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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마르기도 전에, 방침이 바뀌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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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2.18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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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마을회관-체육관 신축사업비 18억4천만원 '변칙 편성'

"어려운 경제상황을 뚫고 나아갈 수 있는 재정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 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중략)그러다 보니 마을회관 신축 등 도민들의 숙원사업들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김태환 제주지사 새해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 中)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 예산은 제주가 경제적으로 어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초첨을 맞춰, 올인하자는 의미에서 편성했다. 이에 부득이하게 주민숙원사업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다."<김태환 지사, 11월17일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서>


제주특별자치도가 밝힌 2009년 예산안에 대한 편성기조는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일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선심성 예산은 단 10원도 없다며 큰 소리를 쳐온 제주특별자치도가 새해 예산안은 물론이고, 연말 정리예산 성격의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본심'이 비춰졌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출한 이번 제3회 추경안에서는 김태환 제주지사가 호언장담했던 마을회관 신축비 한푼도 계상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완전히 뒤집었다. 한마디로 '거짓말'을 한 셈이 돼 버린 것이다.

추경안에는 서귀포시 예산으로 마을회관 신축비 5억4000만원이 버젓이 계상돼 있다. 올해 당초예산에 6억6200만원이 계상돼 있었는데, 이번 제3회 추경안에서 추가로 계상되면서 올해 이의 총사업비는 12억200만원에 달한다.

산출내역을 보면 ▲서귀포시 용흥 종합복지회관 신축 2억원 ▲서귀포시 하예 마을회관 개보수사업 1억원 ▲서귀포시 예래 논짓물 주민편의시설 사업 2억원 ▲서귀포시 창천 마을회관 정비 4000만원이다.

뿐만이 아니다. 이번 제3회 추경에서는 '학교체육시설 보강지원'이라는 명목으로 화북초등학교, 예래초등학교, 한림공고 등 3개 학교 체육관 신축비용을 13억원이나 계상했다. 올해 당초 예산에 18억원이 편성돼 있었는데, 13억원이 추가편성되면서 올해에만 총 31억원이 쓰여진 셈이다.

더욱이 이들 학교 체육관 신축비용의 향후 추진계획을 보면 내년 3월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해 6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분명 2008년도 사업이 아니라 2009년도 사업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내 집행도 불가능한데 왜 추경에 편성?  왜 특정지역에 집중됐을까?

문제는 이들 예산이 왜 하필 제3회 추경안에 편성된 것일까 하는 점이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가 12월24일까지 회기로 잡혀 있다는 것이다. 설령 제주도가 제출한 이 마을회관 관련사업비 5억4000만원이 이번 회기에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연내 집행은 불가능하다.

연내 집행도 불가능한 예산을 내년 본예산 편성 때 반영하지 않고, 본예산이 통과된 후 이뤄지는 제3회 추경안에 반영된 것은 '변칙'이다. 회계연도가 불과 6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비를 반영한다는 것은 편성만 받아놓고 '명시이월'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우범 의원도 같은 맥락의 지적을 하며, 18일 예산심의 때 이 문제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지사가 시정연설에서 마을회관 신축사업비 등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분명 그 기조로 예산을 편성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새해 본예산에 편성했어야 했다"면서 "앞으로는 절대 마을회관 신축비 등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마지막 정리추경에 편성하는 것은 편법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번 마을회관 신축사업비나 학교체육관 신축사업비 등은 특정 지역에 쏠려 있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밝힌 기조, 그리고 선심성은 단 10원도 없다는 항변, 이번 제3회 추경안에서의 '변칙적 편성'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는 과연 어떻게 해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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