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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갖고 노력한 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희망을 갖고 노력한 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 박경환 객원필진
  • 승인 2008.11.07 11: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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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환의 교육이야기] (5)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다녀와서

‘다함께, 굳세게, 끝까지’라는 대회슬로건 아래 매년마다 화합과 희망의 축제 한마당인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다.

1981년 유엔(UN)이 세계장애인의 해를 제정함으로써 장애인체육 발전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마침내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정립회관이 주최하는 전국지체부자유청소년체육대회,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주최하는 전국상이군체육대회, 전국지적장애인축구대회 등 각 장애별로 몇몇 대회가 있었으나 모든 장애가 참여하는 종합체육행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최초였다.

초기에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모든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2000년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인천을 시작으로 순회 개최가 시작되었다.

이번 제2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가 주관이 되어 10월 5일부터 10월 9일까지 광주월드컵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개최되었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 선수단은 육상외 13개 종목(시범․전시종목 파크골프, 게이트볼 포함)에 100여명 선수가 참가하여 육상, 수영, 댄스스포츠, 배드민턴 등에서 금15, 은15, 동16 (총: 46)을 획득하여 전국 16개시도 중 전라남도를 제치고 15위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기쁨과 슬픔, 환호와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을 즐기는 것에 중독이 되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덧 장애인육상을 시작한 것이 벌써 16번째를 맞이하였다.

이번 대회는 북경장애인올림픽 400m에서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홍석만 선수가 4관왕을 차지하였고, 10km 단축마라톤 청각장애 남자부문에서는 44세 나이로 20대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을 이기고 10년만에 처음으로 피니쉬 라인(finish line)을 가장 먼저 밟은 인간 승리의 모습, 처음으로 참가한 중학교 특수학급 여자선수가 원반던지기에서 역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짜릿한 순간.

전년도에 은메달을 획득했던 특수학교 재학중인 선수가 자신의 주종목인 창던지기에서 3번 모두 실격처리가 되어 순위에서 벗어나고, 1초․1m차이로 4위가 된 안타까운 순간.

이런 순간들은 육상 경기만이 아니라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우리 장애인육상에 참가한 선수는 성인 장애인뿐만 아니라 특수학교(급)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여름방학동안 이번 대회에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거두기 위하여 강화훈련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도움으로 연습장소와 장비를 갖추는데 별 문제가 없었지만 부모님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동성 확보라는 고민거리가 발생하였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우리 선수들은 지적장애인이었고 혼자 버스를 타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강화훈련 계획을 수립하면서 경기력을 향상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사회적응력을 기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버스 타는 연습을 시작하고 점차적으로 혼자 버스 타는 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하였다. 그 결과, 글을 읽지 못하지만 글자모양을 보고 또는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자신의 탈 버스인지를 묻고 타는 모습을 보았을 때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나와 부모님들의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체육대회에서 입상을 했거나 비록 입상하지는 못한 특수학교(급) 학생들이라도 반복연습을 통하여 단 한번도 잘못타는 일이 없이 스스로 버스를 타고 다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값진 메달을 획득하였고 그것을 지켜보던 나는 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과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도움을 주신 부모님과 지도자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서귀포온성학교는 지난 2006년에 서귀포시에 설립된 특수요람원입니다. 1992년부터 특수체육교사로 활동해오던 박경환 교사는 바로 이곳 온성학교로 자리를 옮겨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학교로 직접올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그들과 체육교육활동을 하고, 금요일에는 학교에서 장애인들과 체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곳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겪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현재 틈틈이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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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장 2008-11-07 21:18:27
언제나 열심히하는 당신의 모습에....
언제나 까만얼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당신의 모습을 볼때만다 묻어나는 희망이 더합니다
감사합니다

뿌듯함 2008-11-07 13:04:52
역시 글에서 뿌듯함을 느낌니다
박선생님 덕에 대리만족, 뿌듯함, 자랑스럼이 생기네요