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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경제칼럼]'지방의원 유급화'와 막대한 예산
[한영조 경제칼럼]'지방의원 유급화'와 막대한 예산
  • 한영조 객원기자
  • 승인 2005.09.25 1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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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내년 지방선거비용으로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2900억원과 선거보전비용 5400억원을 합쳐 83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경기의 침체 등으로 세금까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원 유급화를 비롯해 선거비용까지 모두 떠안는 것은 지방재정의 파탄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며 국민투표를 실시해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들이 오죽하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았을까. 지방재정은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시민들에게 세금 징수를 하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는 당시 공직자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유능한 후보자들이 지방의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성을 높임은 물론 지방의회를 활성화 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확보 등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내년 선거를 8개월을 앞두고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되고 있다.

실제 제주도인 경우는 행정구조개편에 따라 기초의원제도는 없어지고 광역의원제도만 남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번 기초자치단체의 반발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광역자치단체장의 선거비용을 비롯해 광역의원들의 유급화에 따른 예산을 배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광역의원의 정족수를 중선거구제를 채택해 뽑게 되면 전국구를 포함해 3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 광역의원(도의원)들은 월 600만 원 이상의 봉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봉급만 1년에 20억원이 넘는다. 당장 내년부터 예산에서 지급해야 하는 경직성경비인 것이다.

이는 곧바로 도민들의 세금으로 전가될 것이고 도민들의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정자립도 마저 취약한 제주의 재정을 더욱 궁핍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작년 말 기준 제주도의 부채 총액은 6973억원으로 도민 1인당 채무부담액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29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를 1가구당(4인 가족) 채무부담액으로 환산하면 516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채무비율은 2004년도 제주도예산 대비 28.84%로, 전국 시도예산 대비 채무비율 16.36%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것이다.

제주 재정이 모든 면에서 취약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도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관심이다. 막대한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면서 재정부실을 더욱 키울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인가 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재정의 부실화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긴축과 절약을 통한 알뜰예산 집행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임을 도관계자들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누구나 돈을 쓰는 것은 쉽지만 이를 절약하고 벌어들이는 것은 많은 노력과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

여러 가지 사례 등을 통해 현명한 결정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영조 님은 전 제주일보 편집부장 출신으로, 현재 신문&경제지식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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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2005-10-08 11:54:56
지방의원 유급화를 피상적으로 파악한 지적입니다.
현재 시군도의회는 거의 들러리 수준입니다.
유능한 인재들도 먹고사니즘땜에 진출을 꺼려하고 그저 사업 업자들의 잔치판이죠

현재도 수당등의 명목으로 60여명에게 월 300정도는 지급이 이루어지고 있을 겁니다. 시군의회폐지로 인원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연봉은 배로 늘어나나 도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큰 변화는 없다고 봅니다.

단지 의원들이 제대로 하는가가 문제인것이죠...
제주도 전체 예산 규모가 2조원이 되는데 20억원의 비용으로 제대로 견제와 감시를 한다면 그 지출한 20억원은 결코 아까운 것이 아닙니다.
부실 용역이나 엉터리 프로젝트 등 낭비되는 돈이 수백억원이 넘을 것입니다.
제주시 중앙공원토지건 하나만 보더라도 100억이 넘었고 산지천 분수대하나도 20억원이 넘었고 호접란 단지건 하나도 손실비용이 100억이 넘고 주민투표 관련 혈세낭비도 몇십억은 넘은 걸로 압니다.

제대로된 의원을 뽑고 제대로 견제와 감시를 직업적으로 하도록 20억원의 투자를 하는게 오히려 더욱 효과적입니다.

문제는 괸당 동네 학교 돈 등 연줄에 의한 능력없고 이기심에 가득한 불량품의원을 선출하여 왔던 우리 유권자에게도 일정의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권자의 각성에 노력해야 하고,한선생님같으신 분도 피상적 접근보다는 보다 심도 있는 지적을 계속 해 주시기 당부드립니다.

지방의원 유급화는 지방자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