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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바보 이반'사회와 도지사 '약속'
[데스크논단] '바보 이반'사회와 도지사 '약속'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10.01 10:0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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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톨스토이의 동화 '바보 이반'이 떠오른다.

바보 이반이 다스리는 나라.

'다스린다'라는 표현 보다는 '함께 생활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하다. 공주의 병을 고쳐 왕위를 물려받게 된 이반. 왕관을 쓰고, 거스름을 피우고, 권위를 내세우고, 부귀를 누리는 임금이 아니라 '바보 이반'은 너무도 순수한 모습 그 자체였다.

바보 이반의 나라에서는 다툼과 시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임금인 이반이나 백성들 모두 오로지 일하면서 부족함 없이 자기 생활을 영위하는데 만족해하며 생활한다. 이웃나라에서 싸움을 걸어와도 대항을 하지 않아 '싸움'이 성사되지 않았다. '돈'의 탐욕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생활하였기에 재물을 놓고 분쟁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다.

바보 이반은 임금이 된 후에도 농사일을 하였고, 악마들의 이간질에도 절대 빠져드는 법이 없었다. 명예나 돈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는데 흥미를 느끼며 농사를 짓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우려되는 '민심 분열상'

요즘 제주사회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바보 이반'의 나라가 떠올려진다. 계속되는 갈등, 논란, 그리고 분열...

물론 지금의 현상은 제주가 21세기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로 대변신을 꾀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환기의 혼란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문제는 올곧은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단순한 논란의 연속이 아니라 민심이 분열되고 있다는데 있다.

도민사회의 논란은 올해들어 끊이지 않았다. 한라산케이블카 설치논란이 매듭될 조짐을 보이자, 화순항 해군기지 논란이, 이 문제가 도지사의 '논의중단선언'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자 다시 행정구조개편 주민투표에 따른 논란이 이어졌다.

주민투표가 끝난 후에는 주민투표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따른 위헌성 시비 및 시.군폐지 반대운동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로인해 제주도와 시.군간의 갈등은 더욱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시.군폐지에 여전히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8월말에 들어서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이번에는 교육.의료시장 개방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30일 열린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의 화두는 단연 '화합'이었다.

의원들마다 행정구조개편과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른 '민심 분열상'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 의원은 지금 제주도에서 중요한 것은 '시.군통합'보다 '민심통합'이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또다른 의원들은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서 나타나는 '지방자치 후퇴'라는 대안차원에서 '임기보장형 통합시장'의 선출제와 '도지사와 통합시장의 런닝메이트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갈등 해소 '도지사 약속'

이러한 의원들의 질문에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기본적 시각은 현재의 갈등현상은 제주의 발전선상에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최근에 결성된 제주도민화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갈등해소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견해차가 있으나 대화를 통해 최대한의 '공약수'를 찾아나서겠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의원들의 '갈등'문제 제기에 급기야 김 지사는 단호한 어조로 지사가 책임지고 갈등을 해소시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갈등을 해소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그는 '책임지고'라는 말을 강조함으로써 국감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제, 국감장에서 밝힌 김 지사의 약속이 앞으로 어떻게 지켜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반목과 갈등양상이 하루아침에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김 지사의 약속에 따라, 최소한 앞으로는 현재 제주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논란이 치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중요

꼭 '바보 이반'과 같은 사회가 아니어도 좋다. 김 지사의 말마따나 사회의 발전선상에서 논란과 갈등은 일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일런지 모른다. 오히려 '모순'과 '모순'이 대립해 발전적 새로운 '모순'이 탄생하듯, 현재의 사회현상을 그런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갈등과 논란이 나타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그 수혜를 받는 당사자격인 도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훌륭한 정책'이라 할 수 없음을 두말할 따위가 없다.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바로 이것이 '바보 이반'사회를 현실적으로 재구성한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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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2005-10-01 11:43:46
의장님...이젠 국장님

도민 2005-10-01 11:45:14
도민화합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시.군폐지 하기로 한거 안하기로 약속이나 하겠나.

권한쟁의 결과 나오면 그때가서 입장 다시 바꾸려는건가.

화합추진위원회가 뭔가하는 거 활동했다고 해서 도민화합이 이뤄지나.

뭔소리 2005-10-01 16:45:05
자기가 책임지고 한다고 대답했음. 따라서 화합추진위원회는
해산해야 함. 지사가 책임지고 한다는데, 화합추진위는
할일이 없잖아요? 아! 역할이 있긴 있군요. 나중에 책임전가
할 구실이 필요할 테니까!!!

진짜 이반 2005-10-02 19:23:18
윤철수 기자님!
이번 글에서 윤철수 기자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이반의 예"가 적정한가요?
솔직히 한번 묻고 싶습니다
윤철수 기자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은영중 특별자치도와
관련한 개방 반대와 관련이 돼 있는데...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일은
개방이 아니라 바로 이반과 같은 마음과 정신 및 행동이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고자 하신 것 같은데, 너무 어색해 보이네요
주장하시는 그리고 비교하시는 논리가....
오늘 미디어 제주 머리기사에 "제주도민 대다수가 노동을 제외하고
교육, 의료분야 개방 찬성"이 실려있네요
한번 반문하고 싶네요
진정으로 제주도민이 원하는 방향이 뭔가를?....
교육개방 반대와 의료분야 개방반대는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부의 목소리이지 전체 도민의 의견이 아니란걸
윤기자님은 왜 시인하지 않으세요?
윤기자님께서 지금까지 제주도 특별자치도와 관련한 개방입장에
대해 은연중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는건 미디어 제주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면 동감할겝니다
오늘의 제주현실과 미래의 제주를 위해 진정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심사숙고해서 자신의 의견을 일관되게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주도의 병폐인 어떤 "연"에 조금이라도 관계없이 "이반"과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제시해 보기 바랍니다
바람직하고 논리적인 대안과 함께...
그대들의 생각없는 글이 어찌보면 전체 제주도민들에게 커다란
죄를 짓고있는지도 모릅니다
제주 도민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당연히 그 행복을 추구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일부 기득권들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시대에
역행한다면 언젠가는 전체 제주도민의 심판을 받을 날이 올것입니다
그게 바로 이반의 행동에서 보듯이 숨길 수 없는 진리입니다
도지사는 솔직히 어찌보면 정치인입니다
바로 그대들 같은 언론분야 종사자들이 정확하고 날카로운
식견을 가지고 감시하고 한편으로는 올바른 도정을 이끌도록
도와주면서 제주도민들의 미래 번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맡겨진 사명감을 다해야 하는데...
윤기자님의 글에서 소인배적인 느낌밖에 안드니....
제주도가 처해진 현실과 관련, 왠지 아쉬움과 서글픈 마음밖에
안듭니다
정답은 개방입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단지 개방의 과정에서 도민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고
시행착오가 되도록이면 적게 나오도록 일치단결해서 지혜를
모으는 방법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좀 더 과감하게 얘기해서, 지금 반대 얘기하는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떠나든가 아니면 입다물고 있던가...
합리적인 대안도 못내놓으면서 대책없는 반대소리만
외쳐대니...답답할 뿐입니다
존경하옵는 윤기자님!
교육과 의료분야 개방 반대자들에게 이렇게 한번 주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반"을 1/10만이라도 닮으라고....
그러면 제주도의 미래가 밝다고...
자기네 밥줄 끊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서 반대 목소리
나오는걸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겉은 이반이라고
속은 여우이니 말입니다
누가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입니다
의료분야 개방하면 제주도민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받고
그대들이 주장하는 고비용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의료분야 개방되면 지금 병나서 10명 죽을거 1명정도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교육개방...
맹의원님이 지적하셨듯이 제주대학교 이탈현상 심하다죠?
제주대 출신들 육지에서 좀 심하게 얘기해서 인정 안해줍니다
왜 그렇게 됐습니까?
제주도에는 너무 배타적이고 우물안 개구리 같은 사고를 가진 분들이
너무 많을뿐만 아니라 그 분들이 제주도를 좌지 우지하기 때문입니다
제주대학교 문제만 보더라도 제주도 현실 심각하지요
제주교대 현실도 잘 아실겝니다...그게 바로 제주도 수준입니다
자체 정화능력을 잃어버린지 오래...개방 시급합니다
지금이라도 경쟁력을 높여서 후세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라도 줘야지요
윤기자님은 자녀분들 안키우세요?
멀리 보세요
진정 이반과 같은 마음으로...

내가 볼때에는 2005-10-03 10:08:52
제가 이 논단을 읽을 때 받은 느낌은 개방이 아니라 화합에 포커스가 맞춰진것 같네요.
오히려 아랫님이 개방에 포커스를 두면서 논점 운운하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글고 왜 개방반대가 소수의 목소리라고 인정할만한 근거가 있습니까.

아직도 특별자치도가 뭔지 모르는 도민이 대다수인데요.

도청에서 미디어 어디인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특별자치도에 대해 인지조차 안되는 도민이 40%가 하던데,,,,이런 상황에서 다수, 소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오히려 개방반대를 소수 목소리로 인정 가능한가요?

설령 개방이 다수의 목소리라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억지로 화합하자 해서 화합이 되는게 아닌것처럼, 소수 목소리라고 인정하는 글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곱 봅니다.

도민 대다수의 의견이 개방이라면 미됴제주와 같은 인터넷신문은 그렇게 보도하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세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조금더 공론화와 토론이 필요합니다.

그런다음 소수와 다수를 구분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이반사회를 강조하신 것은 아마도 도민화합측면에 무게가 실린 것 같습니다.

좀 차분해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