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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예산', 끝내 '의회 역할' 포기로 가나
'꼼수예산', 끝내 '의회 역할' 포기로 가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2.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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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제주도의회 예결특위, 23일 마을회관 신축비 등 계수조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오종훈)가 23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출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마을회관 및 학교체육관 신축 등 총 12억200만원의 예산의 삭감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제3회 추경안에 ▲서귀포시 용흥 종합복지회관 신축 2억원 ▲서귀포시 하예 마을회관 개보수사업 1억원 ▲서귀포시 예래 논짓물 주민편의시설 사업 2억원 ▲서귀포시 창천 마을회관 정비 4000만원을 편성했다.

또 '학교체육시설 보강지원'이라는 명목으로 화북초등학교, 예래초등학교, 한림공고 등 3개 학교 체육관 신축비용을 13억원이나 계상했다. 올해 당초 예산에 18억원이 편성됐다.

이러한 마을회관 및 체육관 신축예산은 2008년도 회계마감이 임박한 시점에서 계상된 것으로, 명시이월이 불가피해 사실상 '내년 예산'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가 12월24일까지 회기로 잡혀 있어, 설령 제주도가 제출한 이 마을회관 관련사업비 5억4000만원이 이번 회기에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연내 집행은 불가능하다.

연내 집행도 불가능한 예산을 내년 본예산 편성 때 반영하지 않고, 본예산이 통과된 후 이뤄지는 제3회 추경안에 반영된 것은 '변칙'이라는 지적이다. 회계연도가 불과 6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비를 반영한다는 것은 편성만 받아놓고 '명시이월'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3회 추경안은 이미 2009년도 예산이 확정된 후에 편성된 것이어서 김태환 제주지사의 시정연설 기조를 정면으로 뒤집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내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내년 예산은 경제살리기에 총 집중하면서 마을회관 신축 등 주민숙원사업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시정연설이 발표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이러한 신축사업비가 버젓이 계상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주 상임위원회 심의 때 이 문제가 불거지자, "(김 지사가 반영하지 않겠다고 말한 부분은) 2009년 예산을 말하는 것이며, 이번 3회 추경은 2008년 예산"이라는 '알송달송한 논리'를 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은 하면서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사업비에 대한 계수조정은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주 행정자치위원회 심의에서는 이 사업비에 대한 문제성만 지적한 채, 계수조정에 들어간지 10분도 안돼 원안대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23일 열리는 예결특위 심의에서도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데 도의회가 이처럼 지적만 실컷 해놓고, 정작 문제 사업비에 대한 과감한 손질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의회의 역할을 포기한 처사라는 지적이 강하다.  일각에서 도의회와 도당국이 서로 짜고 '예산 거래'를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3일 예결특위가 최종적으로 이 사업비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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