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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유치원 어린이들의 '고난의 행군'
추운 겨울, 유치원 어린이들의 '고난의 행군'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2.17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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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아교육, 제주특별자치도만의 '특별함'은 없나?

"추운 겨울에도 먼 길을 걸어서 다니지는 않도록 최소한 차량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소외당하는 어린 아이들이 없도록 아예 0세부터 만 5세까지 제주특별자치도가 교육과 보호를 책임져 준다면, 그게 행복 아니겠어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남진 교육위원장이 17일 '의미있는'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회관에서는 '유아교육의 발전과제와 지방의회의 역할'이란 주제의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강남진 위원장이 주최한 이날 유아교육 관련 토론회는 제주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교육관계자와 유치원 관계자, 그리고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넓은 강당을 가득 메운 보기드문 토론회의 모습이 연출됐다.

박종필 제주대 교수(교육학과)가 좌장을 진행한 토론회는 이일주 공주대 교수의 '유아교육의 발전과제와 지방의회의 역할'이란 주제의 발표와 더불어, 정혜손 한국국공립유치원 교원연합회 회장, 최진원 제주관광대 교수, 이윤희 사립유치원연합회 제주지회 총무, 장명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장학과, 강남진 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서 토론을 벌였다.

#이일주 교수 "유아교육에 대한 지자체 지원 확대 절실"

이일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올해부터 유아교육사업이 지방자치단체로 완전히 이양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유아교육지원 규모면에서 많은 특징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자체별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들어와서 유치원이 기간학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여 다른 교육기관에 비해 다소 경시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이와 반대로 유치원을 유아교육법상 학교이며, 모든 학교교육의 출발점 단계일 뿐만 아니라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이 당해 지역의 출산율까지 높인다는 신념과 의지를 갖고 지원을 확대하는 지자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치원 교사의 전문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고, 이에따라 사립 유치원교사 인건비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생애 초기 인적자원개발이라는 국가의 투자적 관점과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으로서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라는 관점이 종합된 정책접근 방향으로 유아교육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높은 건물을 지으려 할 수록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는 이치와도 같이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는 결코 지방도, 국가도 선진화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혜손 회장 "공립유치원에 통학차량 등 지원 등 대책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 정혜손 회장은 좀더 구체적인 내용의 지원방향을 제시했다.

 "내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와 같이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이것이 나의 신조이다. 지혜는 산꼭대기의 대학원이 아니라,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었다."(Fulghum, 2004)

로버트 플컴의 글을 인용해 서두를 뗀 그는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에 적극적인 주문을 했다. 그는 먼저 "유치원이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엄연한 학교이므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유아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을 갖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립유치원에 차량지원을 해주어 어린 아이들이 추운 겨울에도 먼 길을 걸어서 다니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차량지원을 적극 주문했다.

종일반에 대한 지원 확대도 반드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종일반을 운영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종일반 인력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방학 중에도 종일반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종일반의 취지에 맞는 운영을 해줘야 맞벌이 부모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유아교육이 0세에서 8세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상당한 거리를 보이고 있고,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은 유아교육과는 별개의 교육의 대상으로 간주돼 완전히 분리된 교육기관에서 상이한 교육방법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치원 교육과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 간의 연계성 결여문제는 유아교육과 초등학교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제 제주자치도의 교육계는 제주 유아교육의 현재를 진단해 미래의 비전을 설정할 수 있는 논의를 활발히 전개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토론회를 통해 제주의 유아교육의 방향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미디어제주>

또 "농어촌 지역을 살리려면 통학차량도 지원해주면서 다른 기관과 조건이 같아야 한다"며 "통학차량은 차량비도 문제지만 인력지원이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나, 그러나 대안으로 리스차를 이용해 차량운영비, 기사까지 지원해가 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 단설유치원이 하나도 없는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5학급 유치원은 1개원, 3개학급 유치원은 5개원에 불과하다"며 "단설유치원은 농어촌 지역을 통합하면서 신설하는 방안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유아의 발달에 맞는 물리적 환경과 유아교육을 전공한 원장, 원감과 많은 교사들로 이뤄져 지역의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설유치원 설립이야말로 유아교육에 대한 지역의 지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에서 전국 최초로 '서울유아교육진흥원'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제주에서도 하루속히 진흥원이 설립돼 유아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야 함도 당부했다.

종일반 전담교사 배치도 주문했다. 서울시의 경우 종일반 전담교사를 한 학급당 2명씩 지원해주고 있는 사례도 설명했다. 유아교육 담당전문직에 반드시 유아교육을 전공한 장학과과 장학사 배치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공립유치원을 확대해 만 3세부터 질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도 제기했다. 또 농어촌 지역의 원아 감소원인을 자연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립유치원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하고, 급식비 및 수업료 등을 별도 지원하는 지원책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희 유치원총연합회 제주지회 총무의 경우 사립유치원 운영비와 교사에 대한 인건비 항목에 대한 조례를 제정해 교사 처우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다른 시.도의 사립유치원 지원조례를 비교하며, 급식비 지원 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내용에 대해 정작 관심있게 들어야 할 제주도당국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제주도교육청의 경우 많은 관계자들이 참여해 토론에 참여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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