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토요휴업일 했던거 맞어요?'
'토요휴업일 했던거 맞어요?'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9.25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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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초기 열기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쉬는 날' 전락

'토요휴업일 맞아요? 그냥 애 하루 학교 안보내고 쉰 것 같아요.'

2학기 들어 첫 토요휴업일이 실시된 지난 24일.

제주도내 유원지 및 한라산국립공원,휴양림 등에는 부모와 함께 토요휴업일에 따른 체험학습을 하려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편 2학기들어 첫 토요휴업일이 실시됐던 지난 24일 한라산 관음사 주변에서는 막 터트린 밤송이를 주으려는 체험학습 어린이들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제 막 떨어져 굵은 밤알을 드러낸 밤송이를 대한 어린이들은 마냥 신기한 듯 가시에 질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밤송이를 깨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한 어린이는 "학교에 가지 않고 밤을 주으러 왔는데, 밤이 많이 떨어져 있어 너무 좋았어요."라며 즐거워했다.

"구운 밤만 만져보다가 이렇게 직접 밤송이를 깨서 밤을 주어 너무 즐거워요."

비슷한 시각 관음사 야영장 부근에서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하는 체육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마땅히 애들 데리고 체험학습할 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친목모임 차원에서 자그마한 체육행사를 하자고 해서 체육프로그램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용히 지나간 '토요휴업일'...교육당국은 '휴업'

그러나 이번 토요휴업일은 예전과는 그 열기가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부모간 커뮤니케이션이 약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시행 초기에는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무심코 '노는 날'로 인식할까 두려워 이런저런 통신문도 가정에 보내고, 제주도교육청에서는 학교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곤 했으나, 9월 토요휴업일은 조용히 지나갔다.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을 위해 일선학교 담당교사들은 정상적으로 출근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제주도교육청을 비롯한 상급기관은 완전히 '휴업'이었다.

이 때문에 어린이를 데리고 야외로 나가 체험학습을 하는 학부모들도 많았지만, 어린이들만 그냥 집에 놔둔 채 일터로 나간 학부모들도 많았다.

#"교육청 홈페이지 아무리 검색해도 '토요휴업계획' 없어"

이번 토요휴업일에서도 학부모들의 원성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37. 제주시 일도2동)는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아무리 검색해도 9월 토요휴업일 실시 상황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교육당국이 오히려 토요휴업일을 하루 휴무일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맞벌이를 하는 송모씨(34. 제주시 연동)도 "토요휴업일을 하기 일주일전쯤 자녀가 학교에서 보낸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에 참가할 신청서를 한장 내민게 전부였다"며 "다른 집 자녀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신청서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애들끼리 집에 있으라 하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인 부모씨(39. 제주시 연동)은 "토요휴업일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이제는 완전히
모에 떠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교육당국은 말로는 토요휴업일의 시행취지를 역설하며 학교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말하지만, 정작 그들 스스로가 토요휴업일을 '쉬는 날'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휴업일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보완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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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 2005-09-25 11:37:00
저 위에 영근 밤 주으려면 어디를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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