 "두번째 논문은 첫번째 논문의 분석 틀을 확대 적용해 북해도, 해남도 뿐만 아니라 5개 외국지역을 추가해 분석했다"며 따라 이 두 논문은 '다른 논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 후보는 "이 과정에서 자기 논문들의 일부 내용이 중복된 것에 대해 적절한 인용을 하지 않은 것은 오늘날의 연구윤리 기준으로 볼 때 본인과 공동연구자의 부주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타인의 논문을 출처 제시없이 게재하는 표절이나 이중게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특히 강 후보가 제기한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이라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대 이전의 경우에는 학술공동체사회에서 표절, 이중게재, 자기 논문 인용에 대한 인식이 매우 희박했고,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에서도 이에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며 "하지만 황우석 사태 이후 연구윤리가 사회적 이슈화되면서 이런 관행에 대한 시정노력들을 전개하게 됐고, 우리 대학 역시 이에대한 연구윤리 지침을 2007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후보는 "사회과학에서 단순히 자기가 작성한 논문들 간에 인용없이 특정부문이 비슷하거나 동일하다고 해 기계적으로 이를 표절 혹은 이중게재라고 평가한다면 학문업적의 축적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선거라는 예민한 시기에, 제도적 근거도 없이 이런 문제를 제기해 저와공동연구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에 대해 사과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아울러 (강 후보가 올린) 게시물도 즉각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강상덕 후보, "사실 얘기했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

그러나 고 후보의 이러한 사과요구에 대해 강상덕 후보는 "사실을 얘기했기 때문에 사과할 수 도 없고 게시글를 삭제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공개토론회서 '2라운드' 공방 예상

선거가 이제 1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논문 표절의혹'이, 오는 15일과 19일 열리는 공개토론회에서 어떤 내용을 갖고 '2라운드'로 넘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21일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는 모두 5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기호1번에 고충석 후보(현 제주대 총장, 행정학과), 기호2번에 양경주 후보(영어영문학과), 기호3번에 강상덕 후보(영어교육학과), 기호4번에 강지용 후보(산업응용경제학과), 기호5번에 김부찬 후보(법학부)가 등록됐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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